그 말을 들은 해인은 생각에 잠긴 표정이 되었다.그제야 해인은 어미 고양이 배 쪽의 털이 일부 밀려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이건...”“어젯밤에 새끼를 낳았다고 하셨죠? 며칠 전에 누군가 이 고양이 산전검사를 해 둔 것 같습니다.”전날 유호가 떠난 뒤, 어미 고양이가 갑자기 집 문 앞에 웅크리고 있던 일이 떠올랐다. 해인은 뒤늦게 뭔가를 깨달았다.유호였을 것이다.유호는 어미 고양이를 데려왔을 뿐만 아니라, 동물병원에 데려가 검사까지 받게 한 것이다.‘내가 길고양이와 접촉했다가 아이에게 해가 될까 봐 걱정했던 건가?’“감사합니다. 알겠어요.”해인은 어미 고양이를 다시 케이지 안에 넣었다.검사비를 결제한 뒤, 해인은 고양이를 들고 병원을 나서려 했다.태상이 해인을 불러 세웠다. 태상은 봉투 하나를 해인의 손에 쥐여 주었다.“츄르랑 모래 조금 넣어 뒀습니다. 고양이 돌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해서요.”해인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마음 한편으로는 태상의 호의를 받고 싶지 않았다.“감사하지만 괜찮습니다.”해인은 봉투를 다시 밀어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아무래도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특히 태상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로, 해인은 본능적으로 태상과 거리를 두고 싶었다. 두 사람은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사이가 아니었다.태상의 손이 어색하게 허공에 멈췄다. 그는 봉투를 든 채, 해인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태상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동물병원 밖까지 따라 나왔다.“댁이 이 근처는 아닐 텐데, 왜 여기까지 와서 진료를 본 거예요?”그 말을 듣고 해인은 걸음을 멈췄다.“한 대표와 다퉜어요?”물음이었지만 태상의 말투는 이미 확신에 가까웠다.해인은 참지 못하고 돌아섰다. 목소리는 썩 좋지 않았다.“그게 예태상 씨와 무슨 상관이죠?”마침 택시 한 대가 해인 앞에 멈춰 섰다. 해인은 차 문을 열고, 고양이가 든 케이지를 챙겨 택시에 올랐다.그리고 태상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두 사람이 가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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