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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Chapter 161 - Chapter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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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화

“대표님께서 잘 가르쳐주시면 사모님 실력 금방 느실 겁니다!”이 말을 들은 정지안은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센스 있으시네요. 이따가 팁 더 챙겨줘야겠네.”“아니, 저기...”누가 연인으로 봐준다고 이렇게 기뻐할 일인가?하지만 이해리도 왠지 모르게 정지안의 들뜬 기분에 전염되어 줄곧 웃으면서 골프를 배웠다.두 사람은 그렇게 종일 골프를 쳤다. 정지안은 데이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고 이에 이해리는 되레 더 의아했다.여태껏 이 남자가 보여준 태도를 고려하면 하루 데이트를 엄청 기대해야 정상인데 지금은 별다른 감정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혹시 그녀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일까?아니면...이해리가 한창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갑자기 정도원에게서 전화가 왔다.이 인간의 이름 석 자만 봐도 혐오감이 차올랐지만 결국 전화를 받았다.“뭔데?”“오늘 밤에 회사 대표해서 연회 참석해야 하니까 나랑 같이 가.”이해리는 차갑게 웃었다.“오늘 밤이라고? 전에 분명 말했을 텐데. 무슨 행사든 미리 말해야 한다고. 이렇게 갑작스러운 일정은 받아들일 수 없어! 아, 그리고 나 오늘 밤 이미 약속 잡혔어.”그녀는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만약 정도원이 몰래 재산을 빼돌리지 않았다면 겉으로라도 다정한 부부인 척 연기를 이어갈 생각이었다.하지만 이제 보니 뻔뻔한 사람에게는 굳이 체면을 남겨줄 필요가 없었다.전화를 끊은 뒤, 이해리는 정지안의 얼굴에 띈 흡족한 미소를 보게 되었다.“드디어 알겠지? 억지로 맞춰갈 필요 없다는 걸?”이해리는 눈살을 찌푸렸다.“몰래 재산을 빼돌린 게 하도 괘씸해서요.”양심이 있는 남자였다면 절대 그런 짓을 할 수 없다.정지안은 가볍게 웃었다.“도원이 오늘 밤에 뭘 할지 짐작은 가? 연회는 무조건 참석해야 하잖아.”이에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안물안궁입니다. 지안 씨가 오늘 종일 골프 가르쳐줬으니 저녁은 제가 살게요.”이 여자가 정말 정도원을 신경 쓰지 않는 듯한 태도에 정지안의 입가에 번진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그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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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윤유나는 순간 억울함에 휩싸여 정도원의 팔을 세게 잡았다.이해리의 모습이 떠오르자 마음속 깊은 곳에서 또다시 질투가 치밀었다.그녀는 알고 있다. 만약 이해리가 오늘 정도원의 초대를 거절하지 않았거나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이 기회는 절대 자신에게 차려지지 않을 터였다.요즘 정도원은 이해리에게 다정한 부부 행세를 요구하며 회사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두 남녀가 꼭 붙어 다니는 모습과 각종 사이트를 장악한 실검을 떠올릴 때마다 윤유나는 질투심에 미칠 지경이었다.이제 이해리가 그녀에게 기회를 주었으니 반드시 잘 이용해야 했다.“도원 씨, 우리 저쪽 가볼까요? 협력업체에서도 몇 분 오셨네요.”윤유나가 적극적으로 정도원을 이끌고 갔다.한편 두 사람이 함께 연회에 참석했다는 소식이 금세 퍼져나갔다.이틀 전까지만 해도 정도원과 이해리가 실검 상위를 장악하더니 오늘은 윤유나로 바뀐 걸까?세 남녀의 관계는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이해리가 밥을 먹을 때, 휴대폰이 계속 진동했다.무슨 일인가 싶어 살펴보니 오초아가 문자를 몇 개 보내왔다.그 문자들을 확인한 순간, 이해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이런 망할 놈!”정지안은 이해리의 표정을 보고 짐작했다.“설마 도원이가 유나 데리고 연회 참석했어?”“네...”이해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이러려고 도원이랑 함께 모습을 비친 게 아닌데! 지금 저 꼽주려고 윤유나랑 함께 있는 것 같아요.”정지안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걔는 이미 재산 빼돌릴 때부터 다른 수작 부렸을 거야. 너 없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 모양이지.”이해리는 너무 화난 나머지 정도원에게 폭풍 문자를 보냈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날 발표회도 안 가는 건데.그 장소에서 정도원 개자식이 그녀의 술에 약을 탔고, 정지안이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면...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 이해리는 아랫입술을 세게 깨물었다.자신이 문자를 보내서 질책해봤자 아무 소용 없다는 걸 그녀는 너무 잘 안다.정도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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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해리 너 하얀 장미 제일 좋아하지? 너희 집으로 한 다발 보냈어!][오늘 외출할 거야? 우리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을까?]이해리는 시큰둥하게 메시지를 들여다보다가 이내 웃음이 나왔다.정지안의 말이 맞았다. 정도원은 이해리가 투자자라는 것을 알게 되자마자 태도를 바꿨다.끊임없이 환심을 사고 아첨하려는 이 행동은 그녀가 회사에 계속 투자해주길 바라는 의도였다.안타깝게도 이해리는 이미 정도원에게 더 큰 손실을 입히고 자신은 무사히 빠져나갈 방법을 고민 중이었다.그리고 꽃은...아직 보지 못했으니 아무래도 푸르지오로 보낸 모양이다.이해리는 방에서 나왔지만 정지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그녀가 매일 이곳에 머물 수는 없었다.요즘 일련의 일들로 인해 정지안이 여기까지 데려오게 되었다.두 사람은 연인 사이가 아니었지만 마치 연인처럼 친밀한 행동은 워낙 많이 했던 것 같았다.이해리는 혀를 내밀며 우선은 무시하기로 했다.푸르지오로 돌아가는 길, 그녀는 문 앞의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았다.정도원이 하얀 장미를 보냈다고 하지 않았던가? 대체 왜 앙상한 줄기만 남은 걸까?전에 아첨하던 모습이 연기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정도원이 자신을 일부러 화나게 하려고 이러는 것은 아닐 터.한창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집 안에서 인기척 소리가 들렸다.이해리가 문을 열자 안에는 정지안과 가정부 한 명이 있었다.그녀를 본 순간, 정지안의 어두운 표정이 한결 누그러졌다.“왔어?”“뭐 하세요 여기서?”이해리는 고개를 들어 탁자 위에 놓인 꽃들을 보았다.“꽃을 왜 다...”그것도 온통 백장미였다. 꽃잎들이 한데 모인 모습은 성스럽기만 했다.이때 가정부가 나지막이 말했다.“사모님, 대표님께서 이 꽃잎들로 꽃전병을 만들라고 하셨어요. 다만 전부 백장미라 식용 색소를 어떻게 쓸지 논의 중이었어요.”이해리는 할 말을 잃었다.‘그래서 문 앞에 앙상한 줄기만 있었던 거구나?’그녀는 대뜸 미간을 찡그렸다.“누가 보낸 건지는 알고 이래요?”그걸 몰랐다면 정지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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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만약 정도원이 외도를 저지른 직후 이해리에게 솔직하게 고백했다면 아마도 오늘날처럼 상황이 보기 흉하게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하여튼 두 모자는 정말 판박이였다.이해리는 씁쓸하게 웃으며 다시 한번 강조했다.“여사님, 제가 예전에도 말했다시피 도원이가 하루빨리 윤유나랑 이혼하면 저희 관계도 일말의 희망이 생길 수 있어요. 그때 여사님도 분명 저를 도와주신다고 했는데 결국은 어떻게 됐나요? 그 둘은 여전히 얽히고설킨 상태이고 심지어 저랑 도원이가 연기까지 강행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도원이는 윤유나 데리고 연회에 참석했네요. 이건 저를 모욕하는 거나 뭐가 달라요? 한번 말씀해보세요!”심여진이 갑자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유나가 임신했잖니. 아이는 죄가 없어. 도원이도 그 생각 해서 그런 걸 거야.”이해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그 두 사람 아이가 죄가 없다고요? 바람피운 두 사람의 아이가 정정당당하단 말씀이신가요? 웃겨 정말! 일찍이 지웠더라면 이렇게 욕먹을 일도 없었을 텐데.”“너 말이 너무 심하다, 해리야.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가 무슨 죄가 있다는 거니? 아기 한 명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어떻게...”심여진은 다급하게 말을 이어가다가 불현듯 자신의 언행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이해리의 마음속 야유가 더 차올랐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편 그녀가 회사에 투자한 사실을 떠올리자 심여진은 결국 이 ‘보배 덩이’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해리야, 일을 이렇게 크게 벌일 필요는 없어. 도원이랑 잘 지내고 유나 애 낳거든 너희가 키우면 되잖니. 내가 그때 가서 반드시 유나 내보낼게. 너 예전에 아이 가질 생각이 없다고 했잖아. 마침 잘 된 거 아니야?”“지금 진심이세요?”이해리는 웃음이 터질 뻔했다.두 모자가 미쳐도 제대로 미쳤나 보다.윤유나의 아이를 이해리와 정도원이 함께 키우게 해주겠으니 이혼을 포기하라고?심여진은 여전히 당당하게 말했다.“내 말도 일리는 있어. 네가 전에 몸이 안 좋다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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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정말 몰라서 물어?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네가 해리 잘 구슬려서 협조하게 했어도 이런 이슈가 쉴 새 없이 터졌겠니? 그리고 대체 무슨 생각으로 윤유나 데리고 공개 석상에 나타나?”심여진은 회사 연회를 떠올리며 아쉬움 반, 꾸짖음 반으로 말했다.“해리가 분명 우리 계획에 잘 협조하기로 했는데 네가 뜬금없이 이렇게 나오면 누구인들 견딜 수 있겠니?”이 일을 생각하자 정도원 역시 답답해졌다.“해리랑 지안 형이 골프 치러 갔다잖아요. 두 사람 아무 사이도 아니면서 어떻게 같이 골프를 쳐요? 둘이 얼마나 애틋했으면 다들 연인 관계라고 착각하겠어요, 골프장에서!”정도원은 소파에 앉아 분노를 삭였다.만약 이해리 때문에 이렇게 자극받지 않았다면 그도 윤유나와 함께 연회에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사실 회사 쪽에서 일이 터진 후, 정도원은 자신의 잘못을 인지했다.적어도 회사 주가를 가지고 장난쳐서는 안 됐다.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정도원은 고개를 저으며 골칫거리를 떨쳐내려 했다.“유나 시골로 보내면요? 그럼 해리도 우리한테 협조한대요?”“그건 장담 못 해. 너 해리 앞에서 유나 태교하러 시골 갔다고 말하지 마. 그냥 연락 두절이라고 둘러대. 애초에 연락도 별로 없었고 지금은 오직 해리 너랑 잘해보고 싶다고... 좋은 말만 골라 하란 말이야!”심여진은 아들을 보며 속이 타들어 갈 지경이었다.“해리 좋다고 쫓아다닐 땐 갖은 정성 다하더니 지금은 왜 나 몰라라 하는 건데?”정도원은 짜증스럽게 대답했다.“저도 모르겠어요. 아마도 해리가 지안 형이랑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 갑자기 흥미를 잃은 것 같아요.”“못난 놈...”심여진은 고개를 저었다.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 정도원에게 몇 가지 당부만 하고는 침실로 돌아갔다.정도원은 거실에 한참 앉아 있다가 휴대폰을 꺼냈다. 사람을 시켜서 윤유나를 시골로 보낼 계획인가 보다.일이 이렇게 된 이상 어머니의 말대로 한번 시도해 보는 수밖에 없었다!윤유나는 이 소식을 듣고 당연히 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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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윤유나는 얌전하고 속 깊은 모습으로 정도원의 마음 한구석에 작은 위안을 안겨주었다. 정도원은 그런 윤유나의 볼에 몇 번이나 입을 맞췄다.“역시 우리 유나밖에 없다니까. 말 참 잘 들어.”“도원 씨이니까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거죠.”그녀는 웃으며 답했지만,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정도원의 말은 결국 자신이 이해리보다 다루기 쉽다는 뜻이 아닐까?겉으로는 얌전하고 속 깊어 보이지만 사실 윤유나는 이해리가 치 떨리게 혐오스러웠다.그녀는 이미 이해리를 어떻게 손봐줄지 머릿속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이번 일은 반드시 복수하고 말 거야.’다음 날 아침.이해리는 온갖 스팸 문자를 받았다.대부분 그녀를 향한 욕설이었고 차단해도 끝이 없을 지경이었다.그녀는 아예 모르는 번호를 전부 차단해 버리고 컴퓨터 전문가인 지인에게 어떻게 하면 이런 문자를 추적하고 조사할 수 있을지 여쭸다.그 전문가는 바로 경찰에 신고하라고 권했다. 또한 스팸 문자가 매우 악의적이고 저속하다며 혹시 누구에게 원한을 산 건 아닌지 되물었다.이해리는 어깨를 으쓱하며 생각했다. 과연 누구한테 미움을 산 걸까?순간 그녀는 한 사람을 떠올렸다.윤유나... 혹시 어제 심여진과 통화한 이후로 곧바로 윤유나를 찾아가서 무슨 조치를 취한 걸까?정도원에게 전화해서 슬쩍 떠보려 할 때, 정지안의 전화가 먼저 걸려왔다.“네, 지안 씨.”이해리는 전화를 받고 나지막이 물었다.“전에 했던 내기, 오늘은 갚을 때가 된 것 같은데?”전화기 너머 남자의 목소리가 너무 다정해서 그녀의 귀를 간지럽힐 지경이었다.“왜 하필 오늘이에요?”“응? 오늘 뭐 선약 잡혔어?”이해리는 실소를 터트렸다.“아니요. 그런 거 없어요. 스케줄 다 정하는 대로 저 데리러 와주세요.”통화를 끝내기 바쁘게 에드워드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프로젝트 관련해서 이해리와 상의할 일이 있다며 오늘 만나자고 했다.그녀는 덜컥 초조해졌다. 금방 정지안과 데이트 약속을 잡아놓고 에드워드를 만나러 간다면 정지안의 성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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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정지안은 이해리를 가리키더니 이내 자신의 곁으로 끌어당겨 앉혔다.이해리는 멍하니 얼어붙고 말았다.사방이 투자자들과 프로젝트팀원들로 득실거리는데 정지안은 마치 자기 아내를 자랑하려는 사람처럼 한 명씩 돌아가며 이해리를 소개해 주었다.이 남자는 처음부터 다 계획하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자리에 앉자마자 이해리는 테이블 밑으로 정지안의 허벅지를 꼬집었다.“지금 일부러 이러는 거죠?”두 사람만 들릴 정도로 나직이 속삭이는 그녀, 이에 정지안이 미간을 찌푸렸다.“뭐가 일부러라는 거야?”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척 시치미를 뚝 떼는 남자의 모습, 이해리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내가 방심했어! 이 남자가 어떤 성격인지 뻔히 아는데... 오늘 회의가 있다는 걸 지안 씨가 모를 리 없잖아.’왜 하필 오늘 데이트해야 하냐고 따져 물었고 에드워드의 전화를 받을 때까지도 이상한 낌새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돌이켜보면 결국 본인이야말로 정지안이 파놓은 함정에 한 걸음씩 빠져들어 간 꼴이었다!식사 자리는 특별할 것 없이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분위기였고 에드워드 또한 두 사람이 데이트 중이라는 사실에 그저 빙그레 웃어 보일 뿐이었다.그러다 식사 도중에 에드워드가 마침내 본론을 꺼냈다.“갑자기 급한 실험이 하나 생겼는데 꽤 넓은 실험실이 필요해. 해리 너 혹시 국내에 추천할 만한 장소나 연줄이 있어?”에드워드는 국내 사정을 잘 모르는 데다 보안이나 임대 문제까지 얽혀 있어 이해리에게 조심스럽게 의견을 구했다.그녀가 어떻게 답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옆에 있던 정지안이 불쑥 끼어들었다.“그 일이라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정말요? 우리를 위해 실험실을 빌려줄 수 있단 말입니까?”에드워드의 눈이 번쩍 뜨였다.이에 정지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물론입니다. 제가 다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정지안이 호기롭게 일을 맡아주자 이해리는 한숨을 돌렸다. 오늘 식사 자리에서 자기한테 숙제 하나가 떨어질까 걱정했는데 ‘데이트 상대’가 대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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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에드워드의 말은 사실이었다. 식사가 끝나자마자 에드워드는 바삐 학교로 향했다.이해리와 정지안이 뒤따랐지만, 그녀는 내내 어색함을 떨쳐내지 못했다.아직 정도원과 이혼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대놓고 정지안과 함께 다니다니.만에 하나 정도원 측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분명 엄청난 파문이 일어날 것이고 누구 하나 편할 날이 없을 게 뻔했다.하지만 지금 와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그저 에드워드 쪽에서 이 일을 부추길 만한 사람이 많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학생들은 대부분 지난번에 이해리의 강의를 들었던 앳된 얼굴들이었다.그들은 이해리를 보자 반가워하며 우르르 몰려들어 그녀가 지난번에 가르쳐 준 내용들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재잘거렸다.이해리는 이러한 반응에 몹시 감동받았다. 오는 길 내내 그녀를 괴롭히던 어색함과 불안함이 점차 사라지며 학생들과 즐겁게 대화를 이어갔다.“교수님께서 나중에 저희한테 더 큰 실험실을 마련해주신다고 했는데 정말인가요?”학생들은 이해리와 어느 정도 친해졌는지 서슴없이 ‘선배님’이라고 불렀다.이해리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득 오늘 이 일을 정지안에게 맡겼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무심코 옆에 있는 남자에게 시선을 던졌더니 이 남자는 아주 태연하게 대답했다.“여러분을 위해서 괜찮은 실험실을 마련해드릴 테니 걱정 마세요.”“와, 정말요? 대박!”학생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그제야 이해리는 에드워드가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급히 실험실이 필요한 이유가 이 학생들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에드워드는 웃으며 설명했다.“여기 와서 교류하는 김에 기왕이면 내 제자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을 뿐이야.”이해리가 장난스럽게 말했다.“그래서 저한테까지 강의를 맡기신 거예요?”에드워드는 확실히 좋은 스승이었다.한편 학생들은 정지안에게도 호기심을 보였다. 곧 남학생 한 명이 용기 내어 이해리에게 물으며 분위기를 띄웠다.“선배님, 이분은 누구세요?”에드워드의 묵인 아래, 이해리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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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이해리를 위해서 정지안이 이렇게 거액을 쓴다는 말인가?그녀가 막 의문을 제기하려던 찰나, 정지안이 별안간 그윽한 눈매로 그녀를 꿰뚫어 보았다.“만약 이 모든 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한다면 믿어줄 거야?”“믿죠. 근데 다는 아니에요.”이해리는 말을 마치고 헛기침을 했다.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그녀는 정지안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충분히 짐작하고 있었다. 게다가 오늘은 둘만의 데이트 날인데 온통 그녀를 위해 끌려다니는 꼴이 되어버렸다.“걱정 마. 결국 나도 사업하는 사람이라 정신줄을 다 놓아버릴 리는 없어.”정지안은 그렇게 말하며 창밖을 바라보았다.“하지만 돈으로 널 기쁘게 하고 일을 순조롭게 해결할 수 있다면 그걸 마다할 이유는 없지.”에드워드와 교류하며 정지안은 그가 학생들에게 무척 책임감 있는 지도교수라는 것을 느꼈다.이런 상황에서 그들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이해리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집에 도착하자 그녀는 정지안을 향해 예의 바르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정지안이 집 안으로 들어와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이 남자는 더없이 신사적인 태도를 보였다.“나중에 또 봐. 데이트할 기회가 또 있었으면 좋겠네.”문을 닫자 이해리의 심장이 쿵쾅거렸다.어쩌면 자신은 정지안에게 정말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하지만 그 사실을 인정하자니 정도원과의 엉망진창이었던 결혼 생활이 떠올랐다.지금의 이해리는 그 모든 것에 트라우마가 생길 지경이었다.그녀는 더 이상 깊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복잡한 마음을 애써 누르며 에드워드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소식은 예상보다 더 일찍 도착했다. 이틀 후, 에드워드가 흥분 조로 그녀에게 알렸다. 정지안이 글쎄 그녀가 오랫동안 탐내던 최고급 장비를 구해왔다는 것이었다.약속했던 실험실과 함께 모든 것을 에드워드 측에 준비해 두었으니 이제 이해리만 와서 실험과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된다는 내용이었다.그 소식을 들은 이해리는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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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사실 이해리는 정지안이 기꺼이 도와주려 한다는 것을 알기에 감사함을 느껴야 했다.하지만 지금 두 사람의 관계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미묘한 어색함만이 감돌았다.정지안이 고개를 저었다.“앞으로 뭘 하든 굳이 나한테 설명할 필요 없어, 해리야. 난 네 선택과 결정을 존중해. 정도원과 계속 함께하겠다는 내용만 아니라면 말이야.”갑분 정도원이라니?이해리는 정지안을 힐끗 쳐다보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함께 2층 룸으로 향했다. 문 앞에 다다랐을 때, 이해리는 문득 정지안이 왜 아직도 떠나가지 않는 것인지 의아했다.그녀가 눈짓으로 물었다.이에 정지안은 오히려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너한테 전화했을 때부터 같이 저녁 먹을 생각이었다는걸 눈치챘어야지.”“근데 오늘은 교수님 일행과 식사하기로 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혹시...”말을 끝맺기도 전에 이해리의 눈이 반짝였다. 그녀는 정지안의 의도를 알아차린 것이다.이 업계에서는 이미 정지안과 이해리가 커플이라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그러니 두 사람이 함께 나타난다고 해서 비난받을 일은 없고 오히려 축복만 받을 상황이었다.정지안이 바라는 것이 바로 이런 순간이 아닐까.여기까지 생각한 이해리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마지못해 정지안과 함께 룸 안으로 들어섰다.“다들 오래 기다리셨죠? 1층에서 예약 정보 확인하고 올라오느라고 좀 늦었네요.”이 식당은 회원제라 예약 없이는 출입이 불가했다.오늘 이해리는 기쁜 마음에 스승과 동료들을 위해 식사를 대접하기로 했고 당연히 자신이 좋아하는 격식 있는 곳을 선택했다.에드워드는 그녀 옆에 있는 정지안을 보자 환하게 웃었다.“잠깐 내려갔다가 오더니 누구 한 명 더 데려왔네?”“1층에서 우연히 마주쳤어요.”이해리는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이에 정지안이 웃으며 덧붙였다.“네, 맞아요. 마침 저도 별일 없겠다, 여러분이랑 함께 식사 자리에 끼어도 될까요?”명색이 그룹 총수가 돼서 ‘끼어도 괜찮겠냐’라는 겸손한 표현을 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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