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강은 준모를 반갑게 맞으며 연신 살갑게 말을 건넸다.준모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모두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채이는 주위를 한 번 둘러봤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집 안은 예전 그대로였다.게다가 집 안은 여전히 김유미의 손길이 닿아 있었다. 어디 하나 흐트러진 곳 없이 깔끔했고, 정돈된 분위기마저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채이야, 네 방 한번 가 봐. 이렇게 오래 집에서 안 지냈어도 엄마가 계속 청소해 뒀어. 안에 있는 것도 하나도 안 바꿨어.”“언젠가 우리 딸이 돌아오면, 바로 들어가서 지낼 수 있게 해 주고 싶었거든.”사실 김유미는 지난 몇 년 동안 줄곧 기다리고 있었다. 언젠가 딸이 집이 그리워지는 날, 말 없이 문을 열고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때가 오면 김유미는 반드시 채이를 다시 받아 줄 생각이었다.다만 채이는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다.부부도 서운하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그래도 채이는 하나뿐인 딸이었다. 이제 채이가 이렇게 돌아왔으니, 지난 일들도 이쯤에서 모두 흘려보내야 한다고 마음먹었다.채이는 더는 참지 못하고 서둘러 2층으로 올라갔다. 자기 방이 너무 보고 싶었다.준모도 채이의 뒤를 따라 함께 올라왔다. 준모의 시선이 방 안 이곳저곳을 조용히 훑었다. 차분하고 서늘한 인상 아래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다정함이 스며 있었다.“여기가 채이가 어릴 때부터 지내던 방이야, 준이야.”“이건 어릴 때 받은 상장들이고, 저 장 안에는 채이가 좋아하던 인형들이 다 있어. 어렸을 때 채이가 인형마다 이름도 하나하나 붙여 줬던 거 아직도 기억나.”“저쪽은 채이가 어릴 때 입던 공주풍 원피스들하고 좋아하던 옷들이고, 그것 말고도 채이가 평소에 좋아하던 장난감도 다 있어.”“이런 건 어릴 때부터 하나도 버릴 수가 없더라. 나중에 채이가 커서 돌아오면, 보면서 추억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정겹고 따뜻한 자기 방을 바라보자, 채이의 눈가가 다시 젖어 들었다.김유미는 원래도 섬세하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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