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문 앞에 서 있는 정루아의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이때, 김철웅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루아 씨, 괜찮아요? 다치진 않았어요?”“네, 전 멀쩡해요.”정루아는 깊게 숨을 몰아쉬며 감정을 추스른 뒤 물었다.“두 분은요? 다친 데 없어요?”“전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 녀석들이 도망쳐 버렸어요.”김철웅이 분통이 터지는 듯 씩씩거렸다.“간도 커라. 감히 국내에서 총을 쏘다니!”정루아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철저히 파헤쳐 주세요. 도대체 정체가 뭔지.”“알겠습니다, 반드시 찾아낼게요.”김철웅의 말투가 꽤 진지했다.이번 일은 명백히 정루아를 겨냥한 것이었기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배후를 밝혀내야만 했다.“참, 구태윤 씨는요? 상태는 어떻습니까?”김철웅이 불쑥 물었다.정루아의 목소리가 잘게 떨렸다.“다쳤어요. 얼마나 심한지는 저도 잘 몰라요. 차에 타고 나서 금세 의식을 잃었거든요.”김철웅은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병원에는 도착했죠?”“네.”“응급 치료만 제때 받으면 큰일 없을 겁니다. 루아 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김철웅이 그녀를 안심시켰다.정루아는 나지막이 대답하고는 곧바로 물었다.“우리 할머니는요?”“무사하십니다. 제가 사람을 보내 다시 병원으로 모시도록 조치해 두었어요.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셔요.”“루아 씨, 만약 할머니께 걱정을 끼쳐드리기 싫다면 이번 일은 함구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김철웅이 신중하게 당부했다.연세가 있으신 분이라 이런 충격을 견뎌내지 못할 터였다.“네, 무슨 뜻인지 이해했어요.”정루아는 전화를 끊고 벽에 기대었다.그제야 겨우 의지할 곳을 찾은 듯, 줄곧 팽팽하게 굳어 있던 몸이 조금이나마 긴장이 풀렸다.잠시 후, 한민혁이 다급하게 달려와 간호사 한 명을 붙잡고 내부 상황을 알아보게 했다.그는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사모님, 대표님께서 지난번 납치 사건 배후를 계속 쫓고 계셨거든요. 근데 그 자식이 아주 꼭꼭 숨어 버리는 바람에 아직 이렇다 할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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