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궁에서. 서청아는 침전에 들러 배연우를 살펴볼 생각이었다. 침전 입구에 다다랐을 때, 어디선가 검은 그림자가 튀어나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태자께서 아직 혼수 상태이시니, 태자비 마마께서는 돌아가 주십시오." 공경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차갑고 딱딱한 목소리였다. 서청아가 고개를 들어 눈앞의 인물을 바라보니, 검은색 경장 차림에 꼿꼿한 체구, 매처럼 날카로운 눈빛을 지닌 사내가 품에 검을 안고 서 있었다. 동궁 안에서 검을 차고 있으니, 보통 인물은 아닌 것 같았다. 서청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뒤에 서 있던 성유주가 한 걸음 나서며 그 사내를 엄하게 꾸짖었다. "묵풍아, 무례하다! 태자비 마마께서 전하를 뵈러 오셨는데 네가 어찌 여기서 앞을 막아선단 말이냐!" 묵풍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물러서지 않았으며, 더 말을 내뱉지도 않았다. 그저 경계심 어린 눈빛으로 서청아를 뚫어지게 응시하며 문 앞을 지킬 뿐이었다. 성유주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서청아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사과 섞인 어조로 말했다. "태자비 마마, 이 자는 전하의 근접 호위무사인 묵풍이라고 합니다. 줄곧 전하의 안위를 책임져 왔는데, 성격이 곧고 본래 규율을 따지는 데 서툴러 마마를 불쾌하게 해 드렸으니 부디 노여워하지 마시옵소서." 서청아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다. 호위무사가 충심으로 주인을 지키는 것이니 좋은 일이지. 전하께서 아직 주무시고 계신다면 본궁은 이만 들어가 방해하지 않겠다." 말을 마친 그녀는 몸을 돌려 설하와 추월, 그리고 다른 궁인들을 데리고 침전 입구를 떠나 편전으로 향했다. 편전에 들어서자 궁인들이 차를 올리고 물러났다. 서청아는 찻잔을 들어 올렸고 손끝에 닿는 찻잔의 온기를 느끼며 잠시 침묵하던 그녀가 성유주에게 나직이 물었다. "성 상궁, 듣기로 태자 전하께서 기이한 병을 앓고 계셔서 낮에는 주로 혼수 상태이고 밤에만 깨어나신다던데, 그것이 정말이냐?" 성유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태자비 마마, 그렇사옵니다. 전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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