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Chapter 151 - Chapter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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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그 말을 남기고 연지아는 성유원을 크게 돌아 그대로 앞으로 걸어갔다. 개 같은 남자와 한마디라도 더 섞었다가는 정말 화가 치밀어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그때였다.갑자기 남자가 뒤에서 말했다.“에블린 씨, 연지아라는 사람 알아요?”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연지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등 뒤로 가시가 돋는 듯한 불안이 순식간에 밀려왔다. 연지아는 남몰래 숨을 들이마신 뒤 몸을 돌려 성유원을 바라봤다. 눈빛은 차분했지만 얼굴은 싸늘했다.“성 대표님께 제가 다시 한번 말씀드려야 하나요? 저는 대표님과 할 말 없습니다.”연지아는 그대로 걸음을 재촉해 떠났다.한참 멀어진 뒤에야, 연지아는 겨우 속도를 늦추고 가슴을 짚은 채 고개를 들어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설마 이제 정말 나를 의심하기 시작한 걸까?’방금 성유원이 던진 말만 봐도, 이미 연지아에 대해 알아볼 건 다 알아본 게 분명했다. 하지만 예전에 강현수가 연지아 의자료를 손봐 둔 적이 있었다.그때 연지아는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다. 설령 영은에 들어간다 해도 성유원과 그렇게 자주 마주칠 일은 없을 거라고 봤고, 성유원이 굳이 자기를 조사할 이유도 없다고 여겼다. 게다가 보기에도 성유원은 여전히 안연청만 바라보고 있었다. 안연청 말고 다른 여자와 얽혔다는 소문은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그런데 지금에 와서 보니 귀국 후에 몇 번씩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성유원은 마치 약이라도 잘못 먹은 사람처럼 연지아를 겨냥하고 있었다. 대체 자기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알 수 없었다.아무래도 연지아와 성유원은 정말 타고나길 안 맞는 사이인 모양이었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연지아는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본채 거실 쪽으로 걸어갔다.점심 식사 자리에는 박대훈과 천명숙, 성유원, 연지아, 그리고 아이 둘뿐이었다.성시하는 연지아의 옆에 붙어 앉으려 했다.천명숙은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시하는 에블린 씨를 정말 좋아하는구나.”지난번 연지아가 박대훈 문병을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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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연지아는 핸들을 꽉 움켜쥔 채 상체가 앞으로 쏠렸다.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곧이어 벤틀리 운전석 문이 열리더니 성유원이 차에서 내렸다. 남자는 차갑고 날 선 눈빛으로 연지아를 한 번 바라봤다.연지아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숨을 길게 내쉬었다. 겨우 마음을 가라앉힌 뒤에도 차에서 내릴 생각은 하지 않고 그대로 좌석에 기대앉아 있었다.그사이 성유원은 차 뒤로 가서 들이받힌 부분을 한번 살펴본 뒤, 곧장 연지아 차 운전석 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창문을 손등으로 두드렸다.연지아는 창문을 내리고 옆에 선 남자를 올려다봤다. 성유원이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말했다.“어떻게 배상하면 되는지만 말씀하세요. 보험 처리하면 되잖아요.”성유원은 손목을 들어 시계를 한번 보고는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저 지금 협력 건 때문에 가 봐야 하는데요. 제 시간까지 지체된 건 또 어떻게 계산하려고요?”연지아는 눈앞의 남자를 믿을 수 없다는 듯 쳐다봤다.물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성유원 같은 사람의 시간은 정말 초 단위로 계산될 만큼 값비쌌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저 뻔뻔함은 정말 기가 막혔다.연지아는 비웃듯 말했다.“성 대표님은 정말 훌륭한 사업가시네요. 그런데 대표님이 갑자기 속도 올려서 차선 바꾸고 바로 브레이크만 밟지 않았어도 제가 대표님 차를 박았겠어요?”연지아는 지금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저 개 같은 남자가 일부러 자기 앞으로 차를 끼워 넣은 게 분명하다고.성유원은 입가에 싸늘한 웃음을 걸었다.“법이란 건 억지 부린다고 넘어가는 게 아닙니다.”“당신...”연지아는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여자가 분을 삭이지 못하는 걸 보고도, 성유원은 여전히 태연하고 느긋했다. 눈빛에는 오히려 연지아를 구경거리라도 보는 듯한 기색까지 감돌았다.이쪽이 막히기 시작하자 곧 근처에 있던 교통경찰이 현장으로 왔다.책임은 누가 봐도 연지아 쪽에 있었다.양쪽 모두 다친 곳은 없었고, 경미한 접촉 사고로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경찰은 두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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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강현수의 목소리는 저도 모르게 한층 더 가라앉았다.“지금 그 사람이 너랑 이혼 절차를 밟지 않고 있는 걸 보면, 쉽게 끝날 일은 아닐 거야.”연지아도 당연히 그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다.“어차피 재판 날이 와야 알겠죠.”강현수는 짧게 응한 뒤 말했다.“마침 너 곧 아명시로 출장 가니까, 당분간은 성유원이랑 마주칠 일도 없을 거야.”연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요즘은 성유원만 보면 감정이 쉽게 흔들렸다.오후 늦은 시간.연지아는 추돌 사고를 맡은 변호사에게서 전화를 받았다.“에블린 씨, 성 대표 쪽에서 차량 수리비만 요구하는 게 아니라 추가로 40억 원의 배상금도 요구하고 있어요.”그 말을 듣는 순간, 연지아는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40억 원 배상금은 한 푼도 못 줘요. 소송 걸고 싶으면 걸라고 해요.”말을 마치자마자 연지아는 화가 난 채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휴대폰을 집어던지고 싶은 충동이 올라왔지만 간신히 참았고, 대신 탁자 위로 세게 내려놓았다.화는 여전히 가슴속에 꽉 막힌 채 빠져나가지 않았다.연지아는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 헬스장으로 내려가 5km를 뛰고 나서야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 계속 일했다.퇴근할 때는 벌써 열 시였다. 오늘은 너무 늦어 별장 쪽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연지아는 휴대폰과 가방을 챙겨 사무실을 나서려다가, 딸에게서 온 메시지를 봤다.[에블린 이모, 몸 잘 챙기고 일찍 쉬어요. 시하는 이제 자려고요.]한 시간 전, 성시하가 연지아에게 전화를 걸어 잠깐 이야기해도 되냐고 물었었다. 연지아가 아직 야근 중이라고 하자, 성시하는 떼쓰지 않고 얌전히 물러났다.딸이 보낸 메시지를 보자, 연지아의 마음은 순식간에 말랑해졌다. 오늘 하루 쌓였던 피로와 답답함도 한꺼번에 사라지는 것 같았다.연지아는 답장을 보냈다.[알았어. 고마워, 시하야. 시하도 잘 자.]그때였다.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강현수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말했다.“가자.”강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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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아래에는 사진이 두 장 더 붙어 있었다.한 장은 그날 이서연이 보낸 기사가 연지아를 데리러 왔을 때 찍힌 사진이었고, 번호판은 가려져 있었다.또 한 장은 어젯밤 연지아가 강현수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었다.거기에 그럴듯하게 꾸며 낸 장문의 글까지 붙여 놓으니, 연지아는 정말 남자를 발판 삼아 올라간 사람처럼 보였다.포럼은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었다.아래 댓글은 더 눈 뜨고 못 볼 수준이었다.게시글은 이미 엄청난 화제를 모으고 있었고, 댓글도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었다.거기다 연지아가 성유원을 유혹하려 했다는 글도 하나 더 올라와 있었다.연지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 글을 눌렀다.사진은 없었다. 대신 긴 장문 하나만 올라와 있었는데, 연지아가 성유원을 인터뷰할 때 눈빛도 몸짓도 가볍지 않았다느니, 심지어 성유원 딸 이야기까지 끌어와 연지아가 일부러 성시하에게 접근한 건 결국 성유원을 유혹하기 위해서였다는 식으로 적혀 있었다. 마치 자기가 직접 본 것처럼 단정적으로 써 놓은 글이었다.그제야 오늘 회사 분위기가 왜 그렇게 이상했는지 알 것 같았다.그때였다.휴대폰이 진동했다.연지아가 휴대폰을 들어 보니 성민우에게서 온 전화였다.“지아야.”목소리에는 걱정과 다급함이 섞여 있었다.연지아가 말했다 “너도 그 글 봤어?”“응. 내가 익명으로 글 올린 사람이 누군지 한번 찾아볼게. 이 썩은 것들, 대체 어떤 인간들인지 내가 꼭 확인해야겠어.”성민우는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었다.연지아도 마다하지 않았다.“응, 그럼 좀 알아봐 줘.”“알았어.”전화를 끊고 나자, 고성주가 바깥에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지아 씨, 게시글은 내가 이미 사람 시켜서 지우라고 했어요.”그런데 연지아는 오히려 말했다.“지우지 마요. 괜히 지우면 제가 찔리는 사람처럼 보이잖아요. 그냥 실컷 떠들게 둬요. 대신 누가 이런 글을 썼는지는 꼭 알아내야겠어요.”손재인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말했다.“내가 누군지만 알면 진짜 가만 안 둬요. 숨어서 음란한 헛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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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성민우 쪽에서는 이미 글을 올린 사람 신원을 알아낸 상태였다.상대 이름은 주진성, 그리고 기명 쪽 사람이었다.이쯤 되면 더 말할 것도 없었다.영은은 곧바로 관련 입장문을 발표했다. 문구도 아주 강경했다. 뒤에서 익명으로 글을 올려 헛소문을 퍼뜨린 사람을 직접 지목했고, 이미 관련 정보도 확보했다며 연지아를 향한 악의적인 허위 주장에 대해 하나하나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결과도 업계 전체에 공개하겠다고 했다.금융 정상회의 주최 측도 곧이어 입장문을 냈다.문제가 된 조작 사진 역시 기술 복원을 거친 뒤, 주최 측이 올린 입장문 게시물에 함께 첨부됐다.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게시물 아래에서 헛소문을 퍼뜨리던 사람들 다수가 자기 댓글을 지우기 시작했고, 화제가 컸던 그 글도 결국 삭제됐다.아직 뭘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겁부터 먹고 글을 지운 걸 보면, 결국 온라인에서만 함부로 떠들 줄 아는 비겁한 소인배들일 뿐이었다. 현실에서는 숨소리조차 크게 못 내는 하찮은 인간들일 터였다.물론 일은 빠르게 처리됐다.그래도 연지아가 입은 타격까지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니었다.손재인은 연지아를 위로해 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연지아는 생각보다 담담했다.“사람은 원래 모두를 만족시키려고 사는 게 아니에요. 남의 평가 따위가 저를 흔들 수는 없어요. 저는 앞으로 나아갈 거고, 저 사람들은 평생 어둠 속에 숨어 쥐처럼 살겠죠. 그런 쥐들 말에 뭐 하러 신경 써요.”손재인은 그 말을 듣고 엄지를 치켜세우며 웃었다.“철학자 납셨네. 언제 강의 한번 열어요. 그러면 제가 제일 먼저 등록할게요.”연지아도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그럼 선 등록금 400만 원부터 내세요.”“...”그날.연지아는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다.연지아는 곧장 연화 빌리지로 향했다. 그 고급 빌라 단지는 오션 빌리지와도 채 4km 떨어져 있지 않았다.송나겸과 안연청이 그곳에 살고 있었다.이 사실도 강현수에게 들은 것이었다. 강현수에게는 그곳에 사는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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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연지아는 송나겸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렇다면 저도 바로 말씀드릴게요.”송나겸은 성실한 태도로 말했다.“말해 봐요.”“오늘 경제 포럼에 저를 악의적으로 모욕하고 허위 사실을 퍼뜨린 글이 하나 올라왔어요. 송 대표님처럼 바쁘신 분은 못 보셨을 수도 있으니, 직접 한번 확인해 보시면 좋겠어요.”글은 이미 작성자가 지운 상태였지만, 연지아 쪽에서는 진작 캡처해 둔 상태였다. 연지아는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을 송나겸 앞으로 내밀었다.송나겸은 태블릿을 받아 들었다. 연지아가 말한 글에 대해서는 정말 모르고 있었다.송나겸은 화면 속 내용을 읽어 내려가다가 자연스럽게 얼굴이 굳었다.연지아는 이어서 말했다.“글은 익명으로 올라왔지만, 저희 쪽에서는 작성자를 이미 알아냈어요. 바로 기명 홍보부 팀장 주진성이에요.”송나겸의 미간이 살짝 좁아졌다. 그는 눈을 들어 연지아를 바라봤다.“저는 주진성과 같은 업계 사람도 아니고, 알지도 못해요. 사적으로든 업무상으로든 접점이 있었던 적도 없고요. 그래서 저를 이렇게 악의적으로 겨냥할 이유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요. 그리고 제가 성 대표님 딸과 접촉했다는 걸 아는 사람도 정말 극소수예요. 그 안에는 안연청 씨도 포함돼 있고요. 이번 일로 저는 명예에 아주 큰 타격을 입었어요.”“...”연지아는 끝까지 이름을 직접 집어 말하지는 않았지만, 무슨 뜻인지는 충분히 분명했다.송나겸은 태블릿을 내려놓았다. 얼굴은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몇 초 동안 말이 없었다.그러다 송나겸이 입을 열었다.“먼저 전화 한 통만 할게요.”그렇게 말한 뒤, 송나겸은 휴대폰을 꺼내 통유리창 앞으로 걸어가 번호 하나를 눌렀다. 전화는 금방 연결됐다.연지아는 송나겸이 하는 말을 조용히 들었다. 주진성에게 바로 이쪽으로 오라고 전달하라는 내용이었다.송나겸은 연지아의 말만 듣고 바로 믿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자기 아끼는 여동생이 걸린 일이었으니까. 직접 얼굴 보고 따져 보는 편이 맞았다.송나겸은 전화를 끊고 다시 연지아의 앞으로 돌아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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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연지아는 차갑게 웃었다.“그러게요. 저랑 아무 인연도 없는 사람이, 왜 저를 헐뜯고 모욕하는 글을 올렸을까요?”그렇게 말하고는 앞으로 걸어가 주진성의 손에 들린 태블릿을 가져왔다. 그러고는 계정 하나를 띄워 보이며 말했다.“이 계정 등록한 사람이 본인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요?”그 계정은 바로 주진성이 포럼에서 자기 휴대폰으로 가입한 계정 정보였다. 주진성이 황급히 계정을 지우긴 했지만 기술적으로 복구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주진성은 계정 정보를 보는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부인하고 싶었지만 증거가 눈앞에 버젓이 놓여 있었다. 변명할 방법이 없었다. 주진성은 결국 고개만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송나겸을 쳐다보지도 못했다.송나겸은 검은 눈으로 주진성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런 짓을 했죠?”주진성은 당황한 얼굴로 송나겸을 힐끗 봤다가 입을 달싹였다. 하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그때였다.주진성의 휴대폰이 진동했다.주진성은 허둥지둥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화면에 뜬 이름은 안연청이었다.아까 윗선에서 전화가 와 송나겸이 당장 연화 빌리지로 오라고 했을 때부터 주진성은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안연청에게 전화를 걸어 봤지만 연결되지 않았다.주진성은 겁에 질린 얼굴로 송나겸을 바라봤다. 전화를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판단이 서지 않았다.그때 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떨어졌다.“받아.”주진성은 떨리는 손가락으로 통화 버튼을 눌러 귀에 댔다. 곧 안연청의 오만하고도 고압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야?”주진성은 안연청의 목소리를 듣고도 뭐라고 답해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었다.대답이 없자 안연청의 목소리에는 금세 짜증이 섞였다.“휴대폰 줘.”주진성은 얼른 한 걸음 앞으로 나가 휴대폰을 송나겸에게 건넸다.“연청아.”안연청은 순간 멈칫한 듯했다. 그러고는 의아하게 물었다.“오빠?”송나겸은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주진성이 온라인에 올린 글, 네가 시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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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송 대표님 사과는 받지 않겠습니다. 이 일은 누가 했든, 그 사람이 직접 책임지면 됩니다. 그럼 저는 먼저 가볼게요.”그 말을 남기고, 연지아는 자기 물건을 챙겨 들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송나겸은 여자가 떠나는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연지아가 거실을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시선을 거두지 않았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설명할 수 없는 짜증은 오히려 더 짙어졌다.주진성은 송나겸의 좋지 않은 안색을 보며 어쩔 줄 몰라 했다.“송, 송 대표님...”“꺼져.”주진성은 다급히 대답한 뒤 황급히 몸을 돌려 빠르게 자리를 떴다.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즈음, 송나겸은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고 강현수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를 마치고 나자, 도우미가 차 한 잔을 들고 와서 조심스레 말했다.“그분, 우리 아가씨랑 좀 닮은 데가 있네요.”송나겸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낮게 말했다.“조금 닮긴 했지.”연지아는 차를 몰고 빌라를 떠났다.이런 결말은 애초부터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그때, 차량 블루투스 전화가 울렸다.발신자 이름을 확인한 순간, 연지아의 기분은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다. 전화를 받자 저편에서 성시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에블린 이모, 퇴근했어요?”연지아는 예전에 성시하에게 자기 출퇴근 시간을 알려 준 적이 있었다.“응, 시하는 뭐 하고 있었어?”“오늘 새 곡 하나 배웠어요. 이모한테 들려줘도 돼요?”연지아는 잠시 멈칫했다. 성시하는 이번에 출장을 따라가지 않은 모양이었다.그 생각이 들자 연지아는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안연청과 성유원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건 연지아가 알 바 아니었다. 다만 성시하가 안연청과 함께 있을까 봐 그게 싫었던 것뿐이었다.“좋아.”곧 전화기 너머로 피아노 선율이 천천히 흘러나왔다. 곡 분위기는 동화처럼 귀엽고 가벼웠다. 딸의 연주를 듣고 있으니, 연지아는 온몸이 조금씩 치유되는 기분이 들었다.연지아는 차를 길가에 세우고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한 곡이 끝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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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강현수가 말했다.“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도 괜찮다고 봐. 앞으로 송나겸 도움이 필요할 일은 분명 생길 거야. 물론 최종 결정은 네 뜻을 따를 거고.”연지아는 밥을 한 숟갈 떠먹었다.연지아도 잘 알고 있었다. 안연청의 뒤에는 송나겸만 있는 게 아니라 성유원까지 버티고 있었다. 연지아가 무작정 안연청에게 대가를 치르게 만들겠다고 나섰다가는, 결국 자기 쪽에 돌아오는 게 좋을 리 없었다.사과문이라는 것도 결국은 희생양 하나 세워 마무리하겠다는 뜻일 가능성이 컸다.연지아는 밥을 거의 반 이상 먹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좋아요. 그럼 40억 원 배상금은 송나겸이 바로 성유원한테 보내라고 해요. 대신 메모 하나 남기라고 하세요. 묫자리 살 돈으로 쓰라고.”강현수는 연지아의 뜻을 알아들었다.“내가 그렇게 전할게.”밥을 다 먹고 나서 연지아는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갔다.웨스트 별장에 도착하니 성민우도 와 있었다.“지아야, 왔어?”연지아는 짧게 응했다.그리고 배우진을 보며 물었다.“엄마 아빠는요?”“지훈이 데리고 밖에서 산책 중이야.”연지아는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그럼 제 일은 두 분 모르시죠?”“몰라. 말씀 안 드렸어.”성민우가 물었다.“오늘 안연청 만나고 왔어?”연지아는 오늘 있었던 일을 간단히 정리해 두 사람에게 말했다.성민우의 얼굴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우리 사촌 형도 안연청의 실체를 알아야 하는데.”연지아는 싸늘하게 웃었다.“성유원이 안연청 성격을 정말 모를 리는 없지. 사람 하나 사랑하면, 그 사람이 아무리 악질이어도 그냥 사랑하는 거야. 인성이나 도덕 따위는 안 보이고, 오히려 잘못까지 감싸게 되잖아.”배우진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그럼 이번 일은 그냥 여기서 끝내는 거야?”연지아가 말했다.“일단은 여기서 멈추는 거지. 그렇다고 완전히 없던 일로 넘길 생각은 없어.”이 빚은 연지아가 분명히 기억해 둘 생각이었다.배우진은 더 말하지 않았다. 실제로도 그랬다. 송나겸이 안연청 때문에 이 정도까지 물러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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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성유원은 딸의 말을 들으며 그저 부드럽게 웃었다. 그리고 밥 잘 먹고, 할아버지랑 할머니 말씀도 잘 들으라고 일러 줬다.성시하는 얌전히 대답했다.“아빠도 푹 쉬고, 빨리 돌아와.”“응, 알았어. 아빠 이틀 뒤에 갈게.”오전 10시쯤.기명에서 정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문구는 무척 공손했고, 깊이 사과한다는 뜻도 분명히 담겨 있었다.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조치도 함께 밝혔다.사과문은 포럼에만 올라왔다.전 플랫폼에 공개되지는 않았다. 그것도 연지아가 원한 방식이었다. 아직은 일을 온 세상이 다 알 정도로 키울 필요까지는 없었기 때문이다.사과문이 올라오자 고작 하루 남짓 이어졌던 연지아 관련 악성 루머는 사실상 정리됐다. 대놓고 입에 올리는 사람도 더는 없었다.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뒤에서 수군대고 제멋대로 추측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안연청도 사과문을 봤다. 애초에 안연청이 원했던 건 여론을 키워 연지아를 불쾌하게 만들고 모욕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일이 이렇게 빨리 정리될 줄은 몰랐던 탓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안연청은 송나겸에게 전화해 한바탕 성질을 부렸다.송나겸은 다시 성유원에게 전화를 걸어, 안연청을 잘 지켜보게 하고 괜한 충동적인 짓은 하지 못하게 하라고 했다.그 뒤로 이어진 시간 동안 연지아는 날마다 바쁘게 일했다. 그래도 그 와중에 딸에게 전화가 왔다. 연지아는 매일 여섯 시에 일어났고, 일곱 시가 되면 어김없이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두 사람은 몇 분 동안 짧게 아침 인사를 나눴다.밤에도 성시하가 전화를 걸어왔다. 저녁 통화는 훨씬 길었다.그러다 보니 연지아는 가끔 착각이 들었다. 마치 딸이 정말 자기가 엄마라는 걸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과 업무 속에서도, 그 작은 기대가 연지아를 버티게 했다.성시하는 주말에 연지아를 만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번 주만큼은 정말 안 됐다. 연지아는 출장을 가야 했다.딸의 실망한 기색을 느낀 연지아는 다녀오면 꼭 약속을 잡자고 했다.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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