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할머니가 편찮으시다고요?”성시하의 작은 얼굴에 금세 걱정이 가득 서렸다.“그렇단다!”성시하는 자그마한 입술을 달싹였다. 에블린 이모네 집에 가고 싶었지만 증조할머니의 건강도 못내 걱정이 되었던 탓이다.아이는 뒤로 돌아 연지아 앞으로 다가오더니 말을 건넸다.“에블린 이모, 우리 같이 증조할머니 뵈러 가면 안 돼요? 할머니 뵙고 나서 이모네 집으로 같이 가요.”성시하의 말을 들은 이서연의 눈빛이 연지아를 향해 서슬 퍼런 경고를 날렸다.연지아라고 그 눈빛을 모를 리 없었으나 속으로 코웃음을 치며 성시하에게 다정하게 답했다.“그래, 그러자.”그 말에 이서연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둡게 가라앉았다.“와, 신난다!”성시하가 해맑게 외치고는 할머니를 돌아보며 재촉했다. “그럼 할머니, 얼른 차 타고 증조할머니 뵈러 가요!”손녀를 바라보는 이서연의 표정은 어느새 본래의 자상함으로 갈무리되어 있었다. 사실 연지아도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서연의 저 가식적인 태도가 눈에 꼴사나웠을 뿐이었다.반 시간 뒤 차는 성씨 가문의 본가에 도착했다.“에블린 이모, 금방 다녀올게요.”이서연은 그대로 성시하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차 안에 홀로 남겨진 연지아는 문득 온몸을 휘감는 불편함에 헛웃음을 지었다. 이서연을 골탕 먹여 본들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 자조 섞인 웃음이 터져 나온 것이다.그렇게 10분쯤 지났을까, 연지아의 시야에 성민우가 들어왔다.그녀는 차 문을 열고 내려 그를 불렀다.“민우야.”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 성민우가 그녀를 보고 깜짝 놀라 성큼성큼 다가왔다.“지아야, 여긴 어쩐 일이야?”연지아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시하 기다리고 있어.”조금 전 숙모가 성시하를 데리고 들어가는 것을 본 성민우였다. 그의 의아한 표정을 읽은 연지아가 설명을 덧붙였다.“시하를 집에 데려가려던 참이었는데, 네 숙모님이 갑자기 오셔서 시하 증조할머니가 편찮으시다고 하시더라고.”성민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어제 감기 기운이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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