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아가 고개를 들었을 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데이비드와 성유원이 보였다.연지아는 순간 멈칫했다. 데이비드가 먼저 입을 열었다.“에블린, 깼네. 어디 더 불편한 데 없어? 의사 다시 부를까?”연지아가 말했다.“괜찮아. 많이 나아졌어.”데이비드는 곧장 앞으로 다가와 허리를 숙였다.연지아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남자의 손바닥은 이미 연지아의 이마 위에 닿아 있었다.“이제 아까만큼 뜨겁진 않네. 아직 점심도 안 먹었지? 뭐 먹고 싶어? 내가 사람 시켜 가져오게 할까?”연지아는 데이비드를 보며 말했다.“괜찮아. 지금은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 나 좀 혼자 있고 싶어. 데이비드, 너희 먼저 나가.”데이비드는 몸을 바로 세운 뒤 뒤쪽에 서 있는 성유원을 한번 돌아봤다가 다시 연지아에게 말했다.“유원이 너한테 할 말이 있대.”연지아는 성유원을 보지도 않은 채 말했다.“나는 저 사람이랑 할 말 없어. 데이비드, 데리고 나가.”데이비드는 성유원을 향해 말했다.“유원아, 그럼 에블린 몸 좀 괜찮아지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성유원은 차갑고 무거운 눈으로 연지아를 응시한 채 낮게 말했다.“데이비드, 너 먼저 나가.”연지아는 홱 고개를 들어 성유원을 노려봤다. 목소리도 순간 높아졌다.“성 대표님, 제가 한 말이 안 들리나 보죠?”데이비드는 연지아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은 걸 보고 급히 달랬다.“에블린, 진정해. 내가 지금 바로 데리고 나갈게. 너는 그냥 쉬어.”그렇게 말하고, 데이비드는 성유원의 앞으로 가서 팔을 밀듯 잡아끌었다.“가자. 에블린이 지금 너랑 말하고 싶어 하지 않잖아. 쉬게 해.”성유원은 제자리에 선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시선은 끝까지 연지아에게 머물러 있었다.데이비드가 다시 말했다.“가자, 가.”결국 성유원은 데이비드에게 밀리듯 밖으로 나갔다.방을 나선 뒤, 데이비드는 문을 닫고 성유원을 보며 말했다.“네 여자친구가 에블린이랑 무슨 일이 있든, 난 네가 에블린 다치게 하는 건 못 봐.”성유원은 한 손을 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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