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송정미는 눈앞의 아들을 더는 자기 뜻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나겸아, 네가 새아버지한테 불만이 있더라도, 시혁이는 그래도 너를 이렇게 오랫동안 형이라고 불러왔잖아.”송나겸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목소리를 차갑게 내렸다.“저한테는 여동생만 있고, 남동생은 없습니다.”“송나겸!”송나겸은 담담하게 말했다.“회사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그는 그대로 거실 밖으로 걸어 나갔다.송정미는 송나겸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얼굴을 굳혔다.오후 세 시.차는 천천히 반산 별장 주차장에 들어섰다.산 위까지 올라오자 날씨는 아래와는 확실히 달랐다. 햇볕이 뜨겁지 않았고, 공기도 훨씬 시원했다.성시하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연을 날리겠다고 했다.그날 오후 내내, 연지아와 성유원은 마당에서 성시하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성시하는 아빠가 직접 연을 날려 주길 원했다.성유원은 연을 띄워 올렸고, 성시하는 신이 나서 외쳤다.“에블린 이모, 저기 봐요. 토끼가 엄청 높이 날아갔어요!”연지아는 하늘 높이 떠오른 연을 바라보다가, 다시 아래로 시선을 내려 딸이 웃는 모습을 봤다. 그러자 저도 모르게 따라 웃게 됐다.성시하는 아빠 쪽으로 달려가 연줄 손잡이를 달라고 했다.“아빠, 저도 할래요.”성유원은 몸을 숙여 손잡이를 성시하에게 건넸다. 다만 아이가 놓치지 않도록 양손을 함께 감싸 잡아 주었다.연지아는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그런 부녀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봤다. 성유원은 늘 성시하를 볼 때면 눈빛에 한없이 다정한 인내와 애정이 묻어났다.그렇게 따뜻한 풍경을, 연지아는 늘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성시하가 손잡이를 제대로 잡은 걸 확인한 뒤, 성유원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고개를 들자마자 연지아와 시선이 마주쳤다.눈이 닿은 순간, 연지아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시선을 피했다.“에블린 이모, 이리 와요. 우리 같이 날려요.”성시하가 반갑게 불렀다.연지아는 걸음을 옮겨 아이 곁으로 갔다. 딸을 바라보는 순간만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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