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Chapter 251 - Chapter 260

334 Chapters

제251화

“이런 무정한 여자 같으니라고, 내 마음이 다 상했어.”“그럼 심장내과 전문의라도 소개해 줄까?”“...”“무사히 이혼하고 나면 내가 다시 찾아갈게. 그때 제대로 축하해 주지.”“당연히 좋지.”연지아는 생긋 웃으며 답했다.오늘 데이비드에게서 안부 전화가 걸려와 요즘 생활은 어떤지 물었다.연지아는 그가 지금 사교계 인사들이 모인 연회에 참석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이런 자리에서 자신에게 전화를 걸 시간이 있다는 게 의아했다.그때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성유원 이 녀석, 지금 피크스 가문 영애랑 아주 즐겁게 대화 중이야. 내가 보기에 피크스 양이 저 녀석을 꽤 좋아하는 것 같아.”그가 막 성유원을 언급하자마자 연지아가 말을 끊으며 대꾸했다.“그 사람이 열 명, 아니 여덟 명의 여자와 즐겁게 떠들든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그 사람 얘기는 듣고 싶지 않아.”데이비드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웃으며 말했다.“그래, 알았어!”사실 그는 이번 전화로 은근히 고자질을 할 생각이었다. 성유원이라는 녀석이 워낙 인기가 많았기 때문이다.다만 에블린이 혹여나 다시 그에게 마음을 뺏겨 이혼하지 않겠다고 할까 봐 덜컥 걱정이 되기도 했다. 여자가 그런 남자에게 빠지는 건 정말이지 너무나 쉬운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에블린의 태도가 이토록 단호한 것을 보니 마음이 놓였다.데이비드는 화제를 돌려 연지아와 가벼운 대화를 몇 마디 더 나누었다.“데이비드!”전화기 너머로 성유원의 목소리가 연지아의 귀에 들려왔고 곧이어 데이비드가 말했다.“에블린, 나 이만 끊을게.”“응.”데이비드는 고개를 돌려 성유원에게 아는 척을 했다.“무슨 얘기를 그렇게 해?”성유원이 물었다.데이비드는 전혀 찔리는 기색 없이 웃으며 대답했다.“아, 별거 아냐. 그나저나 피크스 양이랑 아주 화기애애하던데, 그 아가씨가 너한테 관심이 아주 많아 보여. 차라리 여기 남아서 데릴사위라도 되는 게 어때?”성유원이 이번에 헤리국에 온 것은 실제로 피크스 가문과 협력을 논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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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5년 전엔 말도 없이 떠나더니, 이제 와서 돌아온 이유가 뭐니?”연지아는 앞으로 걸어가 손에 든 가방을 내려놓고 소파에 앉았다.이서연은 그 동작을 보며 절로 미간을 찌푸렸고 곧이어 연지아의 목소리가 들렸다.“당연히 사모님 아들과 이혼하러 왔죠.”이서연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혼이라는 단어가 연지아의 입에서 먼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그런 태도를 보이는 연지아를 보자 이서연은 몹시 불쾌해져 비릿한 비웃음을 흘리며 말했다.“이혼? 왜, 유원이 재산이라도 나눠 가질 생각이야?”연지아는 진지한 말투로 대꾸했다.“맞아요. 아무리 못해도 최소 3분의 1은 떼어가야죠.”이서연의 얼굴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굳었다.“감히, 꿈도 야무지구나.”“합법적인 요구인데 꿈꿀 것도 없죠.”그 말을 들은 이서연은 그녀를 쏘아붙였고 호흡 소리마저 거칠어졌다.“그래, 어디 그럴 능력이 되는지 보자꾸나. 네가 시하를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면 시하에게 네 정체를 영원히 알릴 생각 말아라.”“그건 저와 제 딸 사이의 일이니 사모님께서 신경 쓰실 일은 아닌 것 같네요.”그 말을 듣자 이서연의 안색이 더욱 험악해졌다.“사모님께서 더 하실 말씀 없으시면 전 시하 저녁 준비하러 가볼게요.”연지아는 시간이 날 때마다 늘 직접 주방으로 들어가 성시하의 밥을 챙기곤 했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 쪽으로 걸어갔다.유미연과 오미란은 이서연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얼른 다가가 조심스럽게 불렀다.“사모님.”방금 연지아와 이서연이 나눈 대화를 그들도 당연히 들은 상태였다. 원래 에블린의 정체를 의심하긴 했지만 두 사람의 대화를 직접 듣고 나니 그녀가 정말 연지아였다는 사실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야말로 믿기 힘든 일이었다.이서연은 휴대폰을 꺼내 곧장 성유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두어 번 울리더니 전화가 연결되었다.“어머니, 무슨 일이세요?”“연지아를 집에 들여 시하를 돌보게 한 게 네 뜻이냐?”이서연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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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두 사람은 호텔에 도착했다.연지아는 성시하의 손을 잡고 로비로 들어서자마자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는 바로 불렀다.“오빠.”배우진과 송나겸은 우연히 마주친 참이었다. 비록 서먹한 사이인 데다 심지어 경쟁 관계에 가깝지만 대면한 이상 예의상 인사는 나누어야 했기에 두 사람이 막 의례적인 말을 주고받던 중이었는데 그 부름이 들려왔다.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다.그곳에는 성시하의 작은 손을 잡고 서 있는 연지아가 있었다. 로비의 밝은 조명이 두 사람 위로 쏟아졌고 그들의 얼굴엔 화사하고 즐거운 미소가 가득했다.순간 눈이 부셨다.송나겸은 마치 익숙한 누군가의 실루엣을 본 듯했고 심장이 무언가에 세게 부딪힌 것처럼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연지아가 다가올 때까지도 그녀는 송나겸을 쳐다보지 않은 채 배우진을 향해 물었다.“오빠, 엄마랑 아빠는요?”그 말에 송나겸은 기색을 드러내지 않고 감정을 추슬렀다.“나겸 삼촌!”성시하가 송나겸을 보고는 얌전하게 인사를 건네자 송나겸은 천천히 몸을 낮추어 다정한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시하 안녕! 오랜만이네.”“안녕하세요, 나겸 삼촌.”송나겸이 주머니에서 밀크캔디 하나를 꺼내주었다. 연지아는 그저 지켜볼 뿐 두 사람의 인사를 방해하지 않았다.그때 배우진에게 배난화의 전화가 걸려왔다. 통화를 마친 그가 송나겸을 향해 말했다.“송 대표님,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송나겸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지막이 대답했다.“시하야, 가자.”성시하는 손을 흔들며 송나겸과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처음부터 끝까지 연지아는 송나겸에게 단 한 마디도 건네지 않았다. 배우진은 아이를 번쩍 안아 올렸고 눈가엔 꼬맹이를 향한 애정이 듬뿍 묻어났다.송나겸은 제자리에 서서 멀어지는 두 남매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그토록 따스하고 행복해 보이는 기운이라니.두 사람이 멀어진 후에도 가슴 한구석을 짓누르는 알 수 없는 답답함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오빠.”송나겸이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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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강현수는 자연스럽게 강진연의 말을 이어받아 물었다.“오후엔 무슨 계획 있어?”연지아는 성시하를 한 번 보고는 대답했다 “시하가 오후에 한 시간 정도 피아노 레슨이 있어서요. 수업 끝나고 나서 아연이랑 어디서 놀지 보려고요.”강현수는 나지막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연지아의 휴대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화면에 뜬 이름을 확인한 그녀는 전화를 받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전화기 너머에서 헤리국식 억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에블린.”연지아는 2년 전 졸업 후 월스트리트의 글로벌 500대 투자사에 입사했었다. 당시 그녀는 재무 위기에 처한 한 메이크업 브랜드를 담당하게 되었는데 규모가 작아 투자가 필요했던 그곳의 상황을 파악한 뒤 사업 계획서를 수정해 제출했지만 결국 상사에 의해 가차 없이 반려되고 말았다.하지만 그녀는 진심으로 그 회사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그녀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무현은 당시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전 재산인 80억을 내주었다.마침 배우진의 회사가 궤도에 오르면서 그해 연무현이 첫 배당금을 받았을 때였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배우진 역시 그녀에게 100억을 송금해 주었다.그 돈에 자신의 저축까지 보태어 연지아는 그 메이크업 브랜드에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되었고 투자사를 그만둔 뒤 본격적으로 경영을 맡았다.그 후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회사는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2년 차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순이익 900만 달러를 돌파했고 투자자들이 줄을 잇게 되면서 나중에는 강현수도 구율의 주주로 참여하게 되었다.하지만 연지아는 브랜드를 니치한 감성으로 유지하며 고정 소비층을 공략했을 뿐 맹목적으로 규모를 키우지는 않았다.그러다 올해 초 탄탄한 품질 덕에 브랜드가 갑자기 입소문을 타면서 해외 판매량이 폭증했고 1분기 매출액만 1000만 달러에 달하게 되었다.이제 회사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그녀는 일선에서 물러났고 중대한 결정이 있을 때만 경영진이 그녀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었다.그러니 사실 그녀는 계속 헤리국에 머물며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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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룸을 나서고 화장실에 채 도착하기도 전에 한바탕 말다툼하는 소리가 들려왔다.화장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안연청이 손을 휘둘러 배난화의 뺨을 세차게 후려치며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 목격되었다.“천박한 년의 딸년이나 그 어미나 똑같이 천해 빠졌어.”배난화는 얻어맞은 뺨을 움켜쥐고 있었다.연지아는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올라 살기등등한 기세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안연청이 미처 상대가 누구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그녀의 뺨 위로 매운 손날이 날아들었다.안연청은 중심을 잃고 그대로 세면대 쪽으로 쓰러졌다.“연청아!”뒤따라 화장실로 들어오던 송정미가 이 광경을 보고는 안색이 급변했다.배난화를 부축하던 연지아가 고개를 들어 보니 지배인과 보안 요원 두 명을 대동한 귀티 나는 여자 한 명이 다급히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여자는 서둘러 다가가 제 딸을 부축하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외쳤다.“연청아!”송정미는 딸의 붉게 부어오른 뺨을 보자마자 불같이 화가 치밀었다. 금지옥엽 애지중지 키우며 쓴소리 한번 한 적 없는 딸이건만 감히 누군가에게 매질을 당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안연청은 억울한 듯 목이 메어 대답했다.“엄마, 저 여자야. 저 여자가 나 때렸어.”송정미가 고개를 들어 배난화와 연지아를 노려보았다. 잘 관리된 우아한 두 눈에는 오로지 분노만이 서려 있었다.“저년 당장 붙잡아!”그 말에 보안 요원들이 지체 없이 연지아를 제압하려 달려들었다.“당신들 뭐 하는 짓이야! 내 딸 몸에 손대지 마!”배난화는 연지아를 자기 뒤로 감추며 보안 요원들을 밀쳐냈고 연지아는 세면대 위에 놓여 있던 화분을 집어 들어 보안 요원들의 발밑으로 세차게 내던졌다.챙그랑.화분이 박살 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예상치 못한 파열음에 송정미와 안연청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보안 요원들도 당황하여 제자리에 얼어붙었지만 연지아는 멈추지 않고 꽃병을 집어 들며 다시 내던질 기세를 보였다.쾅!꽃병은 안연청과 송정미의 발치에 그대로 떨어졌다.“아악!”안연청은 기겁하며 비명을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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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배난화는 밀쳐질 때 넘어지면서 무릎을 다쳤던지라 그들 일행은 먼저 병원으로 향했다. 다들 낮에 술을 한잔한 터라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이동했다.배우진과 배난화, 그리고 연지아가 한 차에 탔고 성민우와 강현수가 다른 차에 올라탔다.“어머니,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배우진이 물었다.연지아 역시 배난화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아직 배난화와 안연청 사이에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배난화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입을 뗐다.“화장실에 갔다가 우연히 안연청을 만났어. 손을 씻고 물기를 털어내는데 실수로 그 애 팔에 좀 튀었나 봐. 그랬더니 내가 일부러 그랬다면서 막무가내로 달려들지 뭐니.”연지아의 안색이 싸늘하게 굳었다. 고작 그 하찮고 사소한 일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니. 안연청이 자신 때문에 일부러 배난화에게 모욕을 준 것이 분명했다.배우진의 표정도 몹시 험악해졌다.“시하랑 애들은요?”연지아가 물었다.“지금 다 집에 있어. 손재인이랑 진연 씨가 같이 있어 줄 거야.”배우진의 대답에 연지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병원에 도착했다.의사는 배난화를 검사한 뒤 약을 발라주었다. 큰 부상은 아니라 이틀 정도 쉬면 나을 정도였고 연지아 역시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약을 바른 뒤 두 사람 모두에게 바르는 연고를 처방해 주었다.진료실을 나오자 연지아는 강현수가 통화 중인 것을 보았다. 그가 전화를 끊기를 기다렸다가 연지아가 물었다.“송나겸 씨예요?”강현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지아 너랑 배 아주머니를 경찰서로 보낸 사람이 송 대표 어머니라는군. 송 대표가 개인적으로 정말 미안하다고 전해왔어.”연지아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참으로 지극한 효자이자 다정한 오빠네요.”이후 그들 일행은 웨스트 별장으로 돌아갔다. 사람들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연무현이 급히 다가와 배난화를 부축했다.“다들 괜찮은 거야?”배난화는 고개를 저었다.“에블린 이모!”성시하가 연지아를 향해 달려오자 연지아는 다가온 성시하를 맞이했다. 성시하는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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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성유원은 그 말을 듣고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방금 안연청에게서 이미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아이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질문을 던졌다.“시하야, 지금 뭐 하고 있어?”성시하가 대답했다.“에블린 이모가 방금 피아노 레슨 데려다줬어. 오늘은 에블린 이모네 엄마 생신이라고 했어.”성유원이 나지막이 대답했다.“그래, 그럼 시하는 일단 수업 잘 듣고 있어.”“그럼 에블린 이모가 괴롭힘당한 건 어떡해?”“아빠가 돌아가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 알았지?”성시하가 입술을 삐죽 내밀며 투덜거렸다.“응, 알았어. 그럼 아빠는 언제 와?”성유원이 말했다.“며칠 뒤면 갈 거야.”그 뒤로 부녀는 한동안 대화를 나누었고 성유원은 성시하를 잘 달래주었다.성시하의 피아노 수업은 2시 40분까지였던지라 연지아는 그 틈을 타서 헤리국 지사에서 보내온 관련 서류들을 검토했다.닌스의 모회사가 10억 달러에 인수되면서 닌스 산하의 모든 지분이 이전될 예정이었다. 인수 측은 해외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자본가 그룹으로 최대 주주는 외국의 전통 있는 가문 기업인 피크스 가문이었다.지분 구조의 변화는 어떤 기업에든 예의주시해야 할 사안이었으나 현재로서는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였다.그녀는 지난 분기의 재무 데이터도 함께 살폈다.같은 시각, 다른 곳에서는 재벌가 사모님들의 모임이 열리고 있는 별장 안에서 송정미가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사람들이 경찰서에서 풀려났다는 소식을 방금 막 전해 들은 참이었다.송나겸 측에서 경찰서에 미리 손을 써둔 덕분이었다.“나겸아, 너 지금 뭐 하는 거냐? 네 여동생이 그 여자한테 몇 번이나 괴롭힘을 당했는데. 연청이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어디 가서 이런 수모를 당한 적이 있었니?”송나겸이 대답했다.“어머니, 먼저 손을 댄 건 연청이에요. 일이 정말 커지면 연청이한테도 좋을 게 하나 없어요.”송정미가 싸늘하게 쏘아붙였다.“그년 신분이 뭐 대수라고? 그냥 성씨 가문에 빌붙어 보려는 여자일 뿐이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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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박아린은 성시하에게 집에 있는지 물으며 놀러 가겠다고 하자 성시하가 연지아를 바라보며 물었다.“에블린 이모, 그럼 나 먼저 집에 가도 돼요?”연지아는 흔쾌히 대답했다.“그럼 아연이도 같이 부를까?”“좋아요!”성시하가 신이 나서 대답했고 연지아는 곧바로 강진연에게 전화를 걸었다.디저트를 다 먹은 후 연지아는 성시하를 데리고 쇼핑몰을 나섰다.우현석이 차를 몰아 그들을 오션빌리지 별장으로 데려다주었다. 추민정이 박아린을 데리고 이미 별장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서로 마주치자 두 사람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추민정은 성시하가 연지아를 ‘에블린 이모’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두 사람이 모녀 사이임을 서로 확인한 줄 알았으나 분위기를 보니 아직인 듯했다. 의아하긴 했지만 그녀는 굳이 캐묻지 않고 모르는 척 넘어가 주었다.십여 분 뒤 강진연이 아연이를 데리고 도착했고 연지아는 박아린에게 아연이를 소개해 주었다.추민정은 강진연이 강현수의 친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처음 본 사이임에도 금세 공통된 화제로 수다를 떨며 친해졌다. 박아린은 두 동생을 데리고 층별로 오르내리며 신나게 놀았다.그사이 연지아와 추민정, 강진연은 뒷마당에 앉아 풍경을 감상하며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었다.어느덧 오후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연지아와 강진연은 다시 웨스트 별장 쪽으로 돌아가야 했다.박형주가 아내와 딸을 데리러 직접 찾아왔던지라 연지아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그렇게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누고 박형주는 가족들을 데리고 떠났다.그 뒷모습을 보며 강진연이 부러운 듯 감탄했다.“두 사람 금실이 정말 좋네. 저 박형주 씨는 딱 봐도 일등 신랑감이라니까.”연지아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우리 오빠도 만만치 않게 좋은 사람이야.”강진연은 그 말뜻을 알아차리고 생긋 웃으며 답했다.“그럼 내가 한 번 노력해 볼게.”이후 두 사람도 아이들을 데리고 차에 올라 자리를 떴다.그날 밤 연지아는 성시하를 데리고 웨스트 별장에서 묵기로 했다. 아이를 잘 달래 잠재운 뒤 연지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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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하지만 먼저 연지아가 선사한 강렬한 아름다움 탓인지 안연청의 등장은 상대적으로 그리 압도적이지 못했다.두 사람을 대조해 보자면 이러했다. 연지아가 오랜 시간 숙성되어 깊은 향을 품은 레드와인처럼 사람을 홀리는 성숙한 여인의 매력을 뿜어냈다면 안연청은 그저 달콤하고 싱그러운 소녀의 느낌에 가까워 뒷맛이 그리 길게 남지 않았다.연지아의 드레스 자락이 다소 길었던 탓에 강현수는 매너 있게 그녀의 발치에 늘어진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주었다. 안연청은 독기 서린 눈으로 그 여자의 뒷모습을 쏘아보았고 귓가에는 주변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은밀하게 들려왔다.“안씨 가문의 딸이 한눈에 반할 미인이라더니, 오늘 보니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네. 안연청이 완전히 밀리는데? 내가 남자라도 안연청이 아니라 연지아한테 더 끌리겠어.”“강 대표랑 같이 서 있으니 정말 선남선녀가 따로 없네. 오늘 또 얼마나 많은 여자 속이 뒤집어질까.” “성 대표에겐 안연청이 있고 강 대표도 임자가 생겼으니 저런 일등 신랑감들은 우리 같은 일반인 차례까진 안 오나 봐.”“성씨 가문에 둘째 아들도 있잖아. 성민우도 나쁘지 않으니 그쪽이라도 노력해 보든가.”“...”강현수 역시 업계에서 알아주는 미남이었다. 욕망이 들끓는 이 바닥에서 티 없이 맑고 고고함을 유지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그를 두고 결백한 군자이자 세상을 밝히는 명주라 칭송했다.수많은 여인이 그에게 마음을 바쳤으나 그는 마치 사랑이라는 감정이 없는 생물처럼 굴었다. 그런 그가 지금 한 여자에게 이토록 세심하고 지극정성인 모습을 보이니 고고하던 ‘얼음산의 꽃'도 결국 신단 아래로 내려온 셈이었다.그리고 그를 내려오게 만든 주인공은 이토록 아름답고 기품 넘치는 여인이었다.주변의 말들은 안연청에게 송곳이 되어 고막을 찔러댔다. 그녀는 불쾌감을 이기지 못해 옆으로 늘어뜨린 손가락으로 바닥을 꽉 움켜쥐었다.“연청아, 가자.”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연청은 급히 감정을 추스르며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입가에 억지 미소를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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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안연청 역시 연지아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노골적인 도발이 서려 있었다.“미안해요, 에블린 씨. 나도 이게 꽤 마음에 들어서요. 난 내가 좋아하는 건 원래 끝까지 싸워서 쟁취하는 편이거든요.”안연청이 그 말을 내뱉는 동안 곁에 앉은 성유원은 그저 묵묵히 와인잔을 기울일 뿐이었다. 깊고 수려한 그의 얼굴에는 좀처럼 읽을 수 없는 어두운 기운이 감돌았다.연지아는 덤덤한 표정으로 안연청을 응시하며 대꾸했다.“그래요? 그럼 각자 능력껏 해보죠.”두 사람이 말을 주고받는 사이 호가는 이미 세 차례를 거쳐 62억 원까지 치솟았다.안연청이 다시 번호판을 들더니 단숨에 질렀다.“100억!”그 기세는 마치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였다.장내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VIP석으로 쏠렸다. 이 주얼리 세트는 이제 다른 이들에겐 그림의 떡이 된 듯했다.연지아가 판을 들어 가격을 올렸다.“120억.”“...”중앙에 앉은 책임자는 양측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했다. 일촉즉발의 팽팽한 기싸움에 보는 이들의 신경마저 곤두설 지경이었다.이번 경매는 어느덧 두 여자의 자존심을 건 피 튀기는 전장이 되어 있었다.성유원과 강현수는 그저 곁에 앉아 그들의 경매 과정을 지켜보았다. 두 남자 모두 이를 묵인하고 부추기는 듯한 기색이었다.주얼리 세트의 가격은 순식간에 190억 원까지 뛰어올랐다.장내는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사람들은 마치 치열한 전쟁을 구경하듯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되어 저 제이드 주얼리를 차지할지 숨을 죽였다.안연청이 외쳤다.“220억!”안연청은 연지아가 올린 금액의 배를 부르며 받아쳤다. 연지아는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호가했다.“222억 2천만.”연지아가 올리는 금액 단위가 점점 낮아졌다. 연지아의 저 여유로운 태도에 안연청은 화가 치밀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 성유원을 쳐다보았다.성유원이 나직하고 부드럽게 말했다.“마음에 들면 계속해.”든든한 자신의 뒷배를 확인한 안연청은 주저 없이 60억 원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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