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가 되자.연지아는 성시하에게서 전화를 받았다.“엄마, 오늘 저녁에 나랑 아빠랑 같이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가서 밥 먹으면 안 돼요?”연지아가 말했다.“엄마는 안 갈게. 아직 할 일이 있어. 그러면 시하는 오늘 할머니 댁에서 자는 거야?”성시하가 대답했다.“네, 할머니 댁에서 잘 거예요.”“그래. 그러면 시하는 다녀와.”성시하는 다시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우리는 가족이에요. 엄마는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서 한 번도 밥을 먹은 적이 없잖아요. 시하가 오늘 할아버지랑 할머니한테 말해둘게요. 다음에는 엄마도 집에 초대해서 같이 밥 먹자고 할 거예요.”연지아는 성시하의 말을 듣고도 별다른 말은 하지 않고 짧게 대답했다.“응.”그날 퇴근한 뒤.연지아는 진설현에게서 전화를 받았다.“지아 씨, 오늘 저녁 시간 있어요? 같이 밥 먹을래요?”진설현은 전에도 두 번이나 연지아에게 만나자고 했지만, 정말 시간이 없어서 모두 거절했었다. 오늘은 야근하며 처리할 일도 없었기에 연지아는 약속을 받아들였다.한 호텔 안.진설현은 연지아에게 레드와인을 따라주며 말했다.“드디어 지아 씨랑 밥을 먹게 됐네요. 정말 많이 바쁜가 봐요. 저처럼 한가한 사람하고는 다르네요.”연지아는 와인 잔을 들어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한가하게 지내는 것도 사실 나쁘지 않죠.”진설현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옅게 떠올랐지만, 곧 사라졌다.두 사람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처음 지아 씨를 만났을 때는 정말 운성 대표의 아내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진설현이 감탄하듯 말했다.당시 연지아는 살이 많이 찐 몸으로 배까지 불러 있었다. 임신한 탓에 얼굴에는 기미도 올라와 있었다. 누가 봐도 연지아가 성유원처럼 빼어나게 잘생긴 남자의 아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진설현이 성유원을 알게 된 것은 온씨 가문에 시집간 뒤였다. 남편을 따라 한 유명 인사가 주최한 파티에 참석했다가 멀리서 한 번 본 적이 있었다.성유원이 나타나는 곳은 언제나 사람들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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