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Chapter 811 - Chapter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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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화

연지아는 손을 뻗어 성유원의 손에 들린 책을 받아 들었다. 예전에 공부할 때 이 책은 몇 번이나 펼쳐 읽었는지 모를 정도였다. 그녀는 책장을 펼쳐 한 페이지를 읽기 시작했다.성유원은 몸을 돌려 책상 앞으로 돌아가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고요한 서재 안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성유원은 업무 하나를 처리한 뒤 고개를 들어 소파에 앉아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손에 든 책을 진지하게 읽고 있었다.여자는 독서에 완전히 몰입해 남자의 시선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성유원은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한 시간 반이 지나도록 손에 잡고 있던 업무 대부분을 처리한 성유원은 손을 들어 미간을 꾹 눌렀다. 그런데도 연지아는 여전히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완전히 책에 빠져든 모습이었다.성유원은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그가 온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가 손에 들고 있던 책이 빼앗기자 그제야 뒤늦게 눈을 들어 앞에 선 남자를 바라보았다.남자가 짓궂은 말투로 말했다.“제법 공부를 좋아하네.”연지아가 말했다.“책 줘.”성유원은 그녀가 어디까지 읽었는지 확인한 뒤 그 페이지에 책갈피를 끼웠다.“내일 다시 읽어. 일찍 자.”“잠이 안 와.”“그럼 침대에 누워서 더 읽어.”연지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손에서 책을 받아 들고 몸을 돌려 문밖으로 향했다.성유원은 아직 처리하지 못한 업무가 있었기에 그녀를 따라 나가지 않고 그녀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그가 손에 남은 업무를 모두 처리했을 때는 이미 밤 12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성유원이 침실로 돌아왔을 때 연지아는 여전히 침대에 기대어 책을 읽고 있었다. 성유원은 다가가 그녀의 손에 들린 책을 빼앗았다.“됐어. 너무 늦었어. 누워서 쉬고 자.”연지아가 말했다.“다 못 읽으면 잠이 안 와.”성유원은 손에 든 책을 바라보았다. 벌써 48회까지 읽은 상태였다.“내일 아침에 성시하 유치원도 데려다줘야 하잖아. 그때 못 일어나면 어떡하려고.”성유원은 책을 소파 위에 가져다 놓은 뒤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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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성유원은 회사에 도착했다. 오전에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온 그는 책상 위에 놓인 이혼 합의서를 보았다. 그 위에는 연지아가 찍은 지장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그가 사람을 시켜 송산 팰리스에서 가져오게 한 것이었다.그때 이서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성유원, 이 일은 노설윤과 아무 상관 없어. 내가 그렇게 하라고 시킨 거야. 너와 연지아 사이의 일에도 엄마는 더 이상 관여하지 않을게. 어차피 네가 알아서 해. 하지만 우리는 네가 상처받는 건 절대 보고 싶지 않아.”마지막으로 갈수록 목소리에는 어쩔 수 없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성유원은 이서연의 전화를 끊은 뒤 노설윤을 사무실로 불렀다.“성 대표님.”노설윤은 평소처럼 공손하게 대답했으나 성유원은 눈을 들지 않은 채 차갑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왜 노설윤 씨를 불렀는지 알아요?”노설윤은 옆으로 늘어뜨린 손가락에 힘을 주며 고개를 숙였다.“짐작하고 있습니다.”말이 끝나자 성유원의 손동작이 멈췄다. 그는 고개를 들어 노설윤을 바라보았고 검은 눈동자는 차갑고 날카로웠다.“그럼 어디 한번 말해봐요.”노설윤은 남자와 시선이 마주친 순간 목이 조여 오는 듯 숨이 막혔다. 그녀는 속으로 조용히 숨을 내쉬고 대답했다.“성 대표님의 물건에 손을 대면 안 됐습니다. 어떤 처벌이든 받겠습니다.”성유원이 말했다.“그럼 말해봐요. 노설윤 씨는 누군가 시켜서 한 건지, 아니면 혼자 남몰래 품고 있던 속셈이 있었던 건지.”순간 노설윤은 온몸의 신경이 팽팽하게 긴장했다. 자신의 속마음이 그의 앞에서는 모두 낱낱이 드러나는 것만 같았던지라 손끝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힘을 주며 그녀가 말했다.“저와 에블린은 레뉴에서 유학할 때 둘 다 마이클 교수님의 제자였습니다. 마이클 교수님은 제 앞에서 자주 에블린 이야기를 하셨지만 저는 제가 에블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단지 에블린이 저보다 먼저 마이클 교수님의 제자가 되어 몇 년 더 경험을 쌓았을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에블린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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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그러자 주민우는 깜짝 놀랐다.노설윤과 거의 반년 동안 함께 일하면서 그는 그녀가 극도로 자존심이 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늘 남들보다 자신이 한 수 위라는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그녀의 업무 능력이 뛰어난 것만큼은 사실이었다.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다.그런 그녀를 행정부로 보내는 것은 직접 해고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큰 굴욕으로 느껴질 터였다.주민우는 감히 이유를 더 묻지 못하고 대답했다.“네.”주민우가 나간 뒤 성유원은 시간을 확인하고 휴대전화를 꺼내 연지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는 두 번 울리자마자 바로 끊겼다.그는 끊긴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보다가 깊게 숨을 내쉬고 휴대전화를 한쪽에 내려놓았다.강진연은 연지아가 전화를 끊는 모습을 보며 대략 누구에게서 온 전화인지 짐작했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연지아에게 민감한 사람이나 일이 관련되지 않는다면 평소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그래서 강진연은 그녀와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혹시라도 자극할까 조심스러워했다.연지아가 어찌 그녀의 이상한 태도를 눈치채지 못했을까. 그녀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하고 싶은 말 있으면 그냥 편하게 해도 돼.”강진연이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그럼 나는 지금 지아야, 그저 네가 하루빨리 괜찮아졌으면 좋겠어.”연지아는 따뜻하게 웃었다.“그럴 거야.”두 사람은 오전 내내 쇼핑을 했다. 연지아는 주로 성시하에게 입힐 옷 몇 벌과 인형을 샀고 점심은 쇼핑몰 안에서 먹었다.그때 연지아에게 강현수의 전화가 걸려왔다.“지아야, 오늘 저녁 시간 돼? 박대훈 어르신께서 우리를 집으로 불러 저녁을 먹자고 하셨어.”연지아는 한동안 박대훈 쪽과 연락하지 않았던 터였던지라 그녀는 거절하지 않고 대답했다.“좋아요.”점심을 먹은 뒤에도 연지아와 강진연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마침 최근 개봉한 코미디 영화가 있었다.영화는 전체적으로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였고 상영관 안에는 즐거운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연지아도 참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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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연지아는 오션빌리지로 돌아왔을 때 이미 밤 8시 반이었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성시하의 신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왔어요.”성유원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전체적인 상태가 꽤 평온해 보였다.“왔어.”연지아는 그를 한 번 바라본 뒤 가볍게 대답했다.“응.”도우미가 따뜻하게 데워둔 약을 가져왔다. 연지아는 약을 마셨다. 며칠째 계속 한약을 먹고 있었지만 여전히 마실 때마다 속이 불편했다.성시하는 얼른 엄마에게 사탕 하나를 건넸다. 그리고 오늘 연지아가 박씨 가문에 다녀온 일에 대해서 성유원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그렇게 다음 일주일이 흘렀다.연지아는 오션빌리지에서 지내며 정해진 시간에 맞춰 약을 먹고 치료를 받았다. 성시하를 등하원시키고 별일이 없을 때는 집에서 책을 읽으며 바깥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조금씩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오늘도 택배가 한 무더기 도착했다. 이번에는 해외에서 보내온 신선한 해산물이었다. 바다에서 잡아 이곳까지 보내는 데 24시간도 채 걸리지 않은 듯했고 그 밖에도 각종 보양식품과 초콜릿과 사탕, 아이들이 먹을 간식까지 다양하게 들어 있었다.연지아는 택배를 뜯은 뒤 전화를 걸었다.회의 중이던 송나겸이 전화를 받았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전화를 끊은 뒤 메시지를 보내왔다.[연지아: 오빠, 다음부터는 조금만 보내. 이렇게 많으면 다 못 먹어.][송나겸: 응, 그럼 네가 다 먹고 나서 또 보내줄게.][연지아: 오빠는 거기 언제쯤 일이 끝나?]이전 연지아의 상태를 송나겸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연지아를 만나는 것조차 더욱 조심스러웠다. 혹시라도 그녀에게 자극이 될까 봐 일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미루고 있을 뿐이었다.[송나겸: 아마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아. 아무튼 미리 말해둘게. 요즘 몸은 좀 괜찮아졌어?][연지아: 나 지금은 괜찮아.][송나겸: 지아, 네가 하고 싶은 건 뭐든 해. 오빠는 언제나 네 편이야. 무슨 일이든 오빠한테 말만 해. 오빠가 해결해줄게. 혼자 마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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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안연청과 조정혁의 약혼식이었다.연지아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초대장을 아무렇게나 커피 테이블 위에 던져둔 뒤, 다시 책을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다.성유원은 저녁 7시에 퇴근해 집으로 돌아왔다. 최근 며칠 동안 그는 꽤 일찍 귀가했고, 저녁도 대부분 집에서 먹었다.저녁 식사 중 성유원은 식탁 위에 놓인 해산물을 바라보며 물었다.“누가 보낸 거야?”연지아는 갑오징어 만두 하나를 집어 성시하의 그릇에 놓아주며 대답했다.“오빠가 보내왔어.”성유원이 되물었다.“네 오빠?”연지아가 말했다.“친오빠가.”성시하도 따라 말했다.“외삼촌이 나한테 맛있는 것도 많이 보내줬어. 선물도 보내줬고.”성유원은 다정하게 웃었다.“그럼 외삼촌 만나면 꼭 고맙다고 인사해야겠다.”“근데 언제 외삼촌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엄마가 외삼촌은 많이 바쁘대.”“외삼촌이 바쁘지 않을 때 만나면 되지.”성시하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득 작은 눈썹을 찌푸리며 엄마를 바라보았다.“엄마, 그럼 나 외삼촌이 두 명인 거예요? 그럼 두 외삼촌을 어떻게 불러야 해요?”연지아는 성시하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설명했다.“큰외삼촌이랑 작은외삼촌이라고 부르면 돼.”“그럼 누가 큰외삼촌이고 누가 작은외삼촌이에요?”연지아는 오빠와 배우진의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 것 같았지만 정확히는 알지 못했다. 나중에 직접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저녁 식사 후 세 사람은 거실로 가 연지아와 성유원이 성시하와 함께 TV를 보았다.성유원은 커피 테이블 위에 놓인 초대장을 발견하고 집어 들었다. 초대장을 한 번 살펴보았지만 잘생긴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의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다.연지아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오늘 온 거야.”성유원은 초대장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연지아를 돌아보았다.“내일 주말이니까 성시하 데리고 캠핑 가자.”연지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성시하가 신나서 손뼉을 쳤다.“좋아! 캠핑 가서 연도 날릴래.”연지아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성시하가 잠든 뒤 연지아는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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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어느덧 밤 11시가 가까워졌다.성유원은 일을 마치고 침실로 돌아왔다.연지아는 아직 잠들지 않은 채 손에 든 책을 계속 넘겨보고 있었다. 문이 열린 소리를 듣지 못한 사람처럼 고개도 들지 않았다.성유원은 앞으로 다가가 침대 가장자리에 앉더니 그녀의 손에서 책을 그대로 빼앗았다.그제야 연지아가 고개를 들어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이렇게 늦었는데도 안 자고 있었어? 나 기다렸어?”연지아가 말했다.“혼자 착각도 잘하네.”성유원은 낮게 웃으며 손을 뻗어 연지아의 손을 잡았다. 눈빛이 깊어졌다.“잠이 안 오면 다른 거라도 할까?”연지아는 자신의 손을 빼내고 그대로 누워 자려고 했다.하지만 미처 눕기도 전에 성유원이 갑자기 그녀를 덮고 있던 이불을 걷어냈다.연지아는 깜짝 놀랐다.성유원은 곧장 그녀를 안아 올렸다.연지아는 눈을 크게 뜨고 남자를 바라보며 목소리를 낮췄다.“성유원, 뭐 하는 거야?”성유원은 그녀를 안고 문밖으로 걸어갔다.“시하 자는 데 방해하면 안 되잖아.”성시하는 그때 침대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성유원은 연지아를 안고 옆방으로 들어갔다.“성유원... 읏!”남자는 강한 힘으로 연지아를 침대에 눕혔다. 낮고 쉰 듯한 목소리가 귓가에 내려앉았다.“몸에 힘 빼. 무서워하지 마. 천천히 할게.”연지아가 두려움과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하려는 듯, 이후 성유원의 움직임은 줄곧 조심스럽고 부드러웠다.그녀의 반응을 살피며 몸이 천천히 익숙해지도록 맞춰갔다.어차피 한 번으로 끝날 일은 아니었다.한 시간 뒤.성유원은 온몸에 힘이 빠진 연지아를 안고 다시 침실로 돌아와 성시하 옆에 눕혔다.다음 날.연지아가 몽롱한 정신으로 눈을 떴을 때.성시하가 얌전히 자신의 품 안에 파고들어 있었다.맑고 반짝이는 큰 눈으로 깜빡이지도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연지아가 깨어난 것을 본 성시하는 곧바로 가까이 다가와 볼에 쪽 입을 맞췄다.“엄마, 좋은 아침.”연지아의 흐릿했던 정신이 조금씩 맑아졌다.품 안의 성시하를 바라보며 저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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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평범한 사람들이 보는 것은 그저 이번 약혼식의 화려함과 호화로움뿐이었다.사람들은 재벌가끼리의 혼사를 부러워했다.연지아는 집에서 그 일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요즘 연지아가 매일 하는 일이라고는 성시하의 등하교를 챙기는 것뿐이었다.별일이 없을 때는 집에서 책을 읽거나, 박씨 가문에 가서 박대훈과 함께 글씨를 쓰고 바둑을 두며 시간을 보냈다.전체적인 상태는 평소와 다를 것이 없었다.바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연지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듯했다.강진연도 종종 오션 빌리지에 와서 연지아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시간이 되면 두 사람은 함께 성시하를 데리러 갔다.강진연 역시 조정혁과 안연청의 약혼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꺼내지 않았다.자신도, 강현수도 청첩장을 받았다.성유원 역시 분명 받았을 것이다.하지만 연지아가 먼저 말하지 않는 이상, 강진연도 굳이 그런 불쾌한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았다.어차피 연지아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었다.그날.연지아는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성민우가 그녀를 보러 왔다.“민우야.”성민우는 연지아를 위아래로 살펴보았다.지금 상태가 꽤 괜찮아 보이자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너 보러 왔어. 요즘은 좀 어때?”“괜찮아. 너는?”연지아는 문득 한 가지 일이 떠올라 물었다.“맞선은 어땠어?”성민우는 박은희가 마련한 맞선에 나갔다.상대는 진씨 가문의 아가씨 진심원이었다.말투나 행동만 봐도 명문가에서 곱게 키운 아가씨라는 게 느껴졌다.처음 본 순간부터 세상 물정과는 동떨어진 듯한 분위기가 있었다.단정하고 우아하며 아름다웠지만, 동시에 가문의 규율 속에서 철저하게 길러진 사람처럼 보였다.개인의 행동 하나하나에도 조금의 흐트러짐도 허용하지 않는 듯했다.간단히 이야기를 나눠본 뒤.두 사람은 서로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았다.하지만 둘 다 사리를 잘 아는 사람이었다.좋은 협력 관계 정도는 유지할 수 있었다.그래서 두 사람은 집안의 압박에 대응하고, 이후 또 다른 맞선 상대를 계속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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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주변에서는 날카로운 경적과 비명이 끊임없이 뒤섞여 울렸다.연지아가 다시 눈을 떴을 때.코끝에는 소독약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연지아는 떨리는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가장 먼저 보인 것은 새하얀 천장이었다.한동안 멍하니 누워 있던 연지아는 머리가 심하게 어지럽고 아픈 것을 느꼈다.한참 뒤에야 기억이 떠올랐다.교차로를 지나던 순간 트럭 한 대가 갑자기 돌진해왔고, 자신의 머리가 차 문 유리에 세게 부딪힌 뒤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그때.병실 문이 열렸다.성유원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침대 앞으로 다가온 그는 이미 깨어난 연지아를 보고 목소리를 낮췄다.“어디 불편한 데 있어?”연지아는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머리 아파.”성유원이 말했다.“의사 말로는 머리에 충격을 받아서 뇌진탕 증상이 있대. 두통이나 어지럼증은 정상적인 반응이고, 며칠 입원해서 지켜봐야 해.”연지아가 물었다.“교통사고는 어떻게 된 거야? 기사님은?”“아직 조사 중이야. 내가 처리할 테니까 너는 푹 쉬어. 기사님은 부상이 좀 심해서 아직 중환자실에 있어.”차량이 충돌했을 때 운전기사도 큰 충격을 받았지만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폭발 직전 마지막 순간에 차에서 빠져나오기는 했지만, 다리를 다쳐 멀리 도망가지 못했다.결국 폭발에 휩쓸려 부상을 입었다.트럭 운전기사는 그대로 불길에 휩싸여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됐다.현재 신원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었다.성유원이 연지아를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민우가 너를 구했어.”그 말을 듣자.연지아는 깜짝 놀랐다.감정이 순간적으로 격해지면서 머리에 통증이 몰려왔다.연지아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성유원이 말했다.“민우는 괜찮아. 걱정하지 마.”“병원에 있어?”“응. 이미 깨어났고 지금 쉬고 있어. 큰어머니가 곁에 계셔.”성민우가 괜찮다는 말을 듣고서야 연지아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시하는?”“네가 다쳤다는 건 시하한테 말 안 했어. 집에 돌봐주는 사람도 있고. 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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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성유원은 송나겸을 돌아보았다.“나는 그냥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상상하는 걸 싫어할 뿐이야.”송나겸은 차갑게 웃고 시선을 거두었다.성유원이 말했다.“이번 일은 내가 끝까지 철저하게 조사할 거야. 앞으로는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할 테고. 지아 쪽은 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너는 네가 하고 싶은 일이나 제대로 해.”“...”성유원은 병실로 돌아왔다.연지아는 이미 식사를 마친 상태였고, 도우미의 부축을 받으며 화장실에서 나오고 있었다.성유원은 성큼성큼 다가가 허리를 숙이고 그녀를 안아 올렸다.병상 앞까지 데려가 눕힌 뒤 이불을 끌어 올려 덮어주었다.“푹 쉬어.”도우미는 물건을 정리한 뒤 병실을 나갔다.성유원은 병실 조명을 어둡게 조절하고 소파에 앉아 노트북을 보았다.병실 안은 조용했다.다음 날.배난화와 연무현 일행은 아침 일찍 병원에 도착했다.의사는 한창 연지아의 상태를 검사하고 있었다.병실 밖.성유원은 두 사람에게 미리 당부했다.“지금은 조용히 쉬어야 합니다. 너무 시끄럽게 하지 마세요.”연무현의 얼굴빛이 달라졌다.배난화 역시 그 말을 듣자 마음이 편치 않았다.“지아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는 나도 알아.”성유원이 말했다.“알고 계시면 됐습니다.”검사를 마친 의사가 병실에서 나왔다.성유원을 바라보며 공손하게 말했다.“사모님은 어제보다 상태가 많이 좋아졌습니다.”성유원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배난화와 연무현, 배우진은 차례로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연지아가 별다른 문제 없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세 사람 모두 안심했다.성유원은 성민우가 있는 병실로 향했다.간호사가 마침 그의 등에 약을 갈아주고 있었다.등에는 넓은 부위에 화상을 입은 흔적이 있었다.다행히 당시 위험 지역에서 제때 벗어난 덕분에 더 심한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그래도 회복하려면 꽤 시간이 걸릴 듯했다.간호사가 약을 다 바른 뒤 성유원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간호 카트를 밀며 병실을 나갔다.성유원이 다가가 물었다.“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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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연지아는 이틀 동안 입원했다.배난화는 병원에 남아 연지아를 돌봤다.성유원은 도우미에게 매일 병실로 식사를 보내게 했다.그리고 매일 저녁 퇴근한 뒤 병원에 들러 연지아를 보러 왔지만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성시하는 아직까지 연지아가 입원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래서 성유원도 결국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그날 아침.강현수가 병원에 찾아왔다.이틀 동안 치료를 받은 덕분에 연지아는 이제 큰 문제가 없었다.이마의 상처도 점점 아물고 있었고, 내일이면 퇴원해서 집에서 쉬어도 됐다.교통사고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강현수도 연지아에게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았다.지금 연지아는 어떤 일이나 문제에도 관심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심지어 자신의 안전과 관련된 일조차 마찬가지였다.강현수가 진지하게 당부했다.“몸 잘 챙겨야 해. 네가 스스로 잘 돌봐야지.”연지아는 옅게 웃으며 대답했다.“알아요.”“...”강현수는 병실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마지막으로 몇 마디 당부한 뒤 병실을 나갔다.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던 중.맞은편에서 진심원이 걸어왔다.강현수를 본 진심원은 온화하게 미소 지으며 인사했다.“강 대표님.”강현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안녕하세요.”두 사람은 간단히 몇 마디 인사를 나눴다.그 뒤 강현수는 그대로 떠났다.진심원은 그 자리에 서서 성큼성큼 멀어지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연지아가 병원에서 쉬던 이틀 동안.바깥 상황은 전혀 평온하지 않았다.특히 안연청과 조정혁의 약혼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명한 그룹의 안씨 가문과 송나겸 사이의 내부 다툼은 갈수록 격해지고 있었다.명한 그룹 측에서는 이미 잇따라 여러 건의 소송 사실을 강경하게 공고했다.여러 회사의 실질적인 경영권과 지분 협약 문제가 얽혀 있었다.그 영향은 곧바로 회사 주가와 전체 시장에까지 미쳤다.경제 뉴스에서도 계속해서 관련 상황을 추적 보도했다.이제 안씨 가문과 송나겸 측은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체면마저 완전히 벗어던진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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