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Chapter 861 - Chapter 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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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1화

역시 뛰어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을 존중했다. 오히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이 유난히 오만하고 무지했다. 그저 부럽고 또 부러웠다.시간이 얼추 되자 두 사람은 호텔로 돌아왔다.오늘은 정말 너무 피곤했다.연지아는 씻고 정리한 뒤 침대에 누웠다. 유난히 피곤했던 그녀는 잠들기 전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확인했다.오전에 성시하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오늘 놀러 간다고 말했더니 성시하는 풍경 사진을 보고 싶다고 했다.연지아는 촬영한 공연 영상과 풍경 사진을 단체 채팅방에 올렸다.이 시간이면 성시하는 이미 잠들었을 터였다. 연지아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잠들려던 순간 성유원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연지아는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성유원이 물었다.“오늘 누구랑 놀러 갔어?”숨길 것도 없었던 연지아는 솔직하게 대답했다.“교수님이랑 같이 갔어.”성유원이 물었다.“둘만 간 거야?”남자의 말투에서는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던지라 연지아가 짧게 대답했다.“응. 재인 선배가 몸이 안 좋아서.”성유원이 물었다.“아직 집에 안 갔어?”연지아가 대답했다.“오늘은 호텔에서 자고 내일 저녁에 돌아갈 거야.”성유원이 물었다.“강현수는 주성시에 얼마나 머무른대?”연지아가 대답했다.“잘 모르겠어. 본인 업무 일정에 따라 달라지겠지.”말이 끝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연지아는 휴대전화를 든 채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자 말했다.“다른 용건 없으면 먼저 끊을게. 이제 쉬어야겠어.”“그래, 일찍 쉬어.”전화가 끊겼다.연지아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화면을 한 번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휴대전화를 침대 옆 탁자에 올려놓고 불을 끈 뒤 잠을 청했다.오늘 너무 피곤했던 탓인지 모처럼 금세 잠들었다.태평양 건너편에서 성유원은 통유리창 앞에 서서 창밖에 늘어선 고층 빌딩을 바라보고 있었다. 잘생긴 얼굴에는 어두운 기색이 드리워져 있었다.그는 몸을 돌려 책상 앞으로 돌아간 뒤 성시하의 건강검진 결과지를 집어 들어 살펴보았다.오늘 성시하가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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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연지아와 강현수는 시내로 돌아왔다.연지아는 너무 피곤해서 그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가지 않았다. 강현수는 그녀를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 데려다주었다.송나겸은 이미 입구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차가 멈추자 송나겸은 먼저 다가가 연지아 쪽의 차 문을 열어 주었고 연지아는 차에서 내렸다.송나겸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재미있었어?”연지아는 눈을 들어 그를 한 번 바라보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차 트렁크로 향했다. 강현수는 트렁크에서 산 물건들을 꺼냈다. 무겁지 않은 봉투 세 개에 특산품과 작은 기념품, 먹을거리가 들어 있었다.연지아는 봉투를 들고 강현수에게 인사한 뒤 몸을 돌려 곧장 아파트 단지 안으로 걸어갔다.강현수는 송나겸을 바라보며 말했다.“지아가 피곤해하니 들어가서 쉬게 둬요.”송나겸은 시선을 거두고 짧게 대답했다. 그러고는 차에 올라탔다.송나겸은 차 안에 놓인 작은 물건을 발견하고 손에 들어 만지작거리며 물었다.“방금 산 건가요?”강현수가 대답했다.“지아가 산 거예요.”송나겸은 작은 물건을 원래 자리에 돌려놓았다. 입꼬리를 살짝 올린 뒤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위층으로 올라가 집에 들어서자 도우미가 황급히 연지아의 손에 들린 물건을 받아 주었다.손재인은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연지아를 발견한 그녀가 물었다.“왔어요? 재미있었어요?”연지아는 다가가 소파에 앉으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재미있었어요. 다만 너무 피곤하네요.”도우미는 물건을 거실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뭘 이렇게 샀어요?”연지아는 봉투 속 물건을 모두 꺼냈다. 장식품과 작은 인형, 냉장고 자석 등 하나같이 정교하고 예뻤으며 모두 현지의 특색을 살려 만든 물건이었다.“이렇게 많이 샀어요?”연지아는 부채 하나를 집어 들었다.“예쁘잖아요. 나도 모르게 많이 샀네요. 마음에 드는 거 있어요? 아무거나 골라요.”손재인이 말했다.“그럼 사양하지 않을게요.”손재인은 몇 개를 골랐다.연지아는 남은 것들을 전에 샀던 커다란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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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화

똑똑똑.“지아야!”손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연지아는 마지막으로 성유원에게 메시지 하나를 보낸 뒤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손재인은 연지아를 깨우러 왔다. 오늘 아침 일찍 회의가 있어 미리 가야 했다.준비를 마친 뒤 시간이 촉박해지자 설민성이 차로 두 사람을 회사까지 데려다주었다.아침 회의는 열 시에 시작될 예정이었기에 연지아는 먼저 사무실에 들렀다. 가는 내내 사람들이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연지아를 바라보는 눈에는 분명 묘한 기색이 어려 있었다.연지아는 인사에 답하면서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사무실에 도착한 그녀는 주변을 정리하고 잠시 컴퓨터로 이메일을 처리했다.이쪽 지사에서는 딱히 할 일이 없었던 손재인은 연지아에게 가져다주려고 탕비실로 커피를 타러 갔다.탕비실에 들어서기도 전에 안에서 대화 소리가 들렸다.“대표님이 에블린 씨랑 사귀는 거 아니에요? 영상을 보면 두 사람 데이트 중이잖아요.”“그런데 에블린 씨는 운성 그룹 사모님 아니에요? 대표님이 어떻게 에블린과 사귀겠어요.”“혹시 이미 이혼한 거 아닐까요?”“말도 안 돼요. 운성 그룹에서 공개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이혼했겠어요.”“설마 대표님이 불륜을 저지른 건 아니겠죠? 사랑을 위해 기꺼이...”“에블린 씨처럼 절세미인이니까 대표님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거겠죠!”“그래도 듣기로는 운성 그룹 성 대표님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잘생겼대요.”“잘생긴 남자는 많을수록 좋잖아요. 내 곁에 저렇게 잘생긴 남자들이 있다면 난 다 가질 거예요.”“...”여직원 몇 명이 열띤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표가 지사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워낙 대단한 미남이라는 소문은 전부터 들었지만 실제로 만나 보니 성숙한 남자의 매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있었다.다만 누구도 가까이하지 못하게 하는 기세는 두려울 정도였다.그런데 영상 속에서 사적으로는 그토록 다정한 모습을 보이니 그저 부러울 뿐이었다.“무슨 영상인데 다들 어디서 본 거예요?”손재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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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손재인은 책상 앞으로 다가가 손에 들고 있던 것을 강현수에게 내밀었다.강현수가 받아서 다시 눌러 보았지만 영상은 이미 재생되지 않았다.“무슨 영상이야?”손재인은 의아해하며 다시 받아 눌러 보았으나 영상은 이미 내려간 상태였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볼 수 있었으니 불과 몇 초 전에 내려간 듯했다.“어라, 방금 누군가 처리했나 봐요. 어제 선배님이 지아 씨와 놀러 갔다가 촬영한 인터뷰 영상이에요. 문화관광 공식 계정에 올라왔는데 좋아요가 몇만 개였으니 조회 수도 적지 않았을 거예요.”문화관광 공식 계정의 다른 영상들은 좋아요가 수십 개에 불과했지만 방금 그 영상만 큰 화제를 모았다.강현수가 물었다.“댓글은 어땠어?”“나쁜 댓글은 없었어요. 당연히 잘 어울리는 선남선녀라며 부러워하는 내용이었죠. 그래도 지아 씨는 아직 이혼하지 않았잖아요.”강현수의 마음을 그들이 모를 리 없었다.‘휴!’다만 그가 좋은 결과를 얻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그런데 솔직히 성유원이 끝까지 이혼하지 않겠다고 버티면 선배님은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언제까지고 이렇게 지아 씨의 수호자만 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강현수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근무 시간이야. 내가 정말 그렇게 만만해 보여?”손재인은 어깨를 으쓱했다.“걱정돼서 그러는 건데, 사람 성의를 몰라주네요!”“그렇게 한가하면 내일 맞선이나 보러 가.”손재인은 몸을 돌려 곧장 나갔다. 연지아의 사무실로 가 보니 그녀는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손재인은 커피를 앞에 내밀었다.“오늘 일이 그렇게 바빠요?”연지아는 눈을 들어 손재인을 바라보았다.“고마워요. 난 괜찮아요. 오히려 선배가 한가해 보이는데요.”손재인은 이곳에서 할 일이 없었다. 그저 강현수의 출장을 따라 놀러 온 것이나 다름없었다.손재인은 웃으며 책상에 비스듬히 기대었다.“강 대표님이 모처럼 자비를 베풀어서 나도 여기서 좀 쉬게 해 주셨죠.”연지아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앞에 놓인 서류 뭉치를 그녀에게 내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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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연지아가 말했다.“아니에요. 시하가 몸이 안 좋아서 해성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대요.”강현수가 물었다.“많이 심각해?”연지아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지금은 병원에서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데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강현수는 걱정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해성시에 가서 보고 와. 여기 일은 손재인에게 맡기면 돼.”연지아는 강현수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알았어요.”연지아는 곧바로 오후 세 시에 해성시로 출발하는 가장 빠른 비행기 표를 샀다.“가는 길 조심하고, 도착하면 연락해.”“네.”연지아는 차에 올랐다.설민성이 차로 그녀를 공항까지 데려다주었다.연지아가 떠난 뒤 강현수는 송나겸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송나겸이 대답했다.“그래요, 알았어요.”송나겸은 지금까지도 성유원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의 비서에게 전화해 물어본 뒤에야 성유원이 현재 귀국하는 비행기에 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연지아가 해성시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 여섯 시였다.강현수가 미리 병원 관계자에게 연락해 두어 연지아를 성시하의 병실까지 안내하게 했다. 연지아가 혼자 성시하를 찾아왔다면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연지아는 입원 병동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팔 층에 도착했다. 병실로 바로 가지 않고 먼저 담당 의사의 사무실을 찾아가 성시하의 상태를 물었다.상태를 모두 확인한 뒤 의사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나와 성시하가 있는 병실로 향했다.803호 병실 문이 갑자기 열리고 정장 차림의 여성이 안에서 나왔다. 여성은 연지아를 보자마자 알아보았다.그녀는 앞으로 다가가 손을 뻗어 막았다.“연지아 씨.”연지아는 눈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서연의 개인 비서가 분명했다.“사모님께서 안에서 시하 아가씨와 함께 계십니다. 연지아 씨께서는 시하 아가씨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여성의 태도에는 상대를 내려다보는 듯한 오만함이 묻어났다.연지아는 무심하게 시선을 거두고 그녀를 상대하지 않은 채 곧장 앞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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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6화

연지아는 성시하를 꼭 끌어안았다. 그제야 긴장했던 마음이 놓였다.연지아는 성시하를 놓아주고 아이의 작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아팠는데 왜 엄마한테 말하지 않았어?”성시하는 엄마를 바라보며 웅얼거렸다.“시하는 엄마가 걱정하는 게 싫었어요.”연지아는 아이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시하와 연락이 안 되니까 엄마가 더 걱정했잖아.”성시하가 사과했다.“그럼 엄마, 미안해요.”연지아는 성시하가 불안해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순간 가슴에 견디기 힘든 쓰라림이 밀려들어 목소리가 저도 모르게 잠겼다.“시하는 엄마한테 미안할 것 없어.”“...”성유원은 곁에 서서 두 모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이서연의 안색은 유난히 좋지 않았다.“아빠.”성유원은 손을 뻗어 딸을 안아 들었다.“괜찮다니 다행이야. 저녁에는 뭘 먹었어?”성시하는 아빠에게 하나하나 이야기해 주었다.“아빠랑 엄마는 밥 먹었어?”성유원은 연지아를 한 번 바라보았고 연지아도 그를 보고 있었다. 성유원은 성시하를 내려놓은 뒤 이서연에게 말했다.“어머니, 먼저 시하 옷 좀 갈아입혀 주세요. 저희가 시하를 데리고 저녁을 먹고 다시 올게요.”이서연은 아들을 한 번 바라보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성시하의 옷을 갈아입혀 주며 당부했다.“시하를 꼭 다시 데려와.”“네.”성시하는 손을 흔들며 할머니에게 인사했다.성유원은 성시하를 안고 병실을 나갔고 연지아도 뒤따라 문밖으로 나갔다. 병원에서 나와 차에 올라탄 뒤 성유원이 연지아에게 물었다.“뭐 먹고 싶어?”연지아가 대답했다.“아무거나 괜찮아.”세 사람은 결국 호텔 안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음식을 주문한 뒤 성유원은 성시하에게 작은 케이크 하나를 주문해 주었다.“저녁 먹었으니까 조금만 먹어.”성시하는 두 다리를 흔들며 고개를 끄덕였다.“응.”아빠와 엄마가 곁에 있어 주자 아이의 작은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아빠, 돌아와서도 또 출장 가야 해?”성시하가 물었다.성유원은 짧게 대답한 뒤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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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7화

여자는 카메라를 받아 사진을 확인하고 서둘러 감사 인사를 건넸다.“고맙습니다. 정말 잘 찍어 주셨어요.”“별말씀을요.”연지아가 돌아가려던 순간 여자가 갑자기 말했다.“제가 가족사진을 한 장 찍어 드릴까요? 세 분 모두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보다 더 멋져 보여요. 남편분도 잘생기셨고 따님도 정말 예쁘고 귀여워요.”연지아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반사적으로 거절하려다가 말을 멈추고 성유원을 한 번 바라본 뒤 성시하에게 시선을 옮겼다.성시하는 그저 엄마를 바라볼 뿐 전처럼 먼저 사진을 찍자고 외치지 않았지만 반짝이는 두 눈에는 기대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순간 연지아의 마음속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밀려들었다. 그녀는 성유원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우리 사진 한 장 찍자.”성유원이 대답했다.“그래.”연지아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카메라를 켠 뒤 여자에게 건넸다.“시하야, 이리 와.”성시하는 엄마에게 걸어갔다.연지아는 아이의 손을 잡고 조금 전 여자와 남편이 사진을 찍었던 자리에 섰다.“나도 아빠가 안아 줬으면 좋겠어.”성시하는 아빠를 향해 손을 뻗었다.성유원은 허리를 숙여 성시하를 안아 들고 연지아의 옆에 섰다.여자는 휴대전화를 들고 세 사람에게 카메라를 향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무척 잘 어울리는 가족이었지만,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졌다. 가족 특유의 친밀한 분위기는 전혀 없었다.여자는 사진을 몇 장 찍었다.“다 됐어요.”연지아가 다가가자 여자는 휴대전화를 돌려주며 말했다.“세 분 모두 외모가 워낙 뛰어나서 그런지 사진이 실물을 전혀 담아내지 못하네요.”연지아는 사진을 한 번 확인하고 감사 인사를 했다. 그 후 세 사람은 자리를 떠났다.연지아는 촬영한 사진을 성시하에게 보여 주며 말했다.“시하야, 사진 한번 봐.”성유원은 고개를 숙여 휴대전화에 담긴 사진을 바라보았다. 성시하도 사진을 보며 말했다.“아빠랑 엄마 정말 예뻐.”연지아는 손을 뻗어 아이의 작은 볼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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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이서연도 안색이 좋지 않았다.“그럼 연지아가 지금 어디 엄마답게 행동하고 있는지 봐라. 너희 가정을 생각하려는 마음이 어디 있니? 너와 연지아는 애초에 서로 맞지 않아. 이대로 가면 상처받는 건 시하뿐이야. 차라리 시하에게 제대로 설명해 주는 게 나아.”성유원은 눈빛을 가라앉힌 채 어머니를 바라보았다.이서연은 몸을 돌려 소파에 다시 앉았고 시선을 돌려 창밖을 바라보며 무겁게 숨을 내쉬었다.성유원은 어머니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한마디만 했다.“시하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을 다시는 하지 마세요.”씻고 옷을 갈아입은 성시하가 나오자 성유원은 다가가 성시하를 안아 침대에 눕히며 말했다.“시하는 오늘 푹 쉬어. 아빠가 내일 아침에 와서 곁에 있어 줄게.”성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빠, 얼른 가. 엄마가 기다리고 있어.”성유원은 성시하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짧게 대답했다. 그러고는 고개를 숙여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잘 자, 우리 딸.”성유원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이 시간의 병원 로비는 유난히 한산하고 쓸쓸했다.연지아는 의자에 앉아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있었다.성유원은 고개를 들자 그곳에 미동도 없이 앉아 있는 여자를 발견했다. 병원의 불빛을 받은 그녀의 모습은 어딘지 가냘파 보였다.그는 앞으로 걸어갔다.연지아는 눈앞에 나타난 구두를 보고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 앞에 선 남자를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성유원은 곧이어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한쪽 다리를 길게 뻗고 등받이에 기댄 두 사람은 조용히 긴 의자에 앉아 있었다. 넓고 고요한 로비에서 두 사람의 모습은 유난히 눈에 띄었다.연지아는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매에는 감추지 못한 피로가 어려 있었다.“시하는 잠들었어?”성유원은 짧게 대답한 뒤 말했다.“방금 잠들었어.”연지아는 천천히 시선을 거두었다.남자가 물었다.“방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어?”연지아는 잠시 멈칫했다가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아무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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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화

연지아는 남자의 눈빛만 보아도 지금 성유원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이불을 꽉 움켜쥐었다.남자가 갑자기 몸을 숙였다. 커다란 손으로 이불 너머 연지아의 손을 움켜쥐자 짙은 술기운이 더욱 강하게 밀려왔다.연지아는 눈앞까지 가까워진 남자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며 눈을 크게 떴다. 황급히 손으로 그의 어깨를 밀어내며 말했다.“너... 먼저 씻어.”성유원은 연지아의 바로 앞에서 움직임을 멈췄다. 칠흑처럼 어두운 눈동자는 밤바다처럼 깊어 숨이 막힐 정도였다.그는 연지아의 손을 붙잡았다.“이따가 같이 씻자.”말을 마친 뒤 고개를 숙여 연지아의 붉은 입술에 입을 맞췄다.남자의 숨결에 섞인 알코올의 자극이 연지아의 머릿속을 휩쓸었다.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얇은 이불은 금세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남자의 뜨거운 기운은 더욱 거침없이 그녀의 몸을 침범했다.방 안의 온도가 서서히 높아졌다.남자의 셔츠와 정장 바지, 여자의 잠옷이 뒤엉킨 채 카펫 위에 어지럽게 흩어졌다.오늘 밤의 남자는 평소처럼 다정하지 않았다. 가면을 벗어 던지고 본래의 거친 모습을 드러낸 듯했다.그 모든 과정에서 연지아는 자신이 몇 번이나 그만해 달라고 애원했는지 알 수 없었다.결국 기진맥진해진 그녀는 물에서 갓 건져 올린 사람처럼 온몸이 흠뻑 젖어 눈꺼풀을 들어 올릴 힘조차 없었다.성유원은 지친 채 품속의 여자를 끌어안고 눈을 감은 뒤 깊이 잠들었다.다음 날 연지아는 몸을 짓누르는 무게에 잠에서 깼다. 남자의 허벅지가 자신의 다리를 완전히 누르고 있어 두 다리에 감각이 사라진 듯했다.눈을 들어 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니 그는 눈을 감고 깊이 잠든 채 깨어날 기미가 없었다.연지아는 남자의 품에서 몸을 빼내고 다리를 거두려고 애썼지만 잠든 상태에서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도무지 움직일 수 없었다.지금은 그를 깨울까 봐 걱정할 상황도 아니었다.끝내 남자를 밀어내지 못한 연지아는 화가 나 소리쳤다.“성유원!”그 소리에 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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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천천히 먹어.”연지아는 곁에 있는 남자를 상대하지 않았다.성유원은 그녀가 고개를 숙인 채 음식만 먹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한 손으로 허리를 감쌌다.연지아가 먹던 동작을 멈췄다.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어젯밤에는 잠시 힘을 조절하지 못했어. 우리가 마지막으로 한 것도 벌써 보름이 넘었으니까.”연지아는 젓가락을 든 손을 잠시 멈췄다. 무언가 말하려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식사를 마친 뒤 연지아는 옷을 갈아입으려고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일어나서 막 걸음을 떼려던 순간 두 다리가 굳으며 그 자리에 멈췄고 그녀는 저도 모르게 고운 눈썹을 찌푸렸다.성유원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긴 팔을 뻗어 다시 앉혔다.“서두르지 말고 앉아서 좀 쉬어. 이따가 약을 가져올 거야.”연지아는 남자를 분한 눈으로 노려보았다.성유원은 그저 웃었다.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성유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가서 열었다.호텔 전담 직원이 연고를 가져왔다. 전문적인 태도의 직원은 아무런 기색도 드러내지 않고 공손하게 두 손으로 연고를 남자에게 건넸다.성유원은 손을 뻗어 받아 들고 문을 닫았다. 식당으로 돌아온 그는 연지아를 안아 침실로 데려갔다.“네가 할래, 아니면 내가 할까?”연지아는 연고를 가져갔다.“내가 할 테니까 나가.”성유원은 그녀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그럼 넌 먼저 좀 쉬어. 난 시하를 데리러 갔다 올게. 오늘은 밖에 나가지 말자.”말을 마친 뒤 그는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 옷을 갈아입고 간단히 정리한 뒤 밖으로 나갔다.병원에 도착했을 때 의사는 성시하를 검진하고 있었다. 이제 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퇴원한 뒤 집에서 요양해도 되었다.“아빠, 엄마는?”“엄마는 호텔에 있어. 엄마 만나러 가자.”“응.”성시하는 아빠에게 안아 달라고 손을 뻗었다.성유원은 성시하를 안아 들고 이서연을 바라보았다.“제가 먼저 시하를 데리고 갈게요. 엄마는 내일 아침 일찍 시하를 데리러 오세요.”이서연은 아들을 바라보았다.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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