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Chapter 91 - Chapter 100

100 Chapters

제91화

이제는 그 말들이 고스란히 심원후에게 돌아갔다.예전에 심원후가 아무렇지 않게 던졌던 말들이, 이번에는 한 치도 어긋남이 없이 심원후에게 꽂혔다.너무 정확해서 심원후는 제대로 받아칠 준비조차 하지 못했다.강이주는 그런 심원후를 바라봤다.그러다 문득 예전의 자기 모습이 떠올랐다.심원후 때문에 마음이 다 헤집어져서 울고 매달리다가, 끝내는 미친 사람처럼 군다는 싫은 소리까지 들어야 했던 날들.그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자, 강이주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직접 당해보니까 이제 좀 알겠어?’심원후는 늘 그랬다.그 일이 자기 일이 되기 전까지는 절대 남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다.이제 와서 조금은 느꼈을지도 몰랐다.그런데 정작 그 표정은 또 뭐란 말인가?정말 우스웠다.강이주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채 심원후를 바라봤다.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비켜.”그제야 심원후는 멍하니 굳어 있던 정신을 겨우 붙잡은 듯했다.눈을 가늘게 뜨며 강이주를 노려봤다.“전남친?”심원후는 비웃듯 내뱉었다.“강이주, 내가 헤어지자고 했을 때 받아준 적 있어? 네가 헤어지자고 하면 끝나는 줄 알아? 난 동의한 적 없어. 그러니까 우리 아직 안 끝났어.”끝까지 자기가 동의하지 않았으니 두 사람 관계는 아직 유효하다는 식이었다.강이주는 어이가 없었다.그리고 그 어이없음은... 결국 웃음으로 터졌다.강이주는 심원후 앞에서 대놓고 웃었다.그 웃음에는 조롱이 짙게 묻어 있었다.강이주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나랑 너, 그냥 연애만 한 사이잖아.”말끝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설사 결혼한 사이라도 내가 이혼하겠다 하면 할 수 있어. 그런데 네가 뭔데, 내가 네 동의까지 받아야 해?”강이주는 심원후를 똑바로 바라봤다.눈빛에는 더는 숨길 마음조차 없는 경멸이 담겨 있었다.“내가 왜 너 같은 썩은 쓰레기에 매달려야 하는데?”강이주는 비웃음을 머금은 채 말을 이었다.“대체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와? 난 너한테 허락받으려는 게 아니야. 그냥 알려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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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원후야.”백초아는 다급한 얼굴로 심원후부터 살폈다.어디 다친 데는 없는지, 허리는 괜찮은지 눈으로 훑듯 확인했다.심원후가 크게 다친 건 아니라는 걸 확인한 뒤에야, 백초아는 몸을 돌렸다.그러고는 상대가 누군지도 제대로 보지 않은 채 바로 입을 열었다.“눈이 안 보여요? 사람을 부딪혔으면 미안하단 말부터 해야지, 부모님이 그런 것도 안 가르쳐 주...?”그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백초아가 그제야 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의 얼굴을 제대로 봤기 때문이었다.강이주였다.‘왜 하필...’백초아는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백초아 뒤에 서 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다들 잔뜩 화가 난 얼굴이었는데, 강이주를 알아본 뒤로는 표정이 묘하게 굳어졌다.서로 눈치를 살피며 시선만 주고받았다.이 자리에서 강이주를 마주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무엇보다 강이주와 심원후 사이에서 뭔가 크게 틀어진 일이 벌어졌다는 건 누가 봐도 분명했다.두 사람 모두 표정이 아주 좋지 않았다.강이주는 사람들을 한 번 차갑게 훑어봤다.그 뒤 백초아 쪽으로 시선을 옮기며 비웃듯 말했다.“죄송하지만요, 저 눈 안 나빠요.”강이주 목소리는 서늘했다.“그리고 일부러 민 거예요. 심 대표를.”조금도 에둘러 가지 않았다.그 자리의 시선이 한꺼번에 강이주에게 쏠렸다.잠시 뒤, 분위기를 어떻게든 수습하려는 사람이 급히 나섰다.“아, 이주 씨. 진짜 우연이네요. 여기서 다 보네요.”억지로 웃으며 말을 이었다.“우리 심 대표도 워낙 오랜만에 나오는 자리라서요. 일명이가 한 번 보자고 해서 모인 거예요.” “사실 이주 씨도 부르려고 했는데, 연락처를 몰라서요.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진 마세요.”그 사람이 말한 ‘일명이’는 진일명이었다.심원후와 꽤 가까운 사이였고, 예전부터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던 인물이었다.진일명에게 강이주 연락처가 없는 건 사실이었다.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강이주의 연락처를 가진 사람이 적지 않았다.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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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강이주는 비웃음이 가득한 눈빛으로 심원후를 바라봤다.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한마디만으로도 심원후 표정은 더 구겨졌다.심원후 이마에 핏줄이 도드라졌다.“말 똑바로 해.”강이주가 방금 던진 말은 돌려 말한 것도 아니었다.‘넌 사람도 아니다.’그렇게 들릴 수밖에 없는 말이었다.그 한마디에 심원후는 속이 뒤집혔다.강이주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흘겨봤다.“우리는 진작에 끝났어.”말투는 건조했다.“네가 동의하든 말든 상관없어.”강이주는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 눈빛에는 거침이 없었다.“심 대표, 머리가 이상하면 병원이나 가. 나 붙잡고 질질 끌지 말고.”그리고 조용히 한 마디를 덧붙였다.“진짜 역겨워.”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예전에 심원후가 강이주에게 그대로 쏟아부었던 말을... 강이주가 단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되돌려줬다.심원후는 주먹을 점점 더 세게 쥐면서 눈빛은 서서히 가라앉았다.그때, 백초아가 두 사람 사이 분위기를 살피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이주 씨,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목소리는 낮았지만, 분명한 선을 긋는 어조였다.“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 건...”강이주는 곧바로 말을 끊었다.“제가 백초아 씨한테 뭐라고 했나요?”되묻는 말이 날카로웠다.“아니면, 욕 먹고 싶어서 일부러 끼어드는 건가요?”“저는...”백초아가 입을 떼려는 순간, 강이주는 시선을 한 번 훑으며 말을 이어갔다.눈에는 노골적인 경멸이 담겨 있었다.“불륜 관계로 들어온 건 그렇다 치죠. 도덕 관념이 없는 것도 이해해요.”강이주 입꼬리가 비틀렸다.“근데 굳이 제 앞까지 와서 욕까지 먹으려는 건...”잠시 멈췄다가 덧붙였다.“백초아 씨도 머리 상태를 점검해 보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심원후랑 똑같네요.”강이주는 낮게 웃었다.“어쩐지 잘 맞는다 했더니.”말이 이어졌다.“둘이 딱이네요. 비슷한 수준이라 더 잘 어울리고.”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쓰레기는 쓰레기하고 붙어 있어야죠. 제발 그대로 묶여서,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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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구희라는 입만 열면 끝을 본다.한마디 한마디가 그대로 꽂히면서, 순식간에 사람들을 입 다물게 만들었다.강이주는 구희라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구희라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자, 강이주는 말없이 엄지를 치켜세웠다.‘잘했어. 진짜 세다!’그 눈빛을 바로 읽어낸 구희라는 입꼬리를 올리며 으쓱했다.‘그럼, 내가 누군데.’구희라는 원래 이런 데 익숙했다.말로 붙으면 밀리지 않는 쪽이었다.비슷한 싸움도 한두 번 해본 게 아니었고, 언제나 손해 보고 물러난 적도 없었다.사람들이 하나같이 입을 닫고 있자, 구희라의 눈에는 노골적인 경멸이 번졌다.심원후는 그런 구희라를 한 번 훑어봤다.목소리에는 비아냥이 묻어 있었다.“역시 구씨 가문 아가씨답네. 말 하나는 잘해. 말 몇 마디로 사람 몰아가는 것도 재주고.”심원후는 그대로 강이주를 힐끗 바라봤다.“그러니까 이주도 네 옆에서 저렇게 기세등등하게 나오는 거겠지.”심원후는 이제야 강이주가 왜 이렇게까지 달라졌는지 이유를 찾았다는 듯 굴었다.구희라가 곁에서 바람을 넣고, 판을 짜주고 있으니 강이주가 저런 태도를 보인다고 믿고 싶었다.‘결국 또 남 탓이지.’강이주는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심원후는 원래부터 구씨 가문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았다.그 중에서도 구희라는 특히 더 싫어했다.구희라가 구기빈 동생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했다.심원후 말을 듣자 구희라는 어이가 없었다.지금 저 남자는, 자기 잘못을 전부 남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자기는 다른 여자랑 거침 없이 얽혀놓고.버릴 건 안 버리고 붙잡을 건 다 붙잡으려 해놓고, 그걸 구희라 탓으로 밀어버리는 꼴이 너무 뻔뻔했다.‘진짜 역겨워.’구희라는 속이 뒤집혔다.그때 강이주가 먼저 움직였다.강이주는 구희라를 자기 뒤쪽으로 살짝 당겨 세웠다.그리고 고개를 들어 심원후를 똑바로 바라봤다.“네가 쓰레기 짓을 해 놓고 왜 남을 끌고 들어가?”목소리는 차가웠다.“심원후, 너 진짜 남자 맞아? 자기가 한 짓도 인정 못 하고, 밥그릇에 숟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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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우웩...”구희라는 백초아 말을 다 듣자마자 허리를 굽히며 구역질하는 시늉을 했다.정말 토할 것처럼 얼굴까지 찡그렸다.“아 진짜 못 듣겠다. 어떻게 저렇게 역겨운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지?”구희라는 손으로 입을 막은 채 말을 이어갔다.“뭐? 너희 행복을 위해서 희생을 한다고?”비웃음이 그대로 묻어났다.“백초아 씨, 지금 그 말이 나와요?”구희라는 고개를 기울이며 쏘아붙였다.“애초에 둘 사이가 이렇게 된 거, 원인이 누구인데요?”구희라의 눈빛이 더 날카로워졌다.“지금 와서 무슨 착한 척이에요. 혼자 깨끗한 척, 피해자인 척 다 하고 있네.”구희라는 코웃음을 쳤다.“이주 인생에 백초아 씨 희생은 필요 없어요.”그리고 한 박자 끊고 덧붙였다.“심원후 인생에는 필요하겠죠. 아주 적극적으로.”말이 점점 거칠어졌다.“몸까지 써가면서 맞춰주려고 했던 거, 다 보이거든요.”구희라는 아예 백초아 의도를 그대로 끌어올려 놓았다.백초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지면서 눈가가 붉어졌다.“아니에요!”백초아는 곧바로 반박했다.“구희라 씨, 같은 여자끼리 어떻게 그런 말을 하세요?”목소리가 떨렸다.“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 저랑 원후는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지금 저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신 거... 사과하세요. 오늘 반드시 사과를 받을 거예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눈물이 흘러내렸다.목소리도 금방 잠겼다.그 모습에 주변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남자들 시선이 한꺼번에 백초아에게 쏠렸다.표정에는 노골적인 연민과 보호 본능이 담겼다.몇몇은 아예 얼굴을 굳히고 구희라 쪽으로 한 발짝 다가섰다.강이주는 그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바로 구희라를 자기 뒤로 당겼다.백초아는 계속 울면서 말했다.“사과하세요... 제발...”심원후는 그 장면을 지켜보면서 고개를 기울였다. 눈빛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강이주.”나지막한 목소리가 떨어졌다.“구희라랑 같이 초아한테 사과해.”명령하는 말투였다.“오늘 진짜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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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이쪽에서는 백초아가 아직도 죽겠다고 울며 소리치고 있었다.심원후는 백초아를 끌어안은 채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달래고 있었다.두 사람 모두, 강이주가 자기들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걸 제대로 의식하지 못했다.정확히 말하면, 심원후는 봤을 수도 있었다.다만 그걸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을 뿐이었다.지금 심원후 눈에는 백초아밖에 들어오지 않았다.백초아를 진정시키는 데만 정신이 쏠려 있었다.강이주는 두 사람 앞에 멈춰 섰다.백초아가 울고불고 매달리는 꼴을 내려다보던 강이주 입가에 비웃음이 번졌다.그때, 백초아를 달래고 있던 심원후는 어깨 쪽으로 훅 들어오는 힘을 느꼈다.누군가가 붙잡아 끌어당기듯 심원후를 떼어냈다.강이주였다.강이주는 심원후를 거칠게 끌어내 옆으로 밀쳐버렸다.너무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백초아도 울던 걸 잊고 멍하니 강이주를 올려다봤다.눈가에 눈물을 매단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강이주를 바라봤다.그런데 강이주 시선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백초아는 이상한 불안감을 느꼈다.‘위험해.’백초아 마음속에서 경고가 울렸다.빨리 이 자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본능적인 감각이 들었다.실제로 백초아는 몸을 뒤로 빼려고 했다.하지만 강이주는 그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백초아가 몸을 틀려는 사이, 강이주가 먼저 손을 먼저 뻗었다.강이주는 백초아의 머리채를 단숨에 움켜쥐었다.“아악...”백초아는 머리부터 훅 잡아당겨지는 통증에 비명을 질렀다.두피가 뜯기는 것 같은 아픔이 몰려왔다.다음 순간, 백초아는 강이주의 앞으로 끌려나왔다.백초아는 당황한 채 강이주를 올려다봤다.차갑게 가라앉은 눈빛이 바로 앞에 있었다.강이주는 손에 힘을 더 주며 비웃듯 말했다.“진짜 오래 참았어.”목소리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내가 귀찮아서 상대를 안 한 거지, 네 수작을 몰라서 가만히 있었던 줄 알아?”강이주는 백초아 머리채를 더 세게 움켜쥐었다.“계속 찔러대면서 매번 뒤집어씌우고, 사람들 앞에서는 착한 척하고.”말끝마다 힘이 실렸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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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강이주는 백초아를 정리한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이번에는 심원후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백초아의 옆을 지나가면서, 강이주는 바닥을 짚고 겨우 몸을 일으키려던 백초아 손등을 그대로 밟아버렸다.“악!”백초아는 또 한 번 바닥으로 고꾸라졌다.손등을 짓누르는 통증에, 입에서 터져 나온 비명은 거의 발작에 가까웠다.룸 안에 그 비명이 쩌렁쩌렁 울렸다.돼지 멱 따는 소리처럼 처절하게 퍼져나갔다.그 소리에 주변 사람들도 흠칫했다.아무도 선뜻 움직이지 못했다.그때 심원후가 구희라를 거칠게 밀쳐냈다.그러고는 이를 악문 채 강이주 쪽으로 달려들었다.심원후 눈빛은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강이주를 노려보는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다.“너 미쳤냐?”말이 끝나자마자,심원후는 손을 들어 강이주를 향해 휘둘렀다.하지만...짝!짝!짝!연달아 세 번, 날카로운 소리가 먼저 터졌다.심원후의 손이 닿기도 전에, 강이주가 먼저 손을 움직였다.한 치 망설임도 없이 정확하고 매섭게 심원후의 뺨을 연달아 후려친 것이다.심원후 얼굴이 옆으로 확 돌아갔다.뺨 위로 선명한 손자국이 여러 겹 겹쳐졌다.그 자국만 봐도 강이주가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알 수 있었다.강이주 본인도 손바닥 끝이 얼얼하게 저려오는 걸 느꼈다.심원후는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숨을 골랐다.그리고 천천히 얼굴을 돌려 강이주를 바라봤다.눈빛은 살벌했다.당장이라도 강이주를 찢어버릴 듯한 얼굴이었다.그러나 강이주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눈빛은 더 차가웠고, 목소리는 더 낮아졌다.“사과?”강이주 입꼬리가 비틀렸다.“심원후, 내가 너한테 너무 사람 취급을 해줬나 봐.”한마디 한마디가 날이 서 있었다.“너 같은 게 뭔데 나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래?”강이주는 똑바로 심원후를 바라봤다.“내가 버린 쓰레기 주제에, 네가 감히?”강이주는 등을 곧게 세우고 꼿꼿하게 선 채 기세가 조금도 꺾이지 않았다.마지막으로 차갑게 덧붙였다.“이 정도면 사과 방식이 마음에 들어?”강이주는 자신이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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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룸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팽팽하게 굳어버렸다.강이주는 계속해서 심원후가 가까이 다가오는 걸 경계하고 있었다. 손에 쥔 술병을 꽉 움켜쥔 탓에 손등이 하얗게 질렸고, 자세히 보면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쾅!둔탁한 소리와 함께 문이 거칠게 걷어차이며 열렸다.요란한 소음에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문쪽으로 쏠렸다.강이주와 심원후 역시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한 순간, 심원후의 얼굴은 아까보다 더 차갑게 굳어졌다.강이주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그 사람을 바라봤다.“오빠, 저 새끼야. 저 쓰레기가 이주를 괴롭히고 있었어.”구희라는 구기빈의 팔을 붙잡고 빠르게 강이주 쪽으로 다가갔다.조금 전, 강이주가 분노에 휩싸여 심원후를 몰아붙이던 순간, 구희라는 두 사람만으로는 불리해질까 봐 불안했다.‘이 상태로 계속 두면 안 돼!’혼란이 극에 달한 틈을 타서 구희라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밖으로 빠져나왔다.처음에는 매니저를 불러 보안 요원들을 데려오게 할 생각이었다.그런데 문을 나서자마자, 입구에서 들어오던 구기빈과 정면으로 부딪쳤다.오빠의 모습을 본 순간, 왜 여기 있는지 따질 여유도 없었다.구희라는 바로 구기빈의 손목을 잡아 끌고 다시 룸으로 향했다.구기빈은 숨 돌릴 틈도 없이 서두르는 구희라의 뒷모습을 보면서, 오늘 밤 강이주와 함께 온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이 상황은 누가 봐도 일이 터진 분위기였다.‘설마... 이주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그 생각이 스치는 순간, 구기빈의 전신에서 서늘한 기운이 퍼져 나왔다.발걸음이 점점 빨라지며, 구희라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문을 걷어차고 들어온 구기빈의 눈에 들어온 건, 심원후가 강이주에게 바짝 다가서는 장면이었다.얼굴은 얼음처럼 싸늘했고, 시선은 그대로 심원후를 향해 날카롭게 꽂혔다.구기빈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일제히 굳어버렸다.특히, 구희라가 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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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강이주는 심원후와 백초아를 번갈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시선에는 노골적인 거부감이 담겨 있었다.“둘 다 맞아도 할 말이 없는 사람들이긴 한데.”강이주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이렇게까지 내 앞에 와 주니까, 내가 직접 때려준 거야.”입꼬리가 비틀렸다.“다시 기회를 줘도 똑같이 때릴 거고.”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그 말을 들은 심원후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검게 가라앉았다가 다시 시퍼렇게 변했다.‘미쳤다, 진짜.’심원후는 속이 완전히 뒤집혔다.그때, 구기빈이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자연스럽게 강이주 앞을 가로막듯 섰다.구기빈은 고개를 기울이며 심원후를 내려다봤다.“이 정도면 취향이 독특한 거 아닌가?”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스스로 쓰레기 짓을 하고, 맞는 것도 즐기는 스타일인가 보네.”가볍게 던진 말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조롱은 분명했다.“구 대표, 말 똑바로 해.”심원후가 주먹을 꽉 쥐자 손등 위로 핏줄이 선명하게 튀어나왔다.이미 쌓여 있던 분노 위에, 구기빈의 말이 그대로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참아?’심원후의 입 안에서 씹히듯 생각이 맴돌았다.‘못 참지.’다음 순간, 심원후의 주먹이 그대로 구기빈을 향해 날아갔다.원래라면 피할 수 있었다.하지만 구기빈의 시선이 바로 옆에 서 있는 강이주를 스쳤다.구기빈은 망설이지 않았다. 몸을 틀어 강이주를 끌어안듯 감쌌다.퍽!그대로 주먹이 구기빈의 등에 꽂혔다.강이주의 시야가 순간 어두워지면서, 얼굴이 그대로 구기빈의 가슴에 파묻혔다.귓가로 심장 박동 소리가 크게 울렸다.그와 동시에 구기빈이 숨을 억누르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렸다.그제야 강이주는 상황을 이해했다.‘나 때문에 맞은 거야?’강이주는 급히 고개를 들었다.“당신...!”눈이 흔들렸다.“괜찮아요?”왜 하필 몸을 막아섰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굳이... 왜?’강이주 머릿속이 복잡해졌다.구기빈은 씩 웃었다.“괜찮아요.”말은 가볍게 했지만, 표정은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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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결국 강이주가 막아선 덕분에 구기빈은 더 이상 손을 쓰지 않았다.구기빈은 굳은 얼굴로 강이주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강이주는 그 짧은 움직임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구기빈이 화가 나 있다는 걸.그 화가 자기에게 향해 있다는 것도.강이주 시선이 구기빈의 입가로 향했다. 입술 끝이 터져서 피가 번져 있었다.그 모습을 보는 순간, 강이주의 눈빛이 흔들렸다.‘나 때문에...’가슴 한쪽이 조여들었다.강이주는 본능처럼 한 발 다가서려고 했다.하지만 강이주가 발을 떼기도 전에, 구기빈은 이미 강이주를 지나쳐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마침 달려온 매니저를 보자, 구기빈이 차갑게 말했다.“전부 내보내.”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앞으로 ‘Fittro’에 이 사람들 출입시키지 마.”그 말만 남긴 채 구기빈은 곧장 룸을 빠져나갔다.강이주는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구기빈이 떠나는 뒷모습만 바라봤다.한동안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내가 뭘 잘못한 걸까?’강이주 머릿속이 복잡했다. 조금 전 구기빈이 자기를 보던 눈빛이 너무 차가워서,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다.‘왜 그렇게까지 화가 난 거지?’답을 찾지 못한 채 강이주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한편 매니저는 구기빈 지시를 받자마자 사람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직원들과 함께 룸 안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내려고 했다.백초아는 눈두덩이 붉게 부은 채 심원후를 부축해 일으켰다.심원후의 얼굴에는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맞은 자국도 그대로 남아 있어서, 얼마나 심하게 당했는지 한눈에 보였다.그런데도 심원후 시선은 계속 강이주에게 꽂혀 있었다.특히 강이주가 구기빈이 떠난 방향을 보며 멍하니 서 있는 걸 보자, 심원후의 눈빛은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심원후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강이주, 언제부터 구기빈이랑 그런 사이였어?”말끝에는 의심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그래서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고 파혼하자고 한 거야? 이제 보니까 다 이유가 있었네.”심원후는 비틀린 웃음을 흘렸다.“너네 둘 원래 사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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