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설은 두 사람의 뒤를 따라왔다. 그녀도 구기빈이 화가 났다는 걸 느꼈다.임설은 조심스럽게 뒤로 처진 채 감히 앞으로 나서지 못했다. 괜히 말을 잘못했다가 구기빈의 화를 건드릴까 봐 두려웠다.솔직히 말해, 구기빈은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조금 전 구기빈이 보여 준 독한 기세를 임설은 똑똑히 보았다.임설은 사람들을 데리고 온 책임자에게 돈을 송금하고 먼저 돌아가라고 했다.그런 뒤 임설은 구기빈 뒤에서 마음이 어수선한 채 걸었다.“임 비서.”강이주가 구기빈의 품에서 고개를 들고 임설에게 말했다.“먼저 돌아가. 오늘 밤 고생했어.”강이주는 임설의 난처함을 눈치채고 먼저 보내 주었다.임설은 고마운 눈으로 강이주를 보더니, 곧바로 살길을 찾은 사람처럼 빠르게 사라졌다.임설이 떠난 뒤, 구기빈은 강이주를 안은 채 자기 차 옆까지 왔다.이어 조심스럽게 강이주를 조수석에 내려놓았다.그는 강이주에게 안전벨트를 매 주고, 허리를 굽힌 채 양손으로 그녀의 양옆을 짚었다. 눈빛에는 불쾌함이 뚜렷했다.“혼자 그 집까지 쳐들어오면서, 뒤는 생각해 봤어?”말투는 불쾌했지만, 강이주는 구기빈이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분노한 강이주가 사람들을 데리고 심씨 집안으로 쳐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구기빈이 얼마나 걱정했는지는 말로 다 할 수가 없었다.구기빈은 몇 번이나 신호를 무시하며 심씨 저택까지 달려왔다.도착해 보니 강이주는 이미 일을 벌인 뒤였다.강이주는 눈을 깜박이며 억울하다는 얼굴로 구기빈을 보았다.“혼자가 아니었어. 임 비서도 있었고, 건장한 사람 12명도 데려갔잖아. 이걸 어떻게 혼자라고 해? 인정 못 해. 항의할 거야.”구기빈이 자신을 걱정한다는 건 알았지만, 강이주는 그가 본격적으로 화내기 전에 조금쯤 변명해 보고 싶었다.구기빈이 그저 조용히 헛웃음을 흘렸다.“그래서? 오늘 밤 당신이 한 일이 잘못 없다고 생각해? 여보, 내가 왜 화났는지 당신도 알잖아.”구기빈은 강이주가 모를 리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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