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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구기빈은 공방 사장에게 말했다.“그건 제 아내에게 물어보세요. 아내가 괜찮다면 저는 상관없습니다. 저는 아내 말이면 다 듣거든요.”구기빈은 ‘아내’라는 단어에 푹 빠진 듯했다.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계속 ‘아내’라고 강조했다.공방 사장은 그 말을 듣자마자 강이주를 보며 두 손을 모았다. 귀엽게 애교 섞인 목소리를 냈다.“사모님, 두 분 정말 잘 어울리세요. 가능할까요? 부탁드려요.”공방 사장은 동그란 얼굴에 볼살이 통통한 꽤 귀여운 인상이었다.그런 사람이 애교를 부리자 강이주의 마음도 금세 녹았다.강이주는 결국 웃으며 허락했다.“괜찮아요. 대신 인화한 사진은 저도 한 장씩 받을 수 있을까요?”“당연하죠.”공방 사장은 기쁜 나머지 그 자리에서 뛰어오를 듯했다.“잠시만요. 여기 바로 인화되는 프린터가 있어요. 금방 뽑아 드릴게요.”홍보용으로 공방에 사진을 붙이려고 공방 사장은 즉석 사진 프린터를 따로 사 두었다.공방 사장은 핸드폰을 들고 빠르게 프린터를 연결했다. 곧 사진을 인화해서 봉투에 정리한 뒤 강이주에게 건넸다.“여기요.”“감사합니다.”강이주는 고맙다는 눈빛으로 봉투를 받았다.공방 사장은 다시 사진 두세 장을 더 출력한 뒤 공방에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자리에 걸었다.그중에는 구기빈이 한쪽 무릎을 꿇고 강이주에게 발찌를 채워 주는 사진도 있었다.사진 속 구기빈은 정성스럽고 부드러운 표정이었고, 강이주의 시선도 구기빈에게 다정하게 내려앉아 있었다.서로를 귀하게 여기는 두 사람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장면이었다.따뜻하고 아름다웠다.구기빈의 핸드폰에도 모든 사진이 전송되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공방 사장에게 인사를 하고 공방을 나섰다.돌아가는 길에 구기빈은 한쪽 무릎을 꿇고 있던 사진을 따로 골라 SNS 프로필 배경 사진으로 바꾸었다.그뿐만 아니라 사진을 게시물로 올리고, 강이주를 태그한 뒤 문구까지 붙였다.[덩굴은 시간을 새기고, 나비는 별빛을 감싼다. 이제부터 이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마음의 사람이 함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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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구기빈은 강이주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구기빈은 브로치를 조심스럽게 보관했다.강이주가 준 마음이었다. 그녀의 진심이었기에, 구기빈은 강이주의 ‘마음’을 품에 안듯 들고 자기만의 금고에 소중히 넣었다.강이주는 옆에 서서 구기빈의 세심한 움직임을 바라보다가 조금 과하다고 느꼈다.“아니,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값으로 따지면 엄청난 보석도 아닌 작은 액세서리 하나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구기빈은 따로 금고까지 열어 넣고 있었다.강이주는 그 모습이 조금 웃기면서도 어쩐지 마음이 간질거렸다.구기빈은 금고 문을 닫으며 강이주의 말을 곧장 반박했다.“나한테 줬으니까 이제 내 거야. 나한테 이 브로치는 값으로 매길 수 없는 물건이고, 당연히 잘 보관해야 해.”구기빈은 진지했다.강이주는 그 말을 듣자 곧바로 장난스러운 웃음을 거두었다.이어 구기빈의 엄숙한 표정을 마주 보며 말했다.“앞으로 더 많고 더 좋은 걸 만들어 줄게. 당신이 전부 모아 두었다가 나중에 우리가 늙으면 하나씩 꺼내 보면서 감상해.”“그럼 나 기대해도 되는 거지?”구기빈이 웃으며 답했다.강이주와 저녁을 먹은 뒤, 구기빈은 그녀에게 말했다.“나 본가에 좀 다녀올게. 밤에 못 올 수도 있어. 당신은 일찍 쉬어. 또 늦게까지 깨어 있지 말고.”구기빈은 강이주에게 일찍 자라고 당부했다.강이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했다.“운전 조심해.”이 시간에 구기빈이 왜 본가에 가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어쩌면 유만정이 자신을 찾아왔던 일과 관련이 있을지도 몰랐다.하지만 강이주는 구씨 집안 내부 사정을 자세히 알지 못했으니, 그 문제를 놓고 구기빈과 길게 말하기도 어려웠다.걱정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겉으로 티를 내지는 않았다.구기빈은 몸을 숙여 강이주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도착하면 연락할게.”강이주는 옅게 웃으며 구기빈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구기빈이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강이주의 핸드폰이 울렸다.구희라였다.통화 너머로 들리는 구희라의 목소리는 또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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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누나, 안녕하세요. 저는 주선하라고 합니다. 희라 누나 일을 돕고 있는 인턴 비서예요.”남자가 얌전히 자신을 소개했다.주선하는 핸드폰을 꺼내 메신저 화면까지 보여 주었다.화면 맨 위에는 구희라의 이름이 고정되어 있었고, 저장된 이름도 단정하게 ‘희라 누나’라고 되어 있었다.그제야 강이주는 의심을 조금 거뒀다.강이주가 주선하에게 물었다.“무슨 일이에요? 희라가 왜 이런 거예요?”주선하는 천천히 상황을 설명했다.오늘 구희라는 로펌을 대표해 식사 자리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상대 회사 사람들이 계속 술을 권했다.처음에 구희라는 마실 생각이 없었고, 주선하도 대신 술을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상대가 교묘하게 거절했다.나중에 주선하가 추가 주문을 하러 나간 사이, 그쪽 사람들이 구희라를 자극했다. 구희라는 결국 잔을 들고 술을 마셨다.그 술에 뭔가 들어 있었던 듯했다.구희라는 이상함을 느끼자마자 핑계를 대고 룸 안에 딸린 화장실로 들어갔다.처음에는 주선하에게 빨리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의식이 흐려지는 와중에 강이주에게도 전화를 했던 모양이었다.강이주의 목소리를 듣자 구희라는 남은 정신을 간신히 붙잡고 주소를 말했다.주선하가 해결하지 못해도, 적어도 강이주가 올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그런데 주선하가 돌아와 구희라의 상태를 보자마자, 그 자리 사람들과 곧장 몸싸움을 벌였다.구희라 팔의 상처는 정신을 붙잡으려고 스스로 낸 것이었다.“그 사람들은요?”강이주가 차갑게 물었다.주선하가 한쪽 구석을 가리켰다.“저쪽에서 조사받고 있어요.”강이주는 주선하에게 말했다.“먼저 희라 데리고 병원부터 가요. 혈액 검사부터 받고, 약물 반응이 나오는지 확인하세요. 여긴 제가 맡을게요.”구희라의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아 강이주는 걱정이 컸다.주선하는 강이주의 말을 듣자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주선하는 강이주 앞에서 허리를 숙이더니 구희라를 번쩍 안아 올렸다.강이주가 멍하니 보는 사이, 주선하는 구희라를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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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일을 덮을 수 없다고 판단한 사람들은 결국 겁에 질려 강이주 앞에 무릎을 꿇었다.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한 일을 하나씩 털어놓았다.술에 약을 타고 사진까지 찍으려고 했다는 말을 듣자, 강이주는 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앞으로 다가간 강이주가 빠르고 강하게 그 사람들의 뺨을 후려쳤다.“쓰레기들. 인간도 아니네.”한 여자의 명예와 안전이 걸린 일이었다. 어떻게 이런 더러운 짓을 할 수 있을까?구희라가 재빠르게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렸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비극이 벌어질 뻔했다.옆에 있던 경찰관들도 그들의 자백을 듣고 경멸의 눈빛을 보냈다.강이주가 손을 올렸을 때, 경찰관들은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렸다. 아무것도 못 본 척했다.이런 쓰레기들에게 고작 뺨 한 대라니, 오히려 너무 싼 처분이었다.강이주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누가 시켰어?”강이주는 배후를 반드시 끌어내야 했다.사람들은 앞다투어 모른다고 고개를 저었다. 정말 모른다고, 아는 게 없다고 했다.강이주가 잠시 생각해 보니 그럴 수도 있었다.배후에 있는 사람이 이렇게 쉽게 모습을 드러냈을 리 없었다.강이주는 경찰에게 분명히 말했다.“저희 쪽은 합의하지 않겠습니다. 법대로 처리해 주세요.”이런 일에서 합의는 곧 방조였다.강이주는 고개를 들었다가 호텔 로비의 CCTV를 보았다.경찰에게 말을 마친 뒤, 강이주는 지배인을 찾아갔다. 오늘 밤 구희라가 있던 룸 앞 복도와 출입구 쪽 영상을 확인하고 싶었다.강이주의 기억이 맞다면 문텐의 VIP룸 주변에는 CCTV가 촘촘히 설치되어 있었다.지배인은 협조하는 척했지만, 룸 앞 복도 CCTV가 고장 났다는 답이 돌아왔다.강이주는 직접 룸 앞까지 가 보았다. CCTV가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긴 했다.그래도 강이주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조금 전 지배인의 눈에서 분명히 뭔가 찔리는 기색을 봤기 때문이다.강이주는 다시 경찰을 찾아가 자신의 요구를 설명했다.결국 경찰의 도움으로 지배인은 숨겨 둔 영상을 순순히 내놓았다.지배인은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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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심원후가 크게 화를 냈다는 말을 듣고 백초아도 놀랐다.마침 강이주의 메시지가 도착하자, 백초아는 심원후가 강이주에게 무슨 짓을 한 줄 알고 바로 연락했다.백초아의 말을 들은 강이주는 거의 바로 확신했다. 오늘 밤 일은 심원후와 무관할 수 없었다.다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심원후가 왜 구희라를 노렸을까?오늘 밤 일은 명백히 구희라를 향해 있었다.강이주는 머릿속을 정리하며 물었다.“지금 심원후랑 심 회장 부부 한 집에 같이 있지?”백초아는 임신을 앞세워 심원후 곁에 붙어 있는 데 성공했다.지정애는 임신부인 백초아를 돌본다는 명목으로, 심원후에게 그녀를 데리고 집에 들어오게 했다.겉으로는 돌봄이었지만, 실제로는 매일 새로운 방식으로 백초아를 괴롭히려는 속셈이었다.물론 백초아도 당하기만 하는 성격은 아니었다.백초아는 뱃속의 아이를 내세웠다. 지정애가 자신을 건드리면 바로 난리를 피우고, 아이를 어떻게 해 버리겠다고 협박했다.백초아의 아이는 심씨 집안 사람들의 목줄을 쥔 패였다.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되자 지정애는 억울해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함부로 시비를 걸지 못했다.그래도 백초아와 심원후를 집에 붙잡아 두려는 고집은 꺾지 않았다. 가끔 말로 백초아를 찔러보기는 했다.백초아가 조금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맞아. 설마 여기 오려고? 강이주, 심원후가 대체 무슨 짓을 했는데?]백초아가 궁금한 건 심원후라는 멍청이가 또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였다.요즘 심순남은 심원후에게 조용히 집에 있으면서 백초아와 정이라도 붙이라고 지시했다.정이 붙지 않더라도 결혼식에서만큼은 예전처럼 사이가 좋은 척해서 심현목에게 보여 줘야 했다.하지만 심원후는 그 말을 따르려고 하지 않았다. 정을 붙이는 건 고사하고 매일 백초아와 싸웠다. 심순남의 사람이 지키고 있지 않았다면 진작 백초아의 목을 졸랐을지도 몰랐다.하지만 아이 때문에 참아야 했다.백초아는 뱃속의 유일한 혈육을 무기로 삼아 더 이상 연기도 하지 않았다.이제 백초아는 아예 제멋대로 심원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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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강이주가 심씨 저택에 도착했을 때, 임설은 이미 큰 기에 아무 표정도 없는 건장한 남자 12명을 데리고 대문 앞에 서 있었다.임설이 강이주 앞으로 다가왔다.“대표님, 이 정도면 충분하세요? 부족하면 몇 명 더 부를게요.”말하면서 임설은 다시 휴대폰을 들었다.강이주가 황급히 말렸다.“충분해, 충분해. 대체 어디서 이런 조폭 같은 사람들을 데려온 거야? 혹시 나 몰래 이상한 일 하는 거 아니지?”강이주는 눈앞에 선 험악한 남자들을 흘끗 보았다. 솔직히 위압감이 꽤 강했다.임설이 어디서 이렇게 전문적인 사람들을 찾았는지 이상할 정도였다.임설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전 남친 쪽 사람이에요.”“전 남친?”강이주가 다시 놀랐다.“전 남친이라면 대학 때 그 사람 아니었어?”임설이 언제 이런 쪽의 인맥이 있는 전 남친을 사귀었는지 강이주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임설은 오히려 의아해했다.“제가 말 안 했어요? 제 전 남친 형이 사설 경호 쪽 일을 하거든요. 헤어지긴 했지만 연락은 해요. 좋게 헤어져서 지금도 친구예요.”그 전 남자친구는 조금 중2병 기질이 있었다. 임설을 따라다닐 때 학교 전체가 다 알 정도였다.나중에 임설은 둘의 가치관이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그 남자는 너무 달라붙었고, 별것도 아닌 일로 투정을 부렸다.임설은 원래 스스로 목표가 분명한 사람이었다. 둘은 다투고 화해하고,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과정도 여러 번 겪었다.그래도 맞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와 평화롭게 헤어졌다.지금도 그 남자는 가끔 답답한 일이 있으면 임설에게 하소연했다.임설은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해 주고, 제3자의 눈으로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지금 두 사람의 관계는 묘하게 안정적이었다. 임설은 그대로 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그 설명을 듣고 강이주는 그제야 안심했다.임설은 심씨 저택 쪽을 흘깃 보며 물었다.“사람들을 데리고 오라고 하신 건...”오늘 밤 문텐에서 있었던 일을 임설은 아직 몰랐다.강이주가 전화를 하자마자 곧바로 전 남자친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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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강이주는 심순남의 분노를 보지 못한 사람처럼 굴었다.강이주는 주변을 한 번 둘러보고는 함께 들어온 사람들에게 말했다.“여기 있는 거 전부 때려 부숴!”강이주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12명의 남자들은 야구방망이를 들고 거실 물건들을 부수기 시작했다.곧 사방에서 깨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이어졌다.방에 있던 지정애가 소란을 듣고 뛰쳐나왔다. 이미 엉망이 된 거실을 보자 비명을 질렀다.“너희 지금 뭐 하는 거야!”“그만둬! 다 그만두라고! 미쳤어? 여긴 남의 집이야. 주거침입이라고!”지정애는 울부짖듯 소리쳤다.심순남도 몇 번이나 앞으로 나서려고 했지만, 건장한 남자가 심순남의 앞을 막았다.심순남은 얼굴이 새파랗게 굳은 채 가슴속에 찬 분노를 삼키지 못했다. 숨이 턱 막히면서 거의 쓰러질 뻔했다.“멈춰! 강이주, 또 무슨 짓이야? 저 사람들 당장 멈추게 해!”심순남이 분노에 찬 눈으로 강이주를 노려보았다.강이주는 팔짱을 낀 채 엉망이 되어 가는 거실을 차갑게 훑었다.“부숴. 다 부숴!”“심원후, 튀어 나와! 안 나오면 이 집도 너도 남는 게 없을 줄 알아!”지정애의 비명 사이로 강이주의 목소리는 또렷하게 울렸다.강이주는 심원후가 지금 심씨 저택 안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아마 방 안에 숨어 있을 것이다.심원후가 스스로 자신의 눈앞으로 기어 나오길 바랐다.심순남은 강이주의 말을 듣고 뭔가를 알아차렸다.‘설마 그 못난 자식이 또 무슨 일을 저질러서 강이주가 한밤중에 집까지 들이닥친 건가.’심순남도 심원후를 향해 당장 나오라고 소리치고 싶었다.지정애가 울고불고하는 가운데, 심원후가 어두운 얼굴로 침실에서 나왔다.심원후는 강이주 앞으로 걸어왔다.“너 미쳤어? 당장 저 사람들 멈추게 해!”강이주의 지시가 없으니 사람들은 여전히 심씨 저택 안을 부수고 있었다.눈에 보이는 물건은 거의 모두 박살이 나고 있었다.곧 1층은 반쯤 폐허가 되었다.심원후 앞까지 다가간 강이주가 곧장 뺨을 후려쳤다.심원후는 강이주가 이렇게 거칠게 들이닥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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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심원후의 얼굴은 강이주에게 얻어맞아 금세 부어올랐다.강이주는 차가운 표정으로 사람들에게 말했다.“2층도 부숴!”말을 마친 강이주는 심원후의 머리채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다른 손으로는 심원후의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심원후,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를 것 같아? 희라한테 더러운 손을 뻗었으니, 네 손을 잘라 버릴 수도 있어.”심원후의 머리채를 놓은 강이주는, 심원후의 손목을 잡고는 눈 하나 깜박하지 않은 채 거칠게 꺾었다.심원후의 입에서 처참한 비명이 터졌다. 손목이 힘없이 아래로 꺾여 늘어졌다.강이주가 맨손으로 손목을 부러뜨린 것이다.식은땀이 심원후의 이마에서 흘러내렸다.심원후는 최근 병원 출입이 잦아 몸이 몹시 약해진 상태였다.예전 같았으면 강이주가 이렇게 빠르고 정확하게 심원후를 제압하기 어려웠을지도 몰랐다.하지만 심원후의 몸은 이미 많이 망가져 있었다. 게다가 요즘 백초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백초아는 심씨 집안 주방장을 매수해, 매일 식탁에 오르는 보양식에 서로 맞지 않는 식재료를 조금씩 넣게 했다.처음에는 티가 나지 않았다.하지만 시간이 쌓이자 심원후의 몸은 더 쉽게 힘을 잃었고, 걸음걸이까지 허해졌다.심원후만 그런 게 아니었다. 심순남과 지정애도 그 보양식을 꽤 먹었다.백초아만은 단 한 번도 손대지 않았다.강이주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백초아는 강이주의 손을 빌려 심씨 집안을 무너뜨리려 했고, 심씨 저택 안에 숨어서 심순남의 범죄 증거를 찾고 있었다.서로가 맞지 않은 식재료를 이용한 이 계획 역시 강이주가 넌지시 알려 준 것이었다.백초아는 정말 영리했다. 강이주의 흐름을 매번 정확히 따라왔다.강이주는 손목을 붙잡고 바닥에서 고통스럽게 구르는 심원후를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이어 위층을 올려다보았다.임설이 데려온 사람들은 확실히 일을 잘했다. 10분도 지나지 않아 2층도 폐허가 되어 가고 있었다.아래층에는 두 사람이 심순남과 지정애 앞을 막아서서, 두 사람이 강이주에게 덤비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심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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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내가 그동안 고분고분 맞춰 주는 척했던 건, 너희 심씨 집안과 언제 어떻게 끝낼지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어. 너희가 한 짓은 내가 전부 알고 있었거든.”“너희가 강중그룹을 엉망으로 만들지 않았고, 그때 내 힘이 아직 충분히 크지 않았던 때만 아니었다면...”“내가 왜 그 역겨움을 참으면서 네 곁에 오래 있었겠어? 나는 처음부터 너와 결혼할 생각 따위 없었어.”이쯤 되자 심순남도 상황을 훤히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안타까운 건 심원후라는 멍청이만 끝까지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심원후가 그나마 버텨 온 건 심순남이 음흉하고 교활하게 아들의 앞길을 깔아 주었기 때문이었다.그게 아니었다면, 심원후의 그 빈약한 머리로는 진작에 쫄딱 망해서 다른 사람들의 먹잇감이나 됐을 것이다.심원후는 눈을 크게 뜨고 강이주를 보면서도 강이주의 말을 받아들이지 못했다.“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강이주는 자신과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모든 것은 시간을 끌기 위한 연기였고, 순하고 약한 꽃처럼 굴며 강중그룹 내부 사정을 파악하기 위한 계산이었다.강이주는 그 일을 해냈다.그래서 강중그룹의 경영권을 되찾자마자 빠르게 두 집안의 이익 관계를 끊어 냈고, 한 걸음씩 강중그룹을 다시 세워 올렸다.강이주는 처음부터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다.원래도 창백했던 심원후의 얼굴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가득 번졌다.‘어떻게 이렇게 된 거야?’‘강이주가 언제부터 이렇게 똑똑했어?’심원후는 정말로 강이주가 자신과 헤어진 이유가 한편으로는 백초아 때문이고, 또 한편으로는 구희라가 옆에서 부추겼기 때문이라고 믿었다.그렇지 않다면 왜 강이주가 자신과 헤어지자마자 곧장 구기빈이라는 남자를 만났겠는가!구기빈은 집안과 지위만으로도 심원후를 누를 수 있는 남자였다. 구희라가 구기빈과 강이주를 이어준 게 분명하다고 심원후는 굳게 믿었다.그 모든 일에 구희라가 끼어 있었다고 생각하자, 심원후의 속에서 증오가 들끓었다.‘전부 구희라 때문이야!’그 생각이 매일 심원후의 머릿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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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커다란 손이 강이주의 어깨를 감싸면서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익숙한 향이 가까이 밀려왔다.강이주가 고개를 들자 구기빈의 얼굴이 보였다. 놀란 강이주가 입을 열었다.“당신이 왜 여기 있어?”강이주는 심씨 집안에 따지러 온 일을 아직 구기빈에게 말하지 못했다.구기빈이 집안 일을 수습하러 가야 한다는 걸 알았기에, 괜히 신경을 쓰게 하고 싶지 않았다.구기빈은 들어오면서 이미 아수라장이 된 심씨 저택을 보았다.조금 전 심순남이 강이주를 협박하던 말도 들었다.구기빈이 대답했다.“예준이가 병원에서 희라 혈액검사 하는 걸 봤어.”일도 이렇게 맞아떨어질 수 있었다. 유예준은 한동안 자기 병원에 가지 않다가, 한번 가면 밀린 일을 처리하느라 아예 병원에 붙어 있곤 했다.오늘 유예준은 주선하가 구희라를 데리고 와서 혈액검사를 받는 것을 마주쳤다.상황을 알아보다가 구희라가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유예준은 가장 먼저 구기빈에게 그 일을 알렸다.구기빈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파악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특히 강이주가 사람들을 이끌고 심씨 저택으로 쳐들어갔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자, 모든 조각이 바로 맞춰졌다.구기빈의 답을 들은 강이주는 유예준이 봤다면 당연히 구기빈에게 말했을 거라고 생각했다.다만 구기빈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다.강이주가 말했다.“괜찮아. 거의 다 해결했어.”말을 마친 강이주는 죽은 개처럼 바닥에 널브러진 심원후를 보았다. 눈에는 혐오가 가득했다.구기빈도 강이주의 시선을 따라갔다. 구기빈은 초라하게 망가진 심씨 집안 사람들을 차갑게 훑었다.구기빈의 눈빛은 끝까지 싸늘하게 얼어붙어 있었다.그는 강이주의 손을 잡고, 옆에 있던 의자 하나를 끌어왔다.허리를 숙여 의자 위 먼지와 부스러기를 닦아 냈다.구기빈은 강이주를 앉혔다.자신은 강이주 옆에 서서 지켜 주는 자세로 버텼다.“때리느라 힘들었지. 당신은 좀 쉬어. 나머지는 내가 할게.”강이주와 구희라의 관계를 생각하면, 강이주가 화가 나서 심원후를 찾아온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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