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을 너무 잘 차단한 탓에 방 안이 캄캄해서, 사랑하는 남자의 얼굴도 잘 보이지 않았다.강이주가 손을 뻗어 침대 머리맡 등을 켰다.구기빈의 피곤한 기색이 가득한 얼굴, 충혈된 채 핏빛으로 붉어진 두 눈을 본 강이주는 단번에 마음이 풀렸다.침대에서 내려와서 남자 앞으로 다가간 강이주가 손을 뻗어 남자를 잡아당겼다.“일어나.”그런데 구기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시선만 들어 올리며, 강이주의 안쓰러워하는 눈빛을 향해 빙긋 웃었다.“여보가 용서 안 해 주면, 일어날 자격이 없지.”이 말의 뜻은 강이주가 입으로 직접 용서해 줘야 한다는 거였다.이를 본 강이주가 어이없다는 듯 손바닥으로 구기빈의 어깨를 한 번 가볍게 쳤다.“구기빈, 그냥 무릎 꿇어 죽어.”이 남자를 괜히 안쓰러워한 자신이 한심해졌다. 이 와중에도 입을 놀려서 자신을 살살 어르고 있다니.이 말에 구기빈은 꼿꼿한 등을 한층 더 곧추세우고 박자에 맞춰 말을 받았다.“그래, 좋아. 다 내 잘못이지. 꿇어 죽어도 마땅해. 여보, 좀 더 난이도를 올려 볼까? 무릎으로 ‘사랑해, 미안해, 잘못했어, 용서해 줘' 이 글자를 다 찍어 볼게.”“못 찍으면 꿇은 채로 연습하지 뭐. 당신이 용서한다고 할 때까지. 어때?”말을 끝내고 구기빈은 강이주를 향해 한빙긋 웃기까지 했다.정말로 무릎으로 글자를 타이핑이라도 할 기세였다.“별로야.”강이주는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슬쩍 코웃음을 쳤다.“용서했어. 빨리 일어나.”끝까지 차마 모질게 굴지는 못했다.강이주가 허리를 굽혀 구기빈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구기빈이 똑바로 일어선 다음, 두 팔로 구기빈의 목을 감고 까치발을 하고서 입술에 한 번 입을 맞췄다.“도대체 무슨 일이었어?”“당신이 납치돼서 영상까지 찍혔잖아?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무사해서 다행이야. 다친 데는 없지?”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강이주는 구기빈의 몸을 살펴보려 했다.손이 살짝 느슨해지자, 구기빈이 강이주의 손을 잡아 다시 자기 목에 두르게 했다. 두 손으로 강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