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주는 그 말을 듣고 잠시 침묵했다.한참 뒤에야 구희라에게 말했다. “강중그룹은 걱정하지 마. 때가 오면 강중그룹은 그때 버리면 돼. 전에 말했듯이 업종을 바꿔 새로 시작하면 그만이야. 나는 아직 젊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시간이 있으니까 겁나지 않아.”몇 차례 큰 위기를 겪으며 강중그룹은 이미 깊은 타격을 입었다. 어떻게든 살아남더라도 예전의 규모와 지위를 되찾기는 어려웠다.강이주는 그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구희라와 이런 연극을 벌이기로 했을 때부터 필요하다면 강중그룹을 포기할 각오까지 해 두었다.강중그룹에서 분리할 수 있는 사업은 이미 완전히 떼어 냈다. 분리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도 임설에게 적지 않은 자금을 맡겨 적절한 보상에 쓸 수 있도록 했다.직원들의 생계를 지키기 위해 일정 기간 출근하지 않아도 급여를 지급하는 방안까지 준비했다.앞으로의 방향을 정하면 새 법인을 세우고, 다시 함께하고 싶어 하는 직원들을 다시 채용할 계획이었다.이 계획은 강서규와도 진지하게 상의했다.강서규는 이야기를 들은 뒤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 자신은 이미 나이가 들었고 죽을 고비까지 겪고 나니 회사에 대한 욕심도 사라졌다며, 강이주가 정말 결정했다면 자신과 장숙연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고 뜻대로 하라고 말했다.강이주는 조건 없이 자신을 지지해 주는 부모에게 깊이 감사했다.통화 너머의 구희라는 강이주의 말을 들으며 가슴이 먹먹해진 듯 복잡한 감정에 잠겼다.강이주가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너도 회사에서 조심해. 며칠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오빠가 돌아온 다음에 움직여.”주선하까지 RG그룹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구호민이 두 사람 사이에서 무언가를 알아챌까 걱정됐다.주선하는 아직 대학생이었다. 아무리 구희라를 지키고 싶어도 실재하는 위험 앞에서는 힘이 부족할 수 있었다.노련하고 교활한 구호민을 구희라와 주선하 둘만으로 상대하기는 쉽지 않았다.구희라가 가볍게 웃었다. [알았어. 조심할게.]구희라는 더 길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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