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주가 겨우 밥 반 공기를 비우자, 더는 못 먹겠다는 듯 잔뜩 굳은 표정의 구기빈이 그녀를 가련하게 바라봤다. “정말 더 못 먹겠어.”아직 시차 적응이 끝나지 않은 탓인지 온몸이 축 늘어져 기운을 낼 수가 없었다.머릿속까지 멍했던 강이주는 구기빈의 기분이 상해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채지 못했다.게다가 구기빈이 언짢아진 이유는 다름 아닌 강이주에게 있었다.구기빈은 굳은 표정으로 강이주를 안아 들고 다시 2층 안방으로 올라갔다.강이주를 긴 소파에 내려놓은 구기빈이 뚫어지게 바라봤다. “실종됐다는 소문, 당신이 사람 시켜서 J시에 흘린 거야?”배진호의 보고를 받은 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런 말을 흘릴 사람은 강이주뿐이었다.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그 소식을 밖으로 전할 수 있었던 사람은 강이주밖에 없었다.강이주는 아까부터 구기빈의 태도가 차가운 게 조금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다.그러다 질문을 듣고 집요한 시선까지 마주하자 공연히 찔리는 기분이 들었다.강이주는 슬며시 웃으며 대답했다. “맞아. 인정해. 아니, 애초에 부정한 적도 없잖아. 당신이 안 물어봤을 뿐이지.”구기빈이 처음부터 묻지도 않았다는 생각이 들자 강이주는 억울하다는 듯 항변했다.구기빈의 표정이 한층 더 못마땅해졌다. “왜 그랬어?”강이주가 그런 일을 벌인 이유를 알고 싶었다.강이주는 사뭇 진지하게 대답했다. “연극을 시작했으면 끝까지 제대로 해야지. 당연히 구씨 집안 사람들 보라고 일부러 그런 거야.”보란 듯이 강이주가 몸값을 들고 가겠다고 나서자마자 구씨 집안의 움직임도 빨라졌다.생각해 보니 구씨 집안의 판을 굴리는 가장 중요한 인물이 어쩌면 자신일지도 몰랐다.그렇다면 이 판의 핵심 조연으로서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 줘야 하니까.구기빈이 지금 강이주의 머릿속을 전부 들여다봤다면 참지 못하고 엉덩이라도 한 대 때리고 싶어졌을 터였다.강이주가 대체 하루 종일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건지 구기빈은 도저히 알 수 없었다.“말 돌리지 마. 당신, 또 뭘 꾸미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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