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생각한 끝에 구기빈은 곧장 본론을 꺼내기로 했다.강서규를 보며 말했다. “아직 이 집을 꼭 파셔야 할 만큼 어려운 상황은 아닙니다.”이 문제에 관해서는 구기빈도 강이주와 생각이 같았다.집까지 팔 필요는 없었다.강서규에게 남은 집은 이제 두 채뿐이었다.하나는 지금 살고 있는 넓은 집이었다.다른 하나는 외곽의 조금 외진 곳에 있는, 방 세 개와 거실 하나를 갖춘 2층 단독주택이었다.지금 사는 집보다는 면적이 훨씬 작았다.그래도 강서규가 아내와 딸, 구기빈까지 데리고 들어가 살기에는 충분했다.주변 환경도 괜찮아 조용히 몸과 마음을 돌보며 지내기 좋은 곳이었다.자신을 설득하러 온 게 분명한 구기빈을 보며 강서규가 천천히 말했다. “집을 파는 문제는 이주 엄마랑 오래전부터 여러 번 의논했어.”“그동안은 망설였지. 이번에 마음을 굳힌 건 물론 이주 때문이기도 해. 하지만 다른 이유도...”말끝을 늘인 강서규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이윽고 말을 이었다. “사실은 우리를 위해서이기도 해. 집이 너무 크니 살면서도 쓸쓸하더라. 외곽에 있는 집은 조용해서 좋고.”“나이가 들고 이런저런 일을 겪다 보면, 다들 한적한 곳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지는 모양이야. 우리라고 다르겠나?”강서규와 장숙연은 노후에 관한 이야기도 여러 번 나눴다.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니 마음가짐도 자연스럽게 달라졌다.강서규가 구기빈을 보며 웃었다. “자네 조부모님처럼 말이야. 나도 죽을 고비를 한번 넘겼잖니. 그러고 나니 많은 걸 내려놓게 되더군.”“이제 다른 바람은 없어. 이주가 무탈하고 건강하게, 자네랑 행복하게 잘 지내기만 하면 돼.”부모가 바라는 건 결국 자식이 탈 없이 평안하게 사는 일이었다.구기빈은 강서규의 말을 듣고 선뜻 반박할 수 없었다.오히려 강서규가 구기빈에게 부탁했다. “집 파는 건 자네가 이주를 좀 설득해 주게. 이주 엄마랑 나는 어차피 그쪽으로 옮겨 갈 생각이었어. 시기의 문제일 뿐이지, 이주 때문이 아니야.”“자네도 일자리 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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