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빈이 강이주에게 말했다. “괜찮아. 혼자 좀 진정하게 두자.”말을 마친 뒤 구기빈은 강이주 앞에 쪼그려 앉아 두 손을 잡았다. “언제든 결국은 받아들여야 하니까.”쉰 목소리에는 옅은 울음이 섞여 있었다.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는데 슬프지 않을 리 없었다.하지만 여기까지 일이 닥친 이상 슬픔에만 빠져 있을 수 없었다. 억지로라도 빨리 마음을 추슬러야 했다.유만정의 장례도 직접 준비해야 했다.오늘 구호민이 유만정의 응급 처치를 빌미로 자신을 협박한 걸 생각하면, 구기빈은 구호민이 사람답게 행동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장례식에 와서 유만정을 한 번 바라보기만 해도 기적에 가까울 것이다.하지만... 구기빈은 자조적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오히려 어머니가 수십 년 동안 자신을 공포에 떨게 만든 구호민의 얼굴을 마지막 길에서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 같았다.괜히 구호민 때문에 마지막 가는 길마저 더럽혀질까 싶었다.구기빈이 그렇게 말하니 강이주도 더 권하지 못했다.그저 조용히 곁을 지켰다.그러면서도 시선은 자꾸 영안실 쪽으로 향했다.안에서는 구희라의 울음이 끊겼다가 다시 이어지기를 반복했다.그 소리가 한 번씩 강이주의 귓가에 닿았다.강이주의 미간은 좀처럼 펴지지 않았다. 걱정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었다.그렇다고 무슨 말로 위로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결국 구기빈이 직접 들어가 구희라를 거의 끌다시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그제야 구희라는 뒤늦게 뭔가를 알아차린 듯 부은 눈으로 구기빈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오빠, 다리가...”‘안 다친 거였어?’척추 손상이 심해서 평생 다시는 설 수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그런데 지금 구기빈은 아무렇지 않게 두 발로 서 있었다.구희라는 지금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조차 몰랐다.절반은 슬픔이었고, 절반은 충격이었다.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울어야 하는지 화를 내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구기빈이 동생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내 다리는 괜찮아. 걱정하지 마.”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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