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야, 아빠는 네 엄마랑 의논해 봤는데, 우리 몇 사람이 살기에는 이 집이 너무 크지 않니. 낭비라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집을 팔기로 했다.” 강서규가 천천히 말했다.강이주의 눈이 커졌다.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이었다. “갑자기 집은 왜 파세요?”사실 마음속에는 이미 어렴풋이 답이 떠올라 있었다.자신 때문이었다.장숙연이 카드를 돌려주면서 돈까지 더 넣어 줬다.이번에는 강서규가 살고 있는 집을 팔겠다고 말했다.강이주에게 돈이 부족할까 봐, 구씨 집안의 계속되는 압박에 강이주가 견디지 못할까 봐 그러는 것이었다.두 분 모두 걱정하고 있었다.그 생각에 강이주의 가슴이 욱신거렸다.부모님께 너무 죄송했다.가슴에 무언가 꽉 걸린 듯 답답해서 견딜 수 없었다.곁에 있던 구기빈이 강이주의 표정을 보고 말없이 손을 뻗어 잡아 주었다.강서규가 말을 이었다. “이주야, 다른 생각은 하지 마라. 집을 옮기는 건... 네 엄마랑 오래전부터 의논한 일이야.”“너도 언젠가는 시집갈 테니, 이 큰 집에서 우리 둘만 살면 공간도 남고 외롭겠다 싶었어. 좀 작은 집으로 가는 게 어떨까 했지.”강서규는 강이주의 표정을 세심하게 살폈다.하지만 나머지 생각까지 입에 올리지는 않았다.집이 팔리면 그 돈을 그대로 강이주의 계좌에 넣어 줄 생각이었다.그 돈만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래도 급할 때 쓸 돈이 조금이라도 있는 편이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강이주는 두 사람을 말없이 바라보았다.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어떤 말을 해도 소용없을 것 같았다.어릴 때부터 강서규는 한번 내린 결정을 쉽게 바꾸지 않았다.강이주의 성격도 강서규를 똑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구기빈이 안심하라는 눈빛을 보냈다. 강서규를 향해 구기빈이 말했다. “장인어른, 집을 파는 건 서두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주 씨랑 제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뭘 걱정하시는지 압니다.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저도 요 며칠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괜찮은 회사 몇 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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