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들을 누가 사서 누구 명의로 돌려놓았는지는 별개의 문제였다.어쨌든 강이주와 구기빈의 명의도 아니었고, 두 사람과 친한 지인들의 명의도 아니었다.구호민이나 구씨 집안 사람의 손에만 들어가지 않으면 누구든 상관없었다.강서규와 장숙연도 구기빈이 구씨 집안에서 쫓겨났다는 소식을 들었다.사실 그 소식은 이미 J시 전체에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두 사람은 일찍부터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구기빈이 유만정의 장례를 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는 동안, 못 쓰게 됐다던 다리가 멀쩡해진 일을 두고도 여러 추측이 돌았다.대부분은 속으로는 무슨 일이었는지 짐작하고 있었다.강이주가 부모에게 인사했다. “아빠, 엄마. 저희 왔어요.”구기빈도 뒤따라 인사했다. “장인어른, 장모님.”너무나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구기빈의 호칭에 강서규와 장숙연은 잠시 어리둥절해졌다.강이주가 부모 몰래 구기빈과 혼인신고를 하고 그토록 오래 숨겨 왔다는 생각에, 강서규는 얼굴이 금세 굳었다.아무 말도 없이 딸을 데려가 놓고 그 사실까지 입 다물고 있던 구기빈에게 좋은 표정을 지어 줄 수가 없었다.어린놈이 감언이설로 자신의 보물을 훔쳐 간 기분이었다.속이 쓰렸다.몹시도 쓰렸다.“그래.”강서규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한 채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못마땅하게 한마디로 인사받았다.장숙연이 옆에 선 남편에게 핀잔이라도 주듯 흘겨보았다.아이들이 돌아오면 최대한 따뜻하게 맞아 주기로 미리 이야기해 놓고, 혼자만 까맣게 잊은 모양이었다.잊었으면 그만이지, 굳이 저렇게 얼굴에 불만을 드러낼 건 또 뭔가.장숙연이 구기빈에게 말했다. “이주한테 얘기 들었어. 다른 생각 말고 여기서 편하게 지내. 자네 집이라고 생각하고.”그 밖의 다른 말은 쉽게 꺼내기 어려웠다.무슨 말을 하든 자칫 상처가 될까 조심스러웠다. 최근에 어머니를 잃은 데다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쫓겨났으니, 구기빈이 느낄 상실감이 얼마나 클까...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강서규도 표정을 조금 누그러뜨렸다. “이주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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