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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삼촌, 내 남편!
네 삼촌, 내 남편!
Author: June

1장

Author: June
“사라, 이혼 합의서 초안 정말 내가 만들어도 되는 거 맞아?”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지호의 목소리에는 주위의 잡음과 함께 망설임과 걱정이 가득했다.

“다시 생각해 봐. 이거 사인하면 너랑 선우, 이제 완전히 남남 되는 거야.”

사라는 잔 속의 갈색 액체를 멍하니 바라봤다. 위스키가 목을 태웠지만, 어젯밤의 장면만큼 강렬하진 못했다. 휴대폰을 쥔 그녀의 손가락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응.”

한참 만에 사라가 입을 열었다.

“나, 그 사람이랑 끝낼 거야.”

“도대체 왜?”

스피커 너머로 지호의 당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선우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널 엄청 사랑하잖아?”

사라의 입에서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사랑? 웃기지 마.’

입술을 꾹 다문 채, 목구멍 깊숙이 올라오는 쓴맛을 억눌렀다.

통화를 끊은 뒤, 사라는 창밖을 바라봤다. 길 건너 고층 빌딩 외벽의 거대한 LED 전광판에서는 아직도 그 빌어먹을 기자회견 영상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완벽한 수트를 차려입은 선우가 서서, 반짝이는 보석 장신구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다이아몬드와 보석들을 사용해, 그는 아내를 위해 단 하나뿐인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 이름은, ‘Love Sara’.

사라의 이름을 따서 붙인 작품이었다.

그는 전 세계를 향해 사라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선언했다. 출시되자마자 ‘Love Sara’는 SNS를 폭발시키며 연일 화제가 됐다.

세상 사람들은 그들의 사랑을 부러워하며 떠들썩했다.

밖에서는 여전히 영상이 반복되고 있었지만, 사라는 자조적인 웃음을 흘렸다.

“날… 사랑해?”

그녀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결혼기념일 밤에 다른 여자랑 자면서?”

어젯밤은 그들의 결혼 3주년이었다.

선우는 준비해 둔 깜짝 선물이 있다며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사라는 선우가 가장 좋아하는 흰 원피스를 입고, 촛불을 켜고, 그가 좋아하는 음식까지 준비했다.

그리고 기다렸다.

또 기다렸다.

자정이 지나고도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새벽 한 시,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페이스북 친구 요청 알림이었다. 낯선 프로필 사진, 그리고 메모 하나.

[당신을 위한 깜짝 선물]

사라는 순간 거절하려다 멈췄다. 곧이어 메시지가 하나 더 도착했다.

[아직 안 자고 있네? 남편이 옆에 없어서 그런 거야?]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 사람이 어떻게 선우가 집에 없다는 걸 알지?’

친구 요청은 수락하지 않았지만 메시지는 계속 이어졌다.

[모른 척하지 마, 나 네가 읽는 거 다 알아.]

[네 남편 지금 나랑 같이 있어.]

[나 천둥 무서워한다고, 걱정돼서 같이 있어 주네.]

[진짜 좋은 남자다. 근데 아쉽다. 너한테만 좋은 건 아니라서.]

메시지 하나하나가 칼처럼 심장을 찔렀다. 손이 덜덜 떨렸다. 장난일지도 모른다고 스스로를 설득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선 미친 듯이 부정하고 싶지 않은 의심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메시지가 도착했다.

[못 믿겠으면 주소 보내줄까? 현관 비밀번호는 너네 결혼기념일이야.]

그 순간, 사라는 더는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떨리는 손으로 친구 요청을 수락하자마자, 상대는 곧바로 주소와 비밀번호를 보냈다.

[0823]

정확히 그들의 결혼기념일이었다.

사라는 미친 사람처럼 집을 뛰쳐나와 차를 몰았다. 도착한 곳은 고급 아파트 단지였다.

현관문 앞에 선 그녀의 손가락이 도어락 위에서 떨렸다. 심장은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

비밀번호를 눌렀다.

찰칵. 문이 열렸다.

현관 바닥에는 남성용 수트 재킷이 아무렇게나 벗겨져 있었다. 아침에 선우가 입고 나간 옷. 그녀가 3주년 선물로 사줬던 바로 그 옷이었다.

거실 소파 위에는 검은 레이스 팬티가 던져져 있었고, 테이블 위 와인잔에는 여자의 립스틱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복도부터 침실까지, 남녀의 옷이 뒤섞여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띈 건 침실 문 앞에 찢어진 채 떨어져 있던 빨간 레이스 슬립이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거의 쓰러질 것 같았지만, 사라는 이를 악물고 반쯤 열린 침실 문을 밀었다.

침대 위에서, 알몸의 선우가 다른 여자를 끌어안고 있었다. 여자는 무릎을 꿇은 채 선우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그의 성기를 입으로 애무하고 있었다.

선우는 눈을 감은 채 쾌락에 젖은 얼굴로 신음했다.

“하아… 그래… 거기… 아… 좋아…”

여자가 도발적으로 물었다.

“나랑 사라, 누가 더 좋아?”

선우가 헛웃음을 섞어 말했다.

“네가 감히 사라랑 비교가 돼? 이 더러운 년아.”

그러곤 여자를 홱 돌려세워 뒤에서 허리를 움켜쥐고 거칠게 들이쳤다. 여자의 신음과 선우의 거친 숨소리가 뒤엉켜 방 안을 가득 채웠다.

그 장면은 사라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풋풋했던 대학 시절 연애부터 지금의 결혼까지, 8년의 시간이 스쳐 지나갔다. 모두가 부러워했던 사랑, 천생연분이라던 말들...

이제는 전부 우스운 농담처럼 느껴졌다.

사라는 입을 틀어막고 구역질을 참으며 그 역겨운 공간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도심의 바에 들어가 구석 자리에 앉아 미친 듯이 술을 들이켰다. 위스키의 독한 맛이 목을 찔렀지만, 심장의 고통은 조금도 무뎌지지 않았다.

지호가 전화를 받고 급히 바에 도착했을 때, 사라는 이미 만취 상태였다.

“사라!”

지호가 걱정 가득한 얼굴로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왜 이렇게 마셨어? 무슨 일 있어? 선우가 또 화나게 했어?”

눈이 빨갛게 충혈된 사라가 그녀를 올려다봤다.

“지호… 나 지금 그 이름 듣기 싫어.”

잔을 들어 위스키를 또 한 모금 들이켰다. 입안 가득 쓴맛이 번졌다.

“나 그 사람… 그 여자랑 붙어먹는 거… 내 눈으로 직접 봤어. 오해 같은 거 아니야.”

지호는 친구의 일그러진 표정을 보고 가슴이 미어졌다.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사라… 그래도 둘이 앉아서 얘기…”

“할 말 없어.”

사라가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

“이혼이야. 그 여자랑 붙어먹던 장면만 떠올라도… 토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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