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미녀 무당 박미나: Bab 21 - Bab 30

40 Bab

21화 미스터 내일

“너, 여기서 뭐 하냐?”“뭐하긴, 취재하러 왔지. 잘 됐다. 너 수사본부잖아. 여기 취재, 왜 안돼?”서 형사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그게, 굳이 여긴 왜….”“너는 여기 왜 있니? 여기 다 조사한 거 아니야?”서현덕이 말없이 최정일을 끌고 구석으로 갔다. 장민석이 둘을 계속 찍고 있었다.“그 참, 저를 왜 찍어요? 정일아, 좀 끄라고 해라. 좀.”최정일이 고개를 끄덕이자, 장민석이 카메라를 내렸다.“비공개라고 했잖아.”“이미 공개, 다 됐는데, 무슨 비공개야? 그런다고 수사에 도움이 될 것 같니?”그러고는 최정일 서현덕에게 고개를 내밀었다.“냄새, 나.”“무슨 냄새?”서현덕이 몸을 피했다.“저기 사물함 쪽에서 폭발했지? 그리고… 뭘 찾았지?”서현덕 형사가 짐짓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 표정을 지었지만, 최정일 피디는 놓치지 않았다.“범인 영상 같은 거 찾았니? 사물함에 폭발물을 넣는다든지.”서 형사의 눈이 커졌다.그때였다. 서현덕의 전화가 울렸다. 보니 최우영 형사였다.서현덕이 최정일을 피하며 전화를 받았지만,최정일은 포기하지 않고 통화에 귀를 기울였다.서현덕이 최정일에게 인상을 쓰며 전화를 받았다.“응. 뭐? 찾았어? 어디야?”서현덕이 최정일의 존재를 잊고 목소리가 커졌다.“응, 어디? 병일 빌딩 관리실? 응? 주차 관리실? 거기서 차를 탔다고? 차 번호 보여?”서현덕 형사가 갑자기 지하철 출구로 뛰었다. 최정일이 서현덕을 따라서 뛰기 시작했다.“선배 어디 가요?”장민석도 둘을 부랴부랴 따라붙었다.박신은 술에 취한 채 비틀비틀 걸어가다 보니 어느새 한강이 보였다.홧김에 혼자 소주 두 병을 마시고 보니 정신이 혼미해졌다.아니, 인생이 혼미해 보였다.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박신은 한강 다리로 연결된 계단을 비틀거리며 올라갔다.어두운 한강을 쳐다보니 눈물이 흘러내렸다. 별별 생각이 다 들기 시작했다.“그냥 확 뛰어버려?”박신이 짜증 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이런 소리가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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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이상한 동생

박미나는 산더미같이 쌓인 그릇들과 씨름 중이었다.“내가 미쳐. 이 꽃다운 나이에 귀신들 뒤치다꺼리나 하고 있으니.밥해다가 바쳐. 설거지해. 내가 노비야. 자기들 노비야 아주….”“다 들린다.”소파에 늘어져 TV를 보던 양양이 미나의 투덜거리는 소리를 끊었다.미나가 홱 돌아섰다.“들리면 어쩔래? 설거지 네가 할래?”“귀신이 무슨 설거지야?”미나는 갑자기 고무장갑을 벗어 싱크대에 던졌다.“아니 도우미도 못 부르게 해?”“몇 번 말했니. 도우미 부르면 우리가 불편하다고.”금산이 나섰다.“뭐가 불편해? 그 사람이 너희들 보는 것도 아니고.”“도우미가 힘들어져. 아마 시름시름 아파질걸.”영도까지 한마디 했다. 미나도 지지 않았다.“나 힘들어서 못 하겠어. 이제부터 출근한 후에라도 사람 불러서 집안일하게 할 거야.더 이상 못 참아. 여러분들 없을 때는 문제 없잖아?”세 귀신이 미나를 보고 뭐라고 하려 하는데, 미나가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렸다.“계집애, 성질머리 하고는.오늘 우리가 에너지를 얼마나 소비했는데 저 지랄이야.삼태 귀신 셋 잡기가 쉬운 줄 아나.”양양이 오징어 다리를 뜯으며 중얼거렸다.잠시 후, 미나가 방에서 나왔다.레깅스 차림인 걸 보니 운동이라도 하러 나가는 모양새였다.“어디 가?”금산이 미나가 스트레칭하는 모습을 보면서 물었다.“어디 가긴 뛰러 가지. 이 스트레스, 운동으로라도 풀고 올 테니까 여러분은 알아서 하세요.”미나가 목을 휘저으며 현관을 나섰다.“금산아, 다녀와라.”양양이 소파에 아예 드러누우며 말했다.귀찮은 표정을 짓던 금산이 일어섰다.“아이고, 귀찮아. 보디가드까지 해야 하니.”한강이 보이는 길로 뛰기 시작하는 미나.산책하던 몇몇 남자들의 시선이 미나에게로 쏠렸다.헤드폰을 걸친 채,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브라톱에,타이트한 레깅스 차림의 미녀가 달리니 그럴 만도 했다.“운동할 때 꼭 그렇게 입어야 해? 남자들이 다 쳐다보잖아.”금산의 삐딱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말 시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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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CCTV 속의 남자

“야, 같이 가!”“따라오지 마!”서현덕 형사를 뒤따라 최정일 피디가 필사적으로 뛰었다.그 뒤를 장민석 피디가 영문도 모른 채 숨을 헐떡거리며 뛰었다.서현덕이 한 빌딩 쪽으로 뛰어 들어가자, 둘도 따라 들어갔다.빌딩 주차장 안쪽 관리실이었다.문을 열고 들어가니 최우영 형사가 관리원과 앉아서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서현덕이 숨을 골랐다.“뭐야? 뭘 봤다고?”그때 마침, 최정일과 장민석도 숨을 헐떡거리며 관리실로 들어왔다.“아, 왜 따라와?”서현덕이 화를 냈지만, 두 사람은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아, 최 형사님. 오랜만.”최정일 피디가 최우영 형사를 보더니 넉살 좋게 웃었다.상황이 이해가 안 된 최 형사는 일단 최정일에게 인사를 하고는 서현덕을 쳐다봤다. 어떡할 거냐는 표정이었다.“일단, 보자. 여기 CCTV에 걸린 거야?”“아, 여기 보세요.”최 형사가 CCTV 모니터를 가리켰다.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한 남자가 보였다.최정일과 장민석도 고개를 내밀고 모니터를 봤다.서현덕이 짜증이 난 얼굴로 둘을 밀어냈다.“왜 이래?”그러다가 카메라를 켜고 있는 장민석을 발견했다.“어이, 카메라 꺼요.”그러고는 갑자기 최정일의 멱살을 잡았다.“너, 진짜 이럴래? 이거 공무집행 방해야.”두 손을 들고는 진정하라는 제스처를 하는 최정일.“좋아, 카메라 끄고 그냥 조용히 보기만 할게. 우린 영문도 몰라.봐도 뭐가 뭔지 모른다고. 그냥 옆에서 보기만 할게.”서현덕과 최정일이 서로 노려보다가 무언의 합의를 한 표정을 지었다.최정일이 눈짓하자 장민석이 카메라를 껐다.“좋아, 그냥 보기만 해라. 정보나 자료는 일절 못 준다. 어디 가서 입도 뻥끗하지 마.”최정일과 장민석이 과장되게 고개를 끄덕였다.서현덕 형사가 다시 한번 둘을 노려보고는 최 형사를 돌아봤다.최 형사가 모니터를 보여주며 설명을 시작했다.“여기, 이 사람 보이죠? 서천역 그 남자랑 인상착의가 똑같죠?”서 형사가 화면을 노려봤다. 회색 점퍼에 청바지,검은색 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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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악몽

이 모든 상황을 최정일 피디와 장민석 피디가 지켜보고 있었다.바보가 아닌 이상,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서현덕이 그때까지 옆에서 조용히 앉아 있던 관리원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어르신, 이 영상, 저희가 좀 카피해도 되겠죠?”“아, 벌써 양해를 구했어요. 빌딩 주인도 오케이 했고요.”최 형사가 대신 대답했다. 서 형사는 최 형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자, 21조 XXXX, 수사본부 보고해서 즉각 수배하자고.”그러더니, 갑자기 뒤를 돌아봤다. 최정일이 웃으며 또 박수를 쳤다.“너, 진짜 아무 짓도 하지 마.”“당연하지. 우린 무슨 영문인지 모른다니까.”최 피디가 능글맞게 웃었다.서 형사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벌써 지나간 일이었다.“단, 수사 상황에 대해 우리에게 우선적으로 알려줘.오늘부로 비공식 수사에서 공개수사로 전환한 거 다 알고 있지?우리가 절~대 앞서가지는 않을게.”맞는 이야기였다. 여론의 질타가 심해지자,예고 살인 수사본부는 언론에 상황 브리핑을 정기적으로 하고,영상 등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서현덕이 에라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미나가 비명을 내지르며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또 그 꿈이었다.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다.창밖을 쳐다보니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손바닥을 펴고 쳐다봤다.물기가 보였다. 손뿐만 아니라 온몸이 땀이 배어 있었다.처음이 아니었다. 어쩌다 가끔 이런 악몽을 꾸었다.오래전 일이지만, 자신의 운명을 바꾼 그 순간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경험은 아직도 그녀를 힘들게 했다.앳된 모습의 여대생 미나는, 이어폰을 끼고 바이올린을 맨 채 어둑해진 길을 걷고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 미나.파란 신호등이 켜지고 무심코 건너던 횡단보도. 뒤늦게 경적을 들었지만, 몸은 벌써 공중에 떠 있었다.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는 트럭이 보이고 미나는 정신을 잃었다.피투성이가 된 채. 그리고 암흑….그날은 미나가 죽은 날이자, 다시 살아난 날이었다.그리고 그 새로운 삶은 예전과 엄청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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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삼신당에 온 두 피디

“뭐가 이뻐? 저거 다 이 짓하려고 수술 떡칠한 거야.저런데 속아서 다 당하는 거야.”말은 그렇게 했지만, 예쁘긴 예쁘구나, 하는 생각을 본인도 하고 있었다.그렇지만 분명 사기꾼이었고, 자신이 반드시 까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최정일은 아침 일찍 방송국으로 출근해서,어제 서현덕 형사가 폭발물 용의자를 찾았다는 사실을 즉시 보고했고,‘21조 XXXX’를 찾아달라고 박건영 부장에게 부탁했다.“우리가 사이비 여자 무당 몰카를 찍고, 오후에 그 빌딩에 다시 들러서 영상 확보할게요.”“오 그래. 역시 우리 ‘최 형사’야. 좋아 좋아.”박 부장의 입이 벌어졌다. 최정일은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장민석과 함께 곧장 삼신당으로 온 것이다.최정일은 대기실 벽에 커다랗게 걸린 박미나의 사진과 ‘삼신당 미나 아씨’라는 글씨를 올려다보았다.“미나 아씨? 웃기고 있네. 박미나…, 그래 오늘이 너의 제삿날이다.”최정일이 몰카용 안경을 고쳐 쓰며 중얼거렸다.미나의 대형 사진을 쳐다보던 최정일이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손님들이, 삼신당에서 나눠준 커피를 한잔씩 들고 옹기종기 앉아 있었다.다들 한심해 보였다.인생은 자신이 개척하는 거지, 사기꾼의 말에 좌지우지되는 게 아닌데.그러다가 장민석을 돌아보았다.장민석은 몰카가 설치된 가방을 살펴보고 있었다.“참, 근데 우리 몇 번이지?”“8번이요.”“앞에 7명 있다는 거잖아. 이렇게 빨리 왔는데.아, 참. 왜 예약을 안 받는 거야? 바쁜 사람들, 이렇게 기다리게 하는 것도 상술이야? 미친….”최정일이 투덜거렸다.박미나는 2층으로 올라가다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한심애를 돌아봤다. 한심애가 멈칫했다.“아, 지금 11명 대기. 벌써…. 오늘도 25명만 받을까요? 아, 아니 받을까?”심애가 눈치껏 물었다.“그, 그게 아니라….”미나가 다시 계단을 오르다가 심애를 또 돌아봤다.“심애야, 너 내 동생 박신하고 친하잖아. 어쩌면 나보다….”한심애가 눈을 크게 뜨고 미나를 쳐다봤다.“신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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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몽달 귀신

“안녕하세요. 제가 좀 고민이 있어서요. 뭐 지금 나이도 들고 해서 포기하고 살긴 하지만요.”여자가 넋두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미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녀의 몸 여기저기를 훑어보고 있었다.“제가 음…, 사실 사업도 잘되고 있고, 돈도 꽤 벌어 놨는데요. 건물도 있고요. 그게, 그러니까….”“남자가 없다?”미나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러고는 여자를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봤다.“네. 어떻게 아셨어요?”놀란 표정을 짓던 여자가 한숨 소리를 내더니 말을 이었다.“사실은…, 남자를 많이 사귀어봤어요. 제 나이 50인데 경험을 못 한 건 아니고요. 근데 계속 꼬여요. 벌써 파혼만 세 번 했고요. 한 남자는 날까지 잡아놓고…, 그러다가….”여자가 목이 멘 채, 갑자기 훌쩍거렸다.“죽었다?”미나의 말에 여자의 눈이 커졌다.“어떻게…?”미나가 여자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갑자기.“그만 나오지?”차갑게 소리를 질렀다. 여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어이 몽달! 지금 도대체 몇 년째야? 이 여자에게 붙어서 아주 뽕을 뽑으려고.”여자는 놀라서 눈이 커지고 입이 벌어졌다. 미나는 개의치 않았다.“여기서 그냥 잡을까?”“그래, 악귀는 아니니 그냥 바로 잡자. 아니, 쫓아내자고.”양양이 의자에 앉은 채 여자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그러고는 양양이 일어섰다. 영도와 금산도 느릿느릿 일어났다. 미나가 노트북을 쳐다보면서 여자에게 말했다.“저기, 음, 정미랑 씨? 자, 지금, 당신에게는 몽달귀신이 붙어있어요. 아주 찰싹. 그것도 한 20년 가까이.그래서 이제까지 꼬인 거고요. 지금 당장 빼내 드릴 테니, 자, 일단 눈을 감고 귀도 막고 엎드린 채 가만히 계세요.”갑작스러운 말에 여자가 당황했다. 하지만, 벌써 미나가 그녀 앞에 서 있었다.“지, 지금요? 아… 몽달귀신이요? 총각 귀신 말하는 거죠? 진짜요?”미나가 부채를 쫙 폈다.“아, 잠깐만요. 그럼, 지금 굿을 한다는 건가요? 그건 몇 번 했는데….”미나는 개의치 않고 부채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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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수상한 손님 1

“그런 게 아니고요. 전 그냥 이 여자가 좋아서, 같이 있고 싶어서, 그러다가… 어쩌다 보니…. 정말입니다. 제가 좋은 일도 많이 했어요. 이 여자 돈을 벌게 해주고….”“시끄러워! 좋아서 그랬다고? 그렇다고 멀쩡한 남자까지 죽여 가면서, 이 나쁜 놈아!”양양이 앙칼진 소리를 내며 갑자기 귀신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양양은 특히 몽달귀신들을 싫어했다.“아, 내가 죽인 게 아니에요. 진짜예요. 전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해코지는 안 했어요. 진짜예요.”몽달귀신이 눈물을 뚝 흘렸다. 미나가 영도를 쳐다봤다.“진짜예요?”“뭐, 그런 거 같기도 하고.”영도가 수염을 만지며 말했다.“그럼, 왜 남자가 죽었죠?”“그, 그 남자는 그냥, 사고로 죽은 겁니다. 그냥 사고사.”미나의 물음에 몽달귀신이 직접 대답했다.“무슨 사고?”“교, 교통사고요.”“확실해? 너 때문에 교통사고 난 건 아니고?”“아닙니다. 전 그때, 정말 이 여자 위로하고 달래주고 했어요. 진짭니다.”몽달이 또 훌쩍거렸다. 미나가 영도를 바라보았다. 맞냐는 표정을 지었다. 영도가 난들 알겠나, 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하여튼, 뭘 제대로 아는 게 없어.”미나가 투덜거렸다. 그러고는 몽달귀신을 불렀다.“거기 몽달.”몽달귀신이 미나를 쳐다봤다.“자, 결론. 지금 당장 이 여자를 떠나라. 어디 가든 상관은 안 하지만, 만약 이 여자에게 다시 붙는다면, 그때는 이 세 신들께서 너를 아주 북어포로 만들어 버릴 거야. 알았어?”몽달귀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다. 돌아서다가 다시 여자를 한번 쳐다봤다. 슬픈 표정이었다. 양양이 험악한 표정으로 다가가자, 놀란 몽달귀신이 훌쩍 몸을 띄우더니 현관 쪽으로 날아가 버렸다.대기실에 앉아있던 최정일은 폭발 일보 직전이었다. 바로 앞번호인 7번이 올라간 지 한참 되었는데, 도대체 뭘 하는지. 그때 대기실 알림음이 ‘딩동’ 하며 울렸다.“8번 올라가세요.”창구직원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들렸다.“뭐야? 세 시간 만에? 짜증 지대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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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수상한 손님 2

정확히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미나는 기분이 상했다.간혹 이런 진상들이 찾아오긴 하지만,처음부터 이렇게 시비 거는 재수 없는 족속들은 별로 없었다.“그래, 뭐가 궁금해서 오신 건가요?”미나의 물음에 최정일이 헛기침을 한번 했다.“그게, 제가 사실, 취업 준비생인데요. 이 나이 되도록 직장을 못 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조만간 직장을 구할 수 있을지 그게 궁금하고요.”최정일을 유심히 바라보던 미나가 쓴웃음을 지었다.“그리고요?”“아, 그리고, 마누라, 아니 아내가 지금 아픈데, 언제쯤 완쾌될지 그것도 궁금하고.제가 이래도 결혼은 했거든요.”최정일은 준비된 멘트를 건조하게 읊어댔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최정일은 뚫어져라 쳐다보는 미나의 눈빛이 부담되어서 괜히 고개를 돌렸다.미나는 시선을 또 다른 남자에게로 돌렸다.그러자 그 남자는 저 싸가지 없는 남자와는 달리 미나의 눈치를 보며 순응의 자세를 보였다. 미나가 다시 싸가지, 아니 최정일을 바라보았다.“같이 오신 저분은 그냥 오신 건가요? 아니면….”최정일이 깜빡했다는 듯이 미나의 말을 끊었다.“아, 이 친구는 내 동생인데 공무원 시험 준비 중이거든요. 다음 달 시험인데 합격할까요?”최 피디는 ‘신통 보살’을 만날 때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했다.대사를 바꿔볼까도 생각했지만,일관성 있는 질문에 대한 반응이 방송에 더 재밌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한참 두 사람을 바라보던 미나가 누군가와 이야기하듯뒤를 힐끗 돌아보며 ‘응’ 소리를 몇 번 냈다.“아, 미나 아씨가 신들과 상의 중이십니다.”한심애 실장이 무심하게 한마디하고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노트북을 봤다.최정일은 피식 웃었다.“쇼하네.”저도 모르게 또 속마음이 밖으로 흘러나왔다.“네?”미나의 반응을 무시한 채, 최정일이 참지 못하고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그나저나 저희 어떡해요? 저희가 액운이 많이 꼈죠?뭐 정성을 보여야 할 텐데, 그죠? 굿을 하든지, 부적을 사든지 해야 할 거 같은데….”얄밉게 깐죽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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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기막힌 예언

방문이 열리고 부스스한 머리를 한 채, 아들 박신이 나왔다.“와서 밥 먹어. 갈비찜이랑 소고기뭇국 끓였어.”박신이 터벅터벅 걸어와 식탁에 앉았다. 나 여사는 박신의 꼴이 너무 한심해서 한마디 하려다가 참았다.“그래, 알바는 끝나고 술 마신 거야?”나 여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숟가락을 들던 박신이 다시 숟가락을 내려놨다.잠시 그러더니 엄마를 쳐다봤다.“나, 알바 잘렸어.”나 여사는 왜 잘렸냐고 묻고 싶었지만 물을 수 없었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아, 알았어. 알바야 얼마든지 구하면 되지. 밥 먹어.”애써 침착하게 말하고는 소파에 앉아 TV를 켰다.아들을 쳐다보지 않으려는 배려의 차원이었다.나도 속상한데 자기 속은 얼마나 상할까.나 여사는 이해하려 했다. 하지만 자꾸 한숨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TV를 쳐다보고 있긴 했지만, 앵커가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TV 소리만 들리는 거실에서, 박신은 조용히 밥을 먹었다.평소와 달리 알바에서 잘렸다고 해도 별말이 없는 엄마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때였다.“방금 들어온 속보입니다. 12시 10분경. 올림픽대로 하남 방향, 반포 IC 부근에서 자동차 8중 추돌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차량 피해는 물론 인명 피해가 있다고 하는데요.서울 교통 통제소에 나가 있는 김미희 기자 불러봅니다. 김미희 기자?”밥을 먹던 박신이 고개를 들어 뉴스를 힐끗 봤다.“네 김미희 기자입니다.”“아,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네. 현재, 올림픽대로 반포 IC 부근은 화면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8중 추돌사고로 심한 정체로 빚고 있습니다.현재 경찰과 119가 출동한 상태인데요. 사상자가 상당수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화면에는 올림픽대로 CCTV 화면이 나오고 있었다.수많은 차량이 뒤엉켜 있었다. 밥을 먹던 박신의 눈이 커졌다.“엄마, 볼륨 좀 키워 봐!”박신의 큰소리에 나 여사는 리모컨으로 일단 볼륨을 높였다.“아니, 왜?”나 여사가 돌아보니, 박신이 숟가락도 내려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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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운명의 남자 1

“네?”미나의 뜻밖의 말에 최정일이 당황하기 시작했다.“지금 어디서 헛소리를 하는 겁니까?”미나가 인상을 쓰며 소리를 질렀다.이게 뭐지? 기대한 반응은 이게 아니었는데. 최정일은 미나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도대체 감을 잡을 수 없었다.“저기, 최정일 씨. 취직해서 직장 잘 다니고 있으신 분이 무슨 취업 타령입니까? 그리고, 없는 마누라가 어떻게 아픈 거죠? 상상 임신은 들어봤어도 상상 결혼은 또 처음 들어보네.”화가 난 미나의 거침없는 말에 최정일과 장민석의 눈이 동시에 커졌다.“그게….”무슨 변명을 하려 했으나, 최정일은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그리고, 저분.”미나가 장민석을 쳐다봤다. 장 피디는 벌써 울상이 되어 있었다.“동생은 무슨? 피가 한 방울도 안 섞였는데. 그리고 멀쩡하게 직장 잘 다니고 있구만.둘이 같은 직장 다니는 거 같은데. 거의 24시간 붙어있는데. 뭐? 공무원 시험?”미나의 목소리가 쩌렁 울렸다.장 피디가 최 피디를 돌아봤다. 최정일의 놀란 얼굴이 보였다.장민석이 최정일을 슬쩍 쳤다. 대책을 세우라는 의미였다.하지만 최정일은 완전히 무대책이었다.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최정일이 입을 우물쭈물하고 있는데, 박미나가 쐐기를 박았다.“이 사람들, 그냥 장난은 아닌 것 같고….지금 무슨 덫을 놓고 날 빠뜨리기 위해서 이러는 거 같은데.”최정일을 째려보던 미나가 눈이 커졌다.“아니, 이 사람들 진짜. 어이 최정일 씨, 안경 한번 벗어 봐요.”최정일은 숨이 막혀왔다.몰카까지 들킨 건가? 도대체 어떻게 안 거지?“안 벗어? 그럼 내가…,”미나가 벌떡 일어났다. 최정일과 장민석은 피디 생활 최고의 위기를 느꼈다. 그때.갑자기 미나가 갑자기 뒤를 돌아봤다.“뭐?”미나는 황당한 표정으로 양양을 바라보았다.“지금 거짓말이 문제가 아니라고. 저 남자는….”양양이 뒤늦게 뭔가 중요한 사실을 발견한 듯 눈이 커져 있었다. 미나는 양양의 이런 표정이 자주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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