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현판 / 미녀 무당 박미나 / Chapter 41 - Chapter 50

All Chapters of 미녀 무당 박미나: Chapter 41 - Chapter 50

220 Chapters

41화 조선의 무사 2

“혹시라도 내가 잘못된다 해도 그건 자네의 잘못이 아니니, 무리한 희생은 말게.”민비가 그렇게 말하고는 슬픈 눈으로 영도를 바라보았다.영도는 그 순간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다.“마마, 신하 된 도리로서, 어찌 이 보잘것없는 목숨을 아까워하겠습니까?죽어서라도, 혼령이 되어서라도, 마마를 지킬 수 있다면 무엇이든 다 하겠나이다.”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영도의 눈에는 이슬이 맺혔다.민비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슬픈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그로부터 석 달여가 지난 그날, 10월 8일 새벽.일본 공사관 수비대와 경관들, 일본군 경성 수비대,일본 낭인들, 조선군 훈련대 등 수백의 폭도들이 경복궁을 쳐들어왔다.궁을 지키던 조선군 시위대가 막아섰지만 역부족이었다.폭도들의 총칼에 쓰러져 갔다.경복궁이 뚫리고 건청궁이 뚫렸다. 신하들과 궁녀들이 쓰러졌다.민비의 방 앞을 지키던 영도는 일본 낭인들에 맞서 힘겹게 싸우고 있었다.영도의 칼에 낭인여럿이 쓰러졌다.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일본군 소위가 쏜 총을 피할 수는 없었다.총을 맞고 쓰러진 영도를 향해 숱한 칼날이 날아왔다.목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 칼을 놓지 않던 영도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마마, 마마…, 죽어 마땅한 죄를 지었나이다. 마마….”그게 그의 마지막 말이었다. 낭인 하나가 칼로 영도의 눈을 도려냈다.“나는 죽어서도 건청궁을 지켜보고 있었어.비록 눈을 잃었지만, 그 눈은 도리어 살아서, 마마가 시해당하고,말로 못 할 잔인한 짓들로 능욕당하시는 걸 그 눈으로 보고 있었지….”영도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렸다. 눈에서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그 한을 풀지 못하여, 아직도 이렇게 구천을 떠돌고 있네.”영도의 한은 죽어서도, 백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았고,그 한이 혼령이 되어 지금까지 떠돌고 있는 것이었다.침묵이 흘렀다. 미나는 영도의 이야기에 가슴이 저며왔다.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한 건 처음이었다.“그런데 왜…? 저에게 온 거예요?”미나가 조심스럽게
Read more

42화 별 고개 1

경찰차가 방인산 입구에 도착했다.본부 추가 인원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릴 수는 없었다.벌써 어둠이 몰려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최우영 형사는 예고 살인 문자를 다시 확인했다.‘해가 진 별 고개 두 바위 사이에서 남자는 벌을 받을 것이다.’마음이 급해졌다.“벌써 해가 지고 있어. 서두르자.”그리고 장민석 피디를 쳐다보았다.“어디죠?”“저기 산길로 조금 올라가면 나무 표지판에 별 고개라고 쓰여 있고요.거기서 좀만 가면 별 고개가 보입니다. 가까워요.”장민석 피디의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최우영 형사를 비롯한 4명의 형사가 먼저 산길을 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장민석도 형사들을 따라 올라갔다. 하지만 형사들이 벌써 시야에서 사라졌다.장민석은 올라가면서도 고민이 많았다.어디까지 나서야 하나? 현장을 꼭 봐야 할까?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건 또 다른 살인사건이었다.박인식의 시체가 아직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는데 말이다.장민석은 겁이 났다. 자신이 괜히 별 고개를 안다고 해서 일을 키웠나 싶었지만,그래도 아는 걸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 그때 마침 전화가 울렸다.“네. 최 선배. 지금 올라가고 있어요.”최정일이었다.“괜히 촬영하겠다고 현장까지 가서 험한 꼴 보지 말고 넌 그냥 안내만 하고 빠져.”“촬영… 안 해도 되겠어요? 카메라는 일단 켜 놨어요.”최 피디의 한숨이 전화기를 타고 들렸다.“촬영도 좋지만, 겁도 많은 녀석이 굳이 무리하지 말라는 거야.”“네. 알겠습니다.”장민석은 다행이다 싶었다. 그때 앞쪽에서 소리가 들렸다.“저기다!”잠시 후 또 소리가 들렸다. 최우영 형사의 목소리였다.“꼼짝 마! 거기 서!”그러더니 총소리가 들렸다. 탕! 그리고 잠시 후.“앗, 민영아! 저, 저 자식들 잡아!”그리고 연이은 총성 두 발, 탕! 탕!벌써 어두워진 산길. 번쩍 섬광이 보였다가 사라졌다.장민석은 겁이 덜컥 나서 제자리에 멈춰 섰다.산속이라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휴대
Read more

43화 별 고개 2

“야, 최정일. 우리 타협하자.”“뭐?”서현덕의 갑작스러운 말에 최 피디가 고개를 갸웃했다.“너 찍은 거 나 좀 다 줘.”“뭘… 찍어?”“이 자식이, 영상 내놓으라고. 내가 사정 봐줬으면, 너도 뭘 좀 내놔야지.”최 피디가 서 형사를 보고 빙긋이 웃었다.“그럼, 지금부터 공조?”두 사람이 마주 보고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서 형사의 전화가 울렸다. 최우영 형사였다. 목소리가 다급했다.“선배, 별 고개 왔는데 한발 늦었어요.”“뭐라고?”서현덕의 목소리가 커졌다.“그럼, 벌써 살인이 벌어진 거야?”“그게요. 우리가 그놈들을 발견하고 총까지 쐈는데, 우리 애도 하나 다쳤어요.”“그게 뭔 소리야?”“이민영이 칼에 맞았어요.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데, 일단 그놈들을 놓쳤어요.”“그놈들이라니? 범인이 한 놈이 아니라고?”서 형사는 통화 내용만으로는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었다.“일단 끊어 봐. 내가 갈게.”서 형사가 전화를 끊자마자 차로 뛰었다. 최정일이 따라붙었다.“방인산 갈 거니? 나도 같이 가.”서현덕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자, 긴급! 모두 방인산으로 출발.”서현덕이 형사들에게 고함을 지르고는 차에 탔다.최정일이 옆자리에 타면서 계속 전화기를 들고 있었다. 차가 출발했다.“방인산 말이야. 한발 늦은 거야? 뭔 일이 일어난 거야?”최정일이 계속 전화기를 귀에 대고, 서현덕에게 물었다.“몰라. 총격전 같은 게 벌어진 거 같은데.”“뭐 총격전? 그럼, 민석이는? 장민석 피디는?”최정일의 목소리가 다급했다. “몰라, 왜?”서현덕이 최정일을 쳐다봤다. 최정일의 표정이 심각하다는 것을 대번에 느꼈다.“우리 민석이가 계속 전화를 안 받아.”“뭐? 그건 또 무슨 소리야?”“신호만 가고 전화를 안 받는다니까?”최정일은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최정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일보다는 자신이 먼저입니다. 그러니까, 나서지 마세요.목숨이 중요하니, 절대 나서지 말라는 겁니다.”낮에 박미나가
Read more

44화 또 다른 예언

그때였다. 휴대전화에서 알람이 떴다. 박신의 눈이 커질 대로 커졌다.‘미스터 내일’이었다. 그렇게 찾아도 없던 채널이 갑자기 떴다.부랴부랴 채널을 눌렀다.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안녕하십니까. 미스터 내일입니다.제 채널이 ‘미스터 내일’이니, 내일 날씨부터 알아볼까요?내일은 오전에 비가 오다가 점심때쯤 맑은 날씨로 변합니다….”실망스러운 이야기들이 나왔다. 날씨는 어디서나 알아볼 수 있는데.박신은 일단 구독을 눌렀다. 그런데 구독이 눌러지지 않았다.재빨리 ‘좋아요’를 눌렀다. 그건 가능했다.그런데 구독자 수도 나오지 않고, ‘좋아요’ 숫자나 조회수도 뜨지 않았다.댓글 창을 재빨리 눌렀다. 댓글은 보였다.온통 미스터 내일을 찬양하는 듯한 댓글들.그리고 회원 가입시켜달라는 댓글들과,미스터 내일을 위해서 무엇이든 하겠다는 맹세 같은 글들이 쏟아졌다.“회원 가입이 뭐지?”그러나 회원 가입과 관련된 표시나 고정 댓글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자, 이제 여러분들이 용돈 벌 기회를 하나 드리겠습니다.여러분 ‘아지테크’라는 업체가 있습니다. 아주 조용한 주식이죠.근데 이게 내일 상한가 갑니다. 조용히 있다가 오전 10시경 갑자기 상한가까지 갑니다. 그러니 개장하자마자 있는 돈 털어서 사놓고 상한가 가면 파세요….”‘미스터 내일’이 갑자기 주식 이야기를 했다.박신은 뜬금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올림픽 대로 사고를 생각하면 무시할 수도 없었다.그런데 갑자기 방송이 꺼졌다. 박신은 얼른 이런저런 검색을 해봤지만,역시, ‘미스터 내일’ 채널이 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뭐야? 또 사라졌네.”멍하니 있다가, ‘아지테크’를 검색했다. 정말 잡주에 가까운 주식이었다.유명한 기업도 아니고, 시가 총액이 크지도 않았다.약간의 등락이 있기는 했으나, 상한가, 하한가 한번 없이 몇 년을 조용히 간 기업이었다.그래도 한번 사볼까 생각했으나 그만 포기했다.일단 은행 잔고에 남아있는 돈이 없었다.“이게 뭔 짓이냐, 잠이나 자자.”박신은 휴대전화
Read more

45화 사라진 후배 1

서현덕과 최정일이 방인산에 도착하니 경찰차와 구급차가 산 입구 주차장에 모여 있었다.마침 예고 살인 특별수사본부 김형석 팀장도 현장에 나타났다.구급차에는 피해자로 보이는 시신이 한 구가 실려 있었다.그리고 칼에 찔렸다는 이민영 형사가 다른 구급차에 옮겨지고 있었다.“민영아.”서현덕 형사가 소리쳤다. 이민영 형사가 고개를 돌려, 서 형사를 바라보았다.다행히 목숨에는 지장 없는 것처럼 보였다.“저, 괜찮아요.”이민영 형사는, 걱정으로 가득한 표정의 서현덕을 오히려 달래고는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떠났다.수사팀이 한자리에 모였다.“어떻게 된 거야? 상황 보고해 봐.”김형석 팀장은 마음이 급했다. 현장에 있었던 최우영 형사가 나섰다.“그러니까 오늘 저녁 7시경. 저희 2조가 여기 현장에 도착한 후,별 고개 쪽으로 올라갔습니다. 예고 살인 문자의 현장으로 판단한 곳입니다. 그런데….”최우영 형사는 동료들과 함께 장민석 피디가 가르쳐 준 방향으로 뛰어 올라갔다.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조금 올라가니 ‘별 고개’라는 나무 표지판이 보이고,그 앞으로 큰 바위 두 개가 산길 양쪽으로 솟아 있는 것이 보였다.“저기다!”최우영 형사가 소리치며 올라갔다.그때, 두 바위 사이에서 두 사람이 서 있었고,그들이 최 형사의 외침에 뒤를 돌아봤다.그런데 그들의 발밑에 한 남자가 쓰러져 있는 것과, 두 남자의 손에 흉기 같은 것이 들려있는 것이 보였다. 그들이 쓰러진 남자를 구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최우영 형사는 그들이 용의자들이라고 직감했다. 급하게 총을 빼 들었다.“꼼짝 마! 거기 서!”최 형사가 외쳤다. 나머지 형사들도 총을 빼 들고 다가갔다.두 남자가 멈칫하더니, 달아나려 했다. 최 형사는 공중을 향해 경고 사격을 했다.그때, 한 남자가 뭔가를 던졌고, 이민영 형사가 쓰러졌다.“앗, 민영아! 저, 저 자식들 잡아!”최 형사가 소리치고는 쓰러진 이민영 형사를 부축했다.나머지 두 형사가 총을 쏘며 범인들을 쫓았다.형사가 쏜 총
Read more

46화 사라진 후배 2

산길은 예상보다 더 어두웠다.휴대전화 라이트를 켠 채 산길을 올랐지만,한 치 앞만 겨우 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최정일은 그대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민석아, 민석아!”최정일은 장 피디의 이름을 불러댔다.산길 옆 숲속도 쳐다봤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잠시 서서 전화를 해보았다. 장민석의 전화가 아예 꺼져 있었다.좀 전까지만 해도 신호는 갔었는데.“이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통화를 포기하고 다시 라이트를 켜고, 앞으로 향한 채 올라가는데,앞쪽에 뭔가가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뛰어가서 라이트를 비췄다. 가방이었다.분명, 장민석의 몰카가 설치된 가방이었다.예고 살인 특별수사본부와 KBC 시사교양국은 비상이 걸렸다.특별수사본부는 박인식 사망과 방인산 사건이 일어난 밤부터 다음 날까지,꼬박 1박 2일간 퇴근도 하지 못하고 사건 수습과 분석에 들어갔다.먼저 서천역 폭발 용의자 박인식에 대한 처리가 한 축이었고,방인산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용의자들을 추적하는 게 또 한 축이었다.희생자의 신원은 방금 밝혀졌다.수사본부는 희생자가 누구인지 알게 되지 충격에 휩싸였다.그리고 또 한 가지, 장민석 피디 실종도 문제였다.사건 현장에서 사라진 건 분명했으므로 실종으로 단정 짓고 수사에 들어갔다.KBC 시사교양국도 분주했다.무엇보다도 장민석 피디가 실종 상태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상황은 사장, 본부장에게 보고되었고,시사교양국 차원이 아닌 회사 차원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최정일 피디도 그 날밤 회사로 와서 아직 집에 가지 못하고 있었다.장민석이 사라진 후, 즉시 회사에 보고했고,다음 날 아침, 사장, 본부장, 국장이 참석한 회의에 불려 가서 상황을 보고했다.그리고 자신과 장민석 피디가 찍은,박인식과 방인산 관련 영상의 파일 다운로드를 후배에게 부탁한 상태였다.“특별수사본부와는 긴밀히 협조하고 있습니다.용의자 사망과 또 다른 살인사건이 있었지만,현재 가장 긴급한 사안이 장민석 실종이라고 계속 강조
Read more

47화 마지막 촬영

일단 영상의 앞부분, 삼신당과 박인식 부분은 건너뛰고,방인산 부분부터 확인했다. 다행히, 카메라는 돌고 있었다.장민석은 차에서 내리면서 바로 가방에 부착된 몰래카메라를 켠 것 같았다.어둡고 화면이 심하게 흔들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황은 알아볼 수 있었다.방인산 주차장에서 형사들이 먼저 산 쪽으로 뛰어 올라가고,장 피디가 따로 떨어져 걸어가고 있었다.산길을 올라갈수록 어두워져서 화면에 보이는 게 없었다.잠시 후, 뭔가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섬광이 번쩍였다. 장민석의 카메라가 흔들렸다.최정일을 비롯해 모두 긴장한 채, 화면을 쳐다봤다.장민석의 숨소리가 커졌다.그때, 카메라가 갑자기 숲 쪽을 비추었다.숲속에서 뭔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어두워서 사람인지 동물인지 분간하기 힘들었다.“누, 누구세요?”장민석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카메라는 흔들리면서도 피사체를 향하고 있었다. 숲속에 숨어있던 뭔가가 위로 올라왔다.분명 사람 같았다. 그것도 두 명.잠시 후, 하나가 카메라 쪽으로 뛰어왔다.그러고는 뭔가를 들고 휘두르는 듯하더니,민석의 비명이 들리고는 카메라가 아래로 떨어졌다.그 와중에 카메라는 꺼지지 않았다.잠시 후, 두 사람의 발이 보이고는 뭐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뭐라니? 다시 한번 돌려봐.”한 국장이 다급하게 말했다. 최정일이 다시 그 부분을 재생했다.두세 번 들으니 대강 이런 말이 들렸다.“이 자식, 일단 끌고 가자.”“왜?”“목격자잖아. 그냥 놔둘 수는 없고. 어떡할지 물어보고 처리하자고.”분명 이런 말이었다. 그리고 쓰러진 민석을 끌어당기는 것이 슬쩍 보이더니,한 남자가 민석을 들어서 업는 것처럼 보였고, 이윽고 셋은 화면에서 사라졌다.다들 말이 없었다. 다들 머릿속이 복잡했다. 한경택 국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납치당한 건 확실한 것 같은데….”다들 말없이 머리만 끄덕였다.“이제 어떡해야 하죠?”박은희 팀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실종신고는 되어 있지만, 납치가 명확하니 다시 경찰에 얘기해야
Read more

48화 수사본부 1

박신은 전화벨 소리에 겨우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10시를 넘어서고 있었다.찌푸린 눈으로 휴대전화를 집었다. 여지은이었다. 어제 전화한 기억이 떠올랐다.“아, 여보세요. 누나.”“야, 너 어제 아지테크 물어봤었지.”지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응. 근데….”“야, 진짜 상한가 갔어. 여기 진짜 안 움직이는 덴데. 너 어떻게 알았어?”지은의 목소리가 들떠있었다. 박신은 잠이 확 깼다.“으, 응?”“너 어떻게 알았냐고? 혹시 미나가 알려줬니?”“무슨 소리야?”“그럼 어떻게 알았냐고. 너 무슨 내부 정보가 있었던 거야?”박신은 말문이 막혔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한번은 우연이라 하더라도, 두 번씩 예언이 적중되면 우연이 아니다.하지만, 지은에게 ‘미스터 내일’에 대해 자초지종을 말하는 것도 이상했다.“어, 누나, 우연히 어디서 들은 건데, 다음에 얘기하자.”“그래? 너 진짜 한번 보자. 심애가 너 만난다고 하던데, 나도 같이 보면 되겠다.”“응, 알았어.”박신은 전화를 끊자마자, 주식을 확인했다.진짜 아지테크가 상한가를 치고 있었다. 얼른 너튜브를 검색했다.역시나, 미스터 내일은 보이지 않았다.최정일 피디는 영상을 메일로 서현덕 형사에게 넘긴 후, 회사를 나왔다.당장은 영상을 보면서 편집하고 싶지 않았다.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일단 장민석이 살던 집에 가서, 집주인의 허락을 받고 집안과 베란다를 둘러보았다.민석의 집은 방인산 인근 경치 좋은 주택의 2층이었다.주인의 말로는 경찰이 벌써 왔다 갔다고 했다.방 두 개와 거실, 화장실 등은 별 흔적이 없었다.장민석이 왔을 리가 없으니 당연한 거지만.최정일은 베란다로 나왔다. 베란다라기보다는 넓은 옥상이었다.최정일은 예전에 몇 번 민석의 집에 온 적이 있었다.2층의 넓은 베란다에서 동료들과 고기를 구워 먹었었다.“선배, 여기 경치 죽이죠? 방인산이 한눈에 보이잖아요. 하하하.”장민석은 이 집을 좋아했다.“경치가 밥 먹여주냐? 여기는 회사에서 너무 멀어.
Read more

49화 수사본부 2

잠시 박미나가 생각났다.무당이나 미신 따위는 믿지 않지만, 그녀가 위험을 경고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그녀가 진짜 뭔가를 본 걸까? 나서지 말랬는데.그러면 민석이가 경찰들을 방인산으로 안내한 것이 문제였을까?아니, 그녀가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말도 안 된다.“뭔 생각하니?”서현덕이 골똘히 생각해 빠진 최정일을 불렀다. 최정일이 서현덕이 쳐다보았다.“죽었을까?”서현덕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최정일은 그게 더 마음 아팠다.“그렇게 쉽게 사람을 죽일까? 예고 문자에 민석이가 나온 것도 아니잖아.걔들이 이렇게 한 경우가 있어? 예고도 없이 사람 죽이고 하는 거?”“우리가 아는 한, 없긴 한데, 이건 돌발상황이라 뭐라고 하기엔….”둘은 한참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참, 방인산에서 죽은 사람 신원은 파악됐어?”서 형사가 잠시 주저했다.“대강, 근데 아직 말해줄 수는 없어.”“왜? 공조하자며?”“조금 있다가 내부 회의 끝나면 알려줄게.”“무슨 특별한 사연이 있는 사람이야?”“아니 그게….”“그게 뭐?”“그냥… 특수 관계자야.”“특수 관계자? 그게 무슨 말이야?”최정일의 물음에 서현덕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저녁 무렵, 예고 살인 수사본부 핵심 인력이 한자리에 모였다.박인식 사망부터 새로운 예고 살인까지,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중간 점검 회의가 열렸다.최재복 본부장과 이한길 부본부장,현장 관계자인 서현덕, 최우영 형사 등 십여 명의 형사들이 참석한 자리였다.김형석 팀장이 사건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스크린에는 박인식의 사진과 사망 현장 등이 띄워져 있었다.“현재, 박인식에 대한 증거는 CCTV 영상에 찍힌 흔적들뿐입니다.폭발을 직접 저질렀다는 명확한 증거로는 미약합니다.그리고 박인식이 이전의 사건들을 저지른 연쇄 살인범이라는 증거도 없는 상황입니다.박인식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은둔형 외톨이라는 점,가족이나 친구들과 최근, 일체 접촉이 없었다는 점,사회불만에 관한 커뮤니티
Read more

50화 별 고개 희생자

“똑같은 이야기를 드려 죄송하지만, 보통 놈들이 아닙니다.문자 발신지는 해외이고, 이중 삼중의 루트를 거쳐 발신은 하고는 사라집니다.발신지를 찾아도 모두 해외기관이나,해외 일반인들의 번호를 해킹한 거라 현재로선 잡아내기 힘든 상황입니다.”이한길 부본부장이 과학수사팀장에게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팀장이 머쓱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자, 다음… 희생자…. 그 참 나, 이게 뭔 일이야.”본부장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김형석 팀장이 다시 일어났다.“방인산 사건의 희생자는 현장에서 즉사했습니다.희생자는… 다들 아시다시피….”김 팀장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박은희 팀장은 최정일 피디의 빈 잔에 소주를 따랐다.벌써 꽤 많은 빈 병이 테이블에 쌓여 있었다.“힘내, 별일 없을 거야.”박 팀장이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술잔을 비웠다.말은 그렇게 했지만, 표정은 그게 아니었다.최정일도 술잔을 비웠다. 그러고는 빈 옆자리를 바라보았다.얼마 전 셋이 모였을 때, 바로 그 술집, 그 자리였다.장민석의 자리가 빈 것뿐이었다.“내가 따라갔어야 하는데….”“네가 같이 갔으면 달라졌을까?그리고 그런 가정법은 소용이 없어. 지나간 일이고.”다시 술잔이 채워지고 비워졌다.꽤 취했지만, 취할수록 최정일은 머릿속이 복잡했다.계속 두 장면이 떠올랐다.무당 박미나가 경고의 말을 하는 모습과,경찰차로 가던 장민석의 마지막 모습. 떨쳐내기가 힘들었다.“선배, 혹시 미신 같은 거 믿어요?”최정일이 불쑥 물었다. 박 팀장이 최 피디를 한참 쳐다보았다.“뜬금없이, 뭔 소리야?”“미신, 그러니까, 뭐 무당이나 점이나, 뭐 그런 거 믿냐고.”“나야, 뭐 사주나 점은 본 적이 있지만, 믿는다고 하기도 뭣하고. 왜?”“아, 아니에요.”“이 상황에 사이비 무당 취재 얘기하려는 거야?”“그건 아니고요.”최정일이 다시 잔을 들이켰다.“저는 무신론자예요.”“그건 나도 알지. 그래서?”“근데 지금 그 경멸하는 미신, 그 무당이 자꾸 걸리네요.”“뭔 소리야
Read more
PREV
1
...
34567
...
22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