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 시, 병원 응급실.하얀 불빛 아래, 공기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수연은 커피 한 모금도 삼키지 못한 채 호출을 받았다.“교수님, 흉부 파열 환자 들어왔습니다. 교통사고입니다!”간호사의 목소리가 급박하게 울렸다.그녀는 반사적으로 뛰었다.하얀 슬리퍼가 복도를 가르며 미끄러지듯 지나갔다.응급실 문이 열리자, 피 냄새와 금속의 냄새가 동시에 밀려왔다.“남자, 38세, 복부 및 흉부 압궤상, 혈압 70에 산소포화도 85!”“심정지 들어갈 확률 높아요, 교수님!”수연은 숨을 고르며 한 손으로 환자의 흉부를 짚었다.“준비해요. 바로 개흉 들어갑니다.”“교수님, 보호자 동의서가 아직”“시간 없어요. 이건 생명선이에요.”그녀의 눈빛이 단호하게 빛났다.기계음이 날카롭게 울렸다.삐, 삐, 삐 그리고 순간, 일직선으로 뻗었다.“심정지. CPR 들어갑니다. 1mg 에피네프린 준비.”그녀의 손이 정확히 움직였다.리듬감 있게, 깊고 단단하게.마치 잊었던 악보를 다시 짚어내는 연주자처럼.“흉부 압박 유지, 1분 후 다시 전기충격 갑니다.준비됐죠? 하나, 둘, 셋— 클리어!”번쩍, 전류가 환자의 몸을 튕겼다.잠시의 침묵 후,“리듬 돌아왔습니다! 미약하지만 맥박 잡힙니다!”그 말에 수연은 짧게 숨을 내쉬었다.“수술실 바로 연결해요.지체하면 다시 잃습니다.”수술실 안. 혈압이 불안정했다.출혈이 많았고, 폐 손상까지 겹쳐 있었다.“봉합선 유지 안 됩니다.”“리트랙터 더 열어요. 시야 확보해야 해요.”손끝이 떨릴 틈이 없었다.피가 튀고, 기구가 부딪히는 소리 사이로 수연의 목소리만 또렷하게 울렸다.“좌폐 일부 절제합니다. 산소포화도 90 유지. 좋아요, 심박 확인.”모두가 숨죽인 채 그녀의 지시를 따랐다.한 시간, 두 시간, 그리고 세 시간.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은 채 그녀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마지막 봉합 완료.”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맥박 정상화 확인. 수술 종료합니다.”수술실 안의 공기가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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