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을 열 겁니까?”우혁의 물음에 수연은 대답 대신 USB를 바라봤다.그 조그마한 금속 덩어리 안에 수많은 사람의 생과 죽음이 들어 있었다.그녀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이걸 열면…”“모든 게 바뀌겠죠.”그녀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그래도 열어야 합니다. 이 병원, 아니… 이 시스템이 사람을 삼키고 있어요.”USB를 꽂자, 화면이 깜빡이며 '기밀 파일 접근 경고’라는 문구가 떴다.보안 코드를 입력하라는 창이 나타났다.그녀는 숨을 고르고, 박지현의 생전 암호를 입력했다.“JH0314.”잠시 정적. 곧 화면이 열렸다.수십 개의 폴더가 빽빽하게 나열되어 있었다.'환자별 심박 로그', '의료 알고리즘 기록',그리고 맨 아래, 'D-Protocol'.그녀는 망설이지 않았다.마지막 폴더를 클릭했다.그 순간, 수많은 데이터가 화면 위로 떠올랐다.심박 리듬, 수술 영상, 음성 로그, 투자자 통화 기록까지.그녀의 손이 멈춘 건 하나의 문장이 화면에 떠올랐을 때였다.“프로젝트 D-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의료.실패율 0%, 감정 개입 0%, 효율 100%.”그녀는 모니터를 응시한 채 중얼거렸다."이건 의학이 아니라, 조작이에요."잠시 뒤, 그녀는 회의실을 열었다.의국의 컴퓨터 여러 대를 연결해 화면을 동시에 띄웠다.우혁이 옆에서 조용히 도왔다.“이걸 공개하실 겁니까?”“예. 이 병원에서 벌어진 일, 그걸 봐야 하는 사람들은 내부에 있습니다.”의국에 모여든 의사들은 모두 긴장된 표정이었다.“오늘 오전 회진은 취소하겠습니다.”그녀의 첫마디에 다들 웅성거렸다.“지금부터 제가 보여드릴 건 이 병원이 지난 5년간 감춰온 진실입니다.”화면에 영상이 재생되었다.수술 장면, 심박 그래프, 환자 ID 목록.그리고 마지막에 박지현의 음성이 흘러나왔다.“의학이 완벽해지는 순간, 인간은 통계로 사라진다.”방 안은 얼어붙었다.한 의사가 불안한 듯 물었다.“교수님, 지금 이게 무슨 뜻입니까?”“이 병원의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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