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대학병원 로비. 사람들의 시선이 평소보다 날카롭게 쏟아지고 있었다.스마트폰 화면에는 실시간 속보가 떠 있었고, 대기실 모니터에도 같은 자막이 흘러나왔다.“차수연 교수, 환자 사망 은폐 의혹… 보고서 유출.”사진과 함께 떠 있는 기사 속 제목은 무자비할 만큼 굵었다. 환자의 이름, 수술 날짜, 그리고 사망 경과 보고서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원래 외부로 나갈 수 없는 내부 문건이었다.의국 복도에 들어서는 순간, 수연은 느낄 수 있었다. 스쳐가는 동료 의사들의 시선 속에 의심과 불신, 그리고 은근한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 마스크 뒤에서 누군가 속삭였다.“진짜였나 봐…”“그래서 그렇게 급히 퇴원시킨 거야?”그녀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지만, 가슴 안에서 무언가 내려앉는 듯한 싸늘함이 번졌다.점심 무렵, 병원 로비에 갑작스러운 소란이 일어났다. 중년의 여성이 무너져 내릴 듯한 얼굴로 보안 요원의 제지를 뚫고 들어섰다. 그녀의 손에는 신문 기사가 구겨진 채 들려 있었다.“차수연 교수! 어디 있어요?!”울부짖는 목소리가 병원 로비를 울렸다.“당신이 우리 아들 죽였다고 기사에 다 나왔잖아! 숨길 수 있을 것 같았어?!”주변 환자와 보호자들이 웅성거렸고, 기자들까지 몰려들어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수연은 결국 로비로 나섰다. 여인의 눈은 분노와 절망으로 젖어 있었고, 수연을 보자마자 달려들 듯이 손가락질했다.“당신이 그날 제대로 수술했으면 우리 아들이 살아 있었을 거야! 당신이 은폐했으니까 진실이 드러난 거잖아!”수연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서며 차분히 입을 열었다.“그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습니다. 아이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하지만 결과는… 제 의지로 바꿀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여인은 고개를 저으며 오열했다.“거짓말! 기사에 다 있잖아, 은폐했다고. 다 숨겼잖아!”순식간에 카메라들이 수연의 얼굴을 잡았다. 그녀의 눈가에는 떨림이 스쳤다. 말하지 못한 진실이 목구멍에 걸려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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