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전체가 정전됐다.조명이 꺼지고, 기계음이 끊겼다.순간의 침묵. 그러고 나서 들려온 건 응급 발전기가 돌아가기 전, 단 한 번의 어둠.그 어둠 속에서, 수연은 윤재를 품에 안은 채 멈춰 있었다.소년의 몸은 축 늘어져 있었고, 가슴 위로는 전극선이 느슨하게 흘러내렸다.숨결은 희미했고, 공기 속엔 소독약 냄새와 피의 금속향이 섞여 있었다.“교수님!”우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발전기가 멈췄습니다! 산소 공급이 끊겼어요!”그녀는 대답 대신 윤재의 입술 가까이 귀를 댔다.숨이… 없다.“휴대용 산소마스크!”“여기 있습니다!”그녀는 장비를 낚아채어 소년의 얼굴에 씌웠다.마스크 안으로 자신의 숨을 밀어 넣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제세동기, 수동 전환!”“작동 안 됩니다! 전원이”“그럼 수동 압박으로!”그녀는 망설임 없이 가슴 위로 두 손을 포갰다.“하나, 둘, 셋…”압박이 반복될 때마다 윤재의 흉골이 미세하게 들어갔다.손끝이 떨리고, 팔 근육이 경직됐다.“하나, 둘, 셋… 제발, 버텨줘.”우혁이 손전등을 들고 그 옆을 비추었다.흔들리는 빛 아래에서 수연의 땀이 윤재의 피부 위로 떨어졌다.심전도는 여전히 평평했다.그녀는 멈추지 않았다.심박수를 세던 입술이 점점 굳어갔고, 손바닥에 느껴지는 감각은 이미 마비된 지 오래였다.“교수님, 더 하면 당신 팔이”“살려야 해요.”그 한마디에, 아무 말도 덧붙일 수 없었다.“살아야 해요. 이 아이는… 내가 살려야 해요.”그녀의 손이 점점 빨라졌다.“하나, 둘, 셋, 네 개, 다섯 개… 제발, 살아.”그녀의 머리카락이 얼굴로 흘러내렸다.눈가에 맺힌 물방울이 윤재의 가슴 위로 떨어졌다.그리고 그 순간 삐~. 모니터가 잠시 깜박이더니 심전도가 아주 미세하게 꿈틀거렸다.삐… 삐…그녀는 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궜다.“됐다…”그러나 안도의 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멀리서 쿵 하는 진동이 울렸다.병원 전체가 흔들리고, 스프링클러가 켜졌다.“폭발음이었어요.”“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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