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동, 새벽 2시 40분.모든 불이 꺼져 있었고, 고요 속에 들리는 건 장비의 미세한 전자음뿐이었다.그 빛이 어둠을 아주 조금 가를 뿐, 공기 자체가 숨을 죽인 듯 조용했다.수연은 그 어둠 속에 홀로 서 있었다.손끝으로 터치패드를 움직이자 시스템이 깨어났다.오래된 코드들이 불빛처럼 흐르고, 모니터엔 'Project D - Final Memory Archive'라는 문장이 떠올랐다.그녀는 한참을 바라보다 결국 암호를 입력했다.마지막 자리, 'JHYUN-P'. 박지현의 이름이었다.잠시 후, 화면이 깜박이더니 정적이 깨졌다.노이즈와 함께 낯익은 음성이 흘러나왔다.“……수연아.”순간, 심장이 멎었다.그녀는 화면을 바라본 채 손끝을 떨었다.그 목소리는, 분명 그녀가 기억하는 박지현이었다.온화하면서도 단단했고,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목소리였다.“이걸 보고 있다면, 나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겠지.그래서 난, 너에게 마지막 실험을 남겨뒀어.”그녀의 눈이 커졌다.“마지막… 실험?”영상 속 박지현은 연구실의 한쪽에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얼굴은 지쳐 있었지만, 눈빛은 여전히 반짝였다.“Project D의 핵심은 생명 연장이 아니야. 기억의 이식도, 감정의 모방도 아니지.진짜 목적은 자아의 전이. 육체가 아니라 의식을 보존하는 실험이야.”수연은 숨을 삼켰다. 자아의 전이. 그건 학계에서도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영역이었다.박지현은 말을 이었다.“인간의 기억은 뇌에만 저장되지 않아. 세포, 장기, 그리고… 심장에도 잔류 흔적이 남아.그래서 난 내 의식의 일부를 심장 데이터에 이식했어. 그 심장은, 네게 전해졌을 거야.”“……말도 안 돼.”수연은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그럼 교수님의 일부가, 제 안에 있다는 거예요?”화면 속 박지현은 마치 대답이라도 하듯 미소를 지었다.“너라면 알아볼 거라고 믿었어.내가 널 제자로 둔 이유는 네가 누구보다 인간을 이해하려 했기 때문이야.”그녀는 한참을 말을 잇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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