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병원 복도를 천천히 훑고 지나갔다.하얀 빛이 유리창을 타고 번지며, 복도의 공기를 깨끗이 씻어내는 듯했다.수연은 흰 가운 자락을 정리하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며칠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지만, 그녀의 눈빛엔 오랜만에 살아 있는 사람의 기운이 깃들어 있었다.오늘부터 HEART LINK는 새롭게 가동된다.이제 그건 감정을 복제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감정을 치유하는 언어 도구였다.그녀는 한 손에 파일을 들고 회의실 문을 열었다.회의실엔 의료진과 연구팀이 모여 있었다.도연도 그 중 한 사람으로, 창가 쪽에 앉아 있었다.그의 시선이 그녀와 마주쳤다.잠깐의 미소, 그 안에 지난 며칠간의 모든 혼란과 위기가 스쳐갔다.“오늘부터 HEART LINK 2.1 버전을 정식 임상 단계로 올립니다.”수연의 목소리는 단단했다.“이 버전은 이제 데이터 중심이 아닙니다.환자의 감정 반응, 언어, 표정, 심박 리듬을 통합된 인간 신호로 기록합니다.다시 말해, 시스템은 환자의 감정을 계산하지 않고, 함께 느낍니다.”그녀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이건 기술이 아니라, 공감의 실험이에요.”회의실 안이 고요해졌다.누군가의 숨소리마저 또렷하게 들렸다.잠시 후, 도연이 조용히 박수를 쳤다.그의 박수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고, 그 리듬에 다른 사람들도 천천히 동참했다.수연은 그 소리를 들으며 잠시 눈을 감았다.그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묵직한 따뜻함이 올라왔다.오랜 시간, 그녀를 짓누르던 그림자가 드디어 빛 속으로 녹아드는 듯했다.그날 오후, 응급실에서 호출이 걸려왔다.심정지 환자, 남성 47세.도착까지 3분.수연은 반사적으로 가운을 여미며 달려 나갔다.“도연 씨, 모니터 준비해요!”“네, 바로 연결합니다!”응급실 문이 열리며 구급대가 들것을 밀고 들어왔다.환자의 입가엔 피가 묻어 있었고, 심전도 모니터엔 무의미한 직선이 그어져 있었다.“심정지 확인. 심폐소생술 시작.”수연이 침착하게 지시했다.그녀의 손끝이 환자의 흉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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