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의 병원은 이상할 정도로 고요했다.응급실의 소란도, 중환자실의 알람도 잠시 멈춘 듯했다.마치 하루 동안 쏟아진 모든 긴장과 숨소리가, 잠깐의 정적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강우혁은 사무실 불을 끄지 않은 채 앉아 있었다.책상 위엔 차수연의 수술 기록이 펼쳐져 있었다.그리고 그 옆에는 오래된 USB 하나가 놓여 있었다.‘응급실 CCTV – 6년 전’하얀 테이프로 붙여진 라벨 위의 날짜가, 묘하게 그를 붙잡았다.그날 밤, 그는 갑자기 심장마비로 병원에 실려왔었다.기억의 대부분은 희미했다.의료진의 손길, 소독약 냄새, 그리고 그 속을 가르던 단 한 줄의 목소리만 또렷했다.“숨 쉬세요. 당신은 돌아올 겁니다.”그 목소리를 떠올릴 때마다, 이상하게도 현재의 차수연 얼굴이 겹쳐졌다.그녀가 회복실에서 침착하게 손을 움직이던 모습.심장을 감싸 쥐던 그 손의 방향. 그리고 그 손끝의 온도.우혁은 USB를 조심스럽게 노트북에 꽂았다.화면에 낡은 영상이 떴다.응급실, 비 내리던 밤.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한 젊은 남자가 들것 위에 실려 들어왔다.“혈압 60/40! 맥박 소실!”누군가 외쳤다.그리고, 그 속에서 나타난 한 사람.마스크를 쓴 여자 의사.얼굴의 반은 가려져 있었지만,그 눈빛만큼은 잊을 수 없었다.결의와 두려움이 동시에 섞여 있는 그러나 끝내 멈추지 않는 눈.“심정지 1분 경과. 제세동 준비.”“아니요, 손으로 갑니다. 압박 강도 유지하세요.”그녀가 낮게 외쳤다.“지금 이 사람, 절대 놓치면 안 됩니다.”그 순간, 화면 속 의사가 환자의 흉부 위에 손을 얹었다.양손이 포개지고, 체중이 고스란히 실리며, 리듬을 따라 움직였다.손목 근육이 긴장으로 떨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한 번 더. 숨 쉬세요, 들리십니까? 당신은 돌아올 겁니다.”그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퍼질 때, 우혁의 손끝이 떨렸다.그는 모니터에 얼굴을 가까이 했다.그 목소리, 그 손. 지금의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