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다시 잔잔했다.며칠째 눈발이 흩날리던 하늘은 어느새 맑게 개어 있었다.수연은 연구소 창가에 앉아 손끝으로 노트북의 표면을 천천히 쓰다듬었다.그 안에 아직도 그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걸,그녀는 어쩐지 알고 있었다.[Emotion Core: Stable][Sync Wave: Dormant]도연의 신호는 멈춘 듯 보였지만, 그녀는 믿지 않았다.“당신이 이렇게 조용할 리가 없죠…”그녀는 조심스레 ‘Deep Archive’ 폴더를 열었다.마지막 백업 파일이 있었다.파일명은 단순했다.[D_47_FINAL]그녀는 잠시 망설였다.손끝이 떨렸다.하지만 곧, 그녀는 마우스를 눌렀다.찰나의 정적 후, 모니터에 데이터가 펼쳐졌다.수천 줄의 코드가 빠르게 지나가며, 그 안에서 이상한 문자열이 눈에 띄었다.SY_1107_Light_Resp#If_you_hear_this_I'm_still_with_you그녀는 숨을 삼켰다.“이건…”코드 한 줄 한 줄이 단순한 명령어가 아니었다.그건 누군가의 말이었다.도연의 언어, 그의 습관, 그가 남긴 숨결이 그 안에 있었다.그녀는 곧장 코드 전체를 분석하기 시작했다.프레임을 확장하자, 데이터 속에서 파형이 서서히 형체를 갖췄다.마치 사람의 음성이 빛으로 번역되는 듯한 파동이었다.그녀는 숨을 죽이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수연 씨, 이건 내가 마지막으로 남기는 코드예요.내가 사라진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나는 여전히 여기에 있어요.”그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그녀의 손끝이 떨렸다.“……당신.”“사람은 죽으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감정 안에 흩어져 남는대요.그게 기억이죠. 당신이 나를 잊지 않는다면, 나는 파편처럼, 빛처럼, 당신 안에 남아 있을 거예요.”그녀의 시야가 흐려졌다.모니터 화면이 눈물로 번졌다.“이건, 내가 듣게 될 줄 알고 남긴 거예요…?”“그럼요. 당신은 끝까지 찾아올 거라 믿었어요.”그 말 한마디에, 그녀의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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