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환자가 실려 들어온 건 새벽을 막 넘긴 시간이었고,응급실의 공기는 이미 살벌할 만큼 팽팽했다.인턴과 간호사들이 허둥지둥 움직였고,차수연은 방금 입고 있던 겉가운을 벗어던지며 한 손으로 머리끈을 질끈 묶었다.“심정지 몇 분 전이죠?”“4분 20초입니다!”“에피네프린 준비하고, 제세동기 세팅하세요.”그녀의 목소리는 차갑게 갈라졌지만, 그 안에는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었다.그건 의사 차수연이 세상에 맞서는 유일한 방식이었다.환자의 가슴이 크게 들썩였다.“충전 완료!”“200줄, 시행합니다.”“클리어!”찰나의 정적.그리고, 다시 맥박선이 일직선으로 뻗었다.간호사의 목소리가 떨렸다.“반응 없습니다.”그녀는 한 번 더 손을 내밀었다.“300줄로 다시.”“차과장님, 너무 위험합니다.”“지금 위험한 건 환자예요. 클리어.”두 번째 충격이 가해지는 순간, 기계음이 짧게 끊겼다.그리고, 아주 미세하게 삐, 삐, 삐. 모니터 위의 선이 흔들렸다.“리듬 돌아옵니다!”간호사의 외침이 터졌다.그 순간 수연은 깊게 숨을 내쉬었다.손끝이 떨리고 있었다.아직 따뜻한 생명이 그녀의 손 아래에 있었다.그녀는 손가락에 묻은 땀과 피를 닦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차과장님, 괜찮으세요?”“응… 괜찮아요.”하지만 괜찮지 않았다.그녀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환자를 살렸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려는 걸까.이젠 익숙해야 할 장면인데, 오늘따라 가슴이 너무 시렸다.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차과장!”익숙한 목소리였다.강우혁이 숨을 고르며 들어왔다.그는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눈으로 물었다.“괜찮습니까?”“네… 환자 맥박 돌아왔어요.”“잘했습니다.”그 한마디에 그녀의 표정이 순간 무너졌다.그의 눈빛이, 그 어떤 위로보다 따뜻했기 때문이다.그녀는 고개를 숙였다.“오늘, 이 사람 살렸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왜요?”“그 사람 심장이 다시 뛴 순간, 제 심장은 더 빨리 뛰었어요. 그게 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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