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병원 창문 너머로 천천히 스며들었다.밤새도록 켜져 있던 수술실의 불빛이 꺼지고,간호사들의 발소리가 다시 리듬을 찾기 시작했다.그리고 그 틈에서, 차수연은 커피 한 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쥔 채 창가에 서 있었다.하룻밤 사이에 별다른 일이 없었는데도, 그녀의 마음은 어딘가 달라져 있었다.그의 손끝이 남긴 온도는 식지 않았고, 그 온기 덕분에 오늘의 공기가 다르게 느껴졌다.피곤했지만 이상하게 가벼웠다.마음 한켠이 고요하게 차오르는 기분이었다.“이상하다…”그녀가 중얼거렸다.“하루가 이렇게 부드럽게 시작된 적이 있었던가.”그 시간, 강우혁은 병원 옥상에 있었다.손에는 스티로폼 컵이 들려 있었고,그의 시선은 저 아래 출근하는 직원들의 발걸음에 머물러 있었다.누군가는 바쁘게, 누군가는 여유롭게,그 모든 일상 속에서 그는 한 사람만을 찾고 있었다.그녀가 출근하자마자 가장 먼저 향하는 장소3층 진료실 앞. 그는 거기에 그녀의 뒷모습이 나타나는 순간을 기다렸다.문득, 자동문이 열리고 하얀 가운을 입은 그녀가 들어왔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그녀는 늘 같은 길로 걷지만, 오늘만큼은 발걸음이 조금 더 부드러워 보였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아침, 괜찮아요?”잠시 후, 화면에 도착한 답장.“네. 덕분에요.”그는 그 짧은 문장을 한참 바라보다가커피를 입에 대지 못한 채, 미소만 지었다.그날 오전,의국 회의가 끝나고 수연은 잠시 복도 끝에 서 있었다.그때, 뒤에서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수연 씨.”그녀가 돌아보자,그는 언제나처럼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서 있었다.넥타이 색이 평소보다 연했고, 그 덕에 그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 보였다.“오늘은 조금 피곤해 보이네요.”“어제 늦게까지 차트 정리했어요.”“그럴 줄 알았어요.”그는 손에 들고 있던 작은 종이컵을 내밀었다.“아침에 직접 타온 거예요.”“커피요?”“아니요. 꿀차요.”“꿀차요?”“당신이 커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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