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심장이 위험합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251 - 챕터 256

256 챕터

250화. 우리가 마주한 아침

아침 햇살이 병원 창문 너머로 천천히 스며들었다.밤새도록 켜져 있던 수술실의 불빛이 꺼지고,간호사들의 발소리가 다시 리듬을 찾기 시작했다.그리고 그 틈에서, 차수연은 커피 한 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쥔 채 창가에 서 있었다.하룻밤 사이에 별다른 일이 없었는데도, 그녀의 마음은 어딘가 달라져 있었다.그의 손끝이 남긴 온도는 식지 않았고, 그 온기 덕분에 오늘의 공기가 다르게 느껴졌다.피곤했지만 이상하게 가벼웠다.마음 한켠이 고요하게 차오르는 기분이었다.“이상하다…”그녀가 중얼거렸다.“하루가 이렇게 부드럽게 시작된 적이 있었던가.”그 시간, 강우혁은 병원 옥상에 있었다.손에는 스티로폼 컵이 들려 있었고,그의 시선은 저 아래 출근하는 직원들의 발걸음에 머물러 있었다.누군가는 바쁘게, 누군가는 여유롭게,그 모든 일상 속에서 그는 한 사람만을 찾고 있었다.그녀가 출근하자마자 가장 먼저 향하는 장소3층 진료실 앞. 그는 거기에 그녀의 뒷모습이 나타나는 순간을 기다렸다.문득, 자동문이 열리고 하얀 가운을 입은 그녀가 들어왔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그녀는 늘 같은 길로 걷지만, 오늘만큼은 발걸음이 조금 더 부드러워 보였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아침, 괜찮아요?”잠시 후, 화면에 도착한 답장.“네. 덕분에요.”그는 그 짧은 문장을 한참 바라보다가커피를 입에 대지 못한 채, 미소만 지었다.그날 오전,의국 회의가 끝나고 수연은 잠시 복도 끝에 서 있었다.그때, 뒤에서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수연 씨.”그녀가 돌아보자,그는 언제나처럼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서 있었다.넥타이 색이 평소보다 연했고, 그 덕에 그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 보였다.“오늘은 조금 피곤해 보이네요.”“어제 늦게까지 차트 정리했어요.”“그럴 줄 알았어요.”그는 손에 들고 있던 작은 종이컵을 내밀었다.“아침에 직접 타온 거예요.”“커피요?”“아니요. 꿀차요.”“꿀차요?”“당신이 커피를
더 보기

251화. 하루 끝, 당신의 온기

밤의 병원은 늘 익숙한 정적 속에 잠겨 있었다.긴 하루의 끝에서야 찾아오는 짧은 평화.차수연은 빈 병동 복도를 천천히 걸었다.모든 불이 꺼진 병실 문 사이로 희미한 조명이 스며들고,어디선가 심장 모니터의 일정한 비프음이 들려왔다.그녀는 손끝으로 메모지 하나를 가볍게 쓸어내렸다.‘내일 오전 회진 9시.’스스로에게 남긴 짧은 약속이었다.그러나 그 메모 아래, 어쩐지 눈에 익은 글씨가 하나 더 적혀 있었다.“오늘은 좀 쉬어요. 당신도 사람이에요.”그 글씨는 강우혁의 것이었다.언제 남겼는지 모르지만,그의 손글씨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상하게 피로가 덜어지는 듯했다.그녀는 웃음을 지으며 작은 메모를 접어 가운 주머니에 넣었다.그의 말대로 오늘만큼은 조금 쉬기로 했다.퇴근길, 병원 정문 앞엔 이미 그가 서 있었다.검은 외투 깃을 세운 채,조용히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그는 그녀를 보자마자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오늘도 늦네요.”“이제는 제 일상이죠.”“그래서 기다렸어요.”그의 말투엔 조급함이 없었다.마치 그녀가 오기까지의 시간마저도그에게는 하나의 기다림의 의미였던 것처럼.“이 시간까지 병원에 있던 거예요?”“아뇨.”그는 고개를 저었다.“그냥… 오늘은 수연 씨랑 같이 걸어가고 싶어서.”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입술 끝에 미소가 번졌지만, 가슴은 이상하게 두근거렸다.병원 근처의 작은 거리,늦은 시간에도 따뜻한 빵 냄새가 흘러나오던 제과점 앞을 지날 때 그는 문득 걸음을 멈췄다.“기억나요?”“뭐가요?”“작년 겨울, 여기서 처음 마주쳤잖아요. 당신이 환자 보호자 대신 서류 들고 뛰어오다가 빵 봉투랑 같이 떨어뜨렸던 날.”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웃음을 터뜨렸다.“그랬죠.그때 대표님이 아무 말도 없이 빵을 주워주고는‘이거, 따뜻하네요’라고 하셨죠.”“그게 시작이었나 봐요.”“뭐가요?”“내가 당신을 기억하게 된 게요.”그녀는 그 말에 발걸음을 멈췄다.그의 시선이 조용히 그녀의 얼굴 위를 스쳤다.낮은 조
더 보기

252화. 다시, 봄이 오는 시간

봄은 그렇게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다가왔다.병원 마당의 목련이 피기 시작했고,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은 겨울의 찬 기운을 완전히 밀어냈다.차수연은 새로 정리된 진료차트를 덮으며 작게 숨을 내쉬었다.“오늘도, 끝났다…”그녀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하지만 예전처럼 공허하지 않았다.문득 창밖을 내다보니, 벚꽃잎 몇 장이 병원 유리창에 부딪혀 흩날렸다.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문득 어젯밤 강우혁의 목소리를 떠올렸다.“내일 아침엔 같이 걸어요.”그 약속이 머릿속을 스치자,어디선가 익숙한 심장 박동이 들리는 듯했다.다음 날 아침,그녀는 오랜만에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햇살은 부드럽고, 공기는 봄의 냄새로 가득했다.병원 근처 골목으로 접어드는 순간, 멀리서 그가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짙은 네이비색 셔츠 차림에 커피 두 잔을 들고 있던 그는,그녀를 발견하자마자 미소를 지었다.“정말 나왔네요.”“약속했잖아요.”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근데 생각보다 더 일찍 나왔네요.”“혹시라도 놓칠까 봐요.”그의 말에 그녀는 피식 웃었다.“대표님답지 않게 불안했네요.”“그런가요?”“네. 근데 그건 좀… 귀여웠어요.”그의 눈가가 순간 흔들리더니, 잠시 웃음이 번졌다.“그 말, 기억할게요.”그녀는 커피를 받아 들고 입술을 대었다.커피 향과 함께 퍼지는 따뜻한 온기가 그의 온도와 닮아 있었다.그들은 천천히 병원 뒤편의 공원으로 걸었다.오전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쏟아져 내리고, 바람에 섞인 벚꽃잎이 발끝에 흩날렸다.“이 길, 자주 오나요?”그녀가 물었다.“가끔요. 머리 복잡할 때.”“그럼… 오늘은 왜요?”“오늘은 복잡하지 않아요.”그는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봤다.“그냥 당신이랑 걷고 싶었어요.”그녀는 말없이 그를 쳐다보다 입술을 다물었다.말로 표현하면 깨질 것 같은 순간이었다.그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그제야 확실히 알 것 같았다.말보다 행동이 먼저인 사람.가까이 있을 때는 그저 편안하지만, 멀어지
더 보기

253화. 이름으로 맺은 약속

하루의 시작은 언제나 같았다.차수연은 병원 정문 앞에서 깊은 숨을 내쉬고, 익숙한 풍경 속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요 며칠 사이 이 병원 복도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밝아진 것도, 조용해진 것도 아닌데 그의 시선이 닿는 공간이 늘 따뜻하게 느껴졌다.강우혁.이름만으로도 주변 공기가 달라지는 사람.그의 존재는 여전히 단정했고,어쩐지 자신보다 더 확실하게 자신을 믿는 사람 같았다.그게 그녀에게 안심을 주면서도, 동시에 혼란을 주었다.‘나는 왜 자꾸 그를 의식할까.’그녀는 진료실 앞에서 멈춰 서서 속으로 중얼거렸다.하지만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문득,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차수연.”그녀의 이름을 또렷하게 부르는 그 목소리는 낮지만 깊게 울렸다.그녀가 천천히 돌아보자, 강우혁이 서 있었다.하얀 셔츠 깃이 약간 풀려 있었고,눈가엔 피곤함 대신 묘한 부드러움이 스며 있었다.“회의 전에,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그녀는 놀란 눈으로 그를 보았다.“네… 지금요?”“지금이요.”그는 그녀를 병원 옥상으로 데려갔다.봄바람이 제법 세게 불어 머리카락이 흩날렸다.햇빛이 눈부셨지만, 그의 시선은 한결같이 그녀를 향해 있었다.“왜… 갑자기 옥상까지?”“잠깐 바람 쐬게요. 요즘 당신, 너무 숨 가쁘게 일하잖아요.”그녀는 작게 웃었다.“대표님은 제가 바쁜 걸 다 보시네요.”“당연하죠. 당신이 일하는 시간만큼 나도 당신을 봤으니까.”그의 말투는 담담했지만, 그 안에는 묘하게 따뜻한 무게가 실려 있었다.그녀는 잠시 말이 막혔다.그는 조용히 한 걸음 다가왔다.“차수연.”그녀의 이름을 다시 부르는 그의 목소리는 이번엔 훨씬 낮고 진지했다.그 이름을 부를 때마다 그녀의 심장이 조금씩 무너지는 기분이었다.“그 이름을 이렇게 직접 부르면…이상하게 마음이 안정돼요.”그는 작게 웃으며 덧붙였다.“이름을 부르는 게, 이렇게 좋은 일인지 몰랐어요.”그녀는 그 말을 듣고 시선을 돌렸다.햇빛이 너무 눈부셔서 그런 척했
더 보기

254화. 우리 사이의 거리, 한 걸음

퇴근 후의 공기는 하루의 무게를 잔잔히 풀어내는 듯했다.병원 불빛이 차례로 꺼져가고,잔잔한 봄바람이 복도를 스치며 남은 긴장감까지 휘감아 데려갔다.차수연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손에 든 서류 봉투를 조심스레 내렸다.그 안엔 오늘 하루를 버텨낸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그녀는 작은 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이제 정말 끝이다…”하지만 마음 한켠엔 또 다른 떨림이 있었다.그 떨림의 이유는 이미 명확했다.그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병원 앞 주차장. 가로등 불빛 아래, 강우혁은 차 옆에 기대서 있었다.어둠 속에서도 단정한 실루엣이 눈에 띄었다.그는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손을 들어 인사했다.“늦었네요.”“회의가 길어졌어요.”“그래도 와줘서 고마워요.”그녀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작게 웃었다.“대표님이 부르는데 안 올 수 없죠.”“오늘은 대표님 말고, 그냥… 우혁 씨로 불러주세요.”그의 말투엔 장난기가 섞여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진지했다.“그럼, 우혁 씨. 오늘은 어디로 갈까요?”“그냥 드라이브요. 오늘따라 바람이 좋아서요.”그의 차 안은 잔잔한 재즈가 흘러나오고 있었다.차수연은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았다.도시의 불빛이 지나가며 반짝였고,그 불빛이 유리창에 비쳐 그녀의 눈동자에 닿았다.“이 시간대 도로는 참 조용하네요.”“그래서 좋아요. 당신이랑 있을 땐, 이런 고요함이 어울리니까.”그녀는 잠시 웃음을 삼켰다.“그런 말, 자꾸 하면 곤란해요.”“왜요?”“진짜로 설레니까요.”그의 손이 잠시 핸들 위에서 멈췄다.그녀의 말은 장난처럼 들렸지만, 그 안의 미묘한 떨림을 그는 놓치지 않았다.“그럼, 설레게 할게요.”그는 천천히 대답했다.“그게 나쁜 일은 아니잖아요.”그녀는 대답 대신 고개를 숙였다.창밖의 불빛이 얼굴을 스쳐 지나가며그녀의 표정 위로 조용한 미소를 남겼다.차는 도시 외곽으로 빠져나갔다.도로 양쪽으로 벚꽃이 피어 있었다.가로등 불빛 아래, 꽃잎이 바람에
더 보기

255화. 위험하게 따뜻한 거리

햇살이 병원 복도를 천천히 비추고 있었다.오전의 공기는 잔잔했고,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 속에서 차수연은 창가 근처 커피 자판기 앞에 서 있었다.컵을 기다리는 동안, 그녀는 어제 밤의 기억을 떠올렸다.도시 외곽의 그 길, 꽃잎이 흩날리던 밤공기, 그리고 그의 손.그 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그 묘한 온기가 손끝에 남아 있었다.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손바닥을 바라봤다.마치 그 감촉이 아직 거기 있는 것처럼.“그 커피, 저 줄 서 있었는데요.”익숙한 목소리. 뒤를 돌아보자, 강우혁이 서 있었다.그의 표정은 늘 그렇듯 단정했지만, 눈가엔 살짝 장난기가 묻어 있었다.“거짓말이에요.”“네, 들켰네요.”그는 미소를 지었다.“근데, 그 커피. 나눠 마셔도 되죠?”그녀는 피식 웃으며 컵을 건넸다.“대표님, 커피 두 잔 마시면 잠 못 자요.”“괜찮아요. 어차피 오늘은 잠 안 잘 거니까.”그 말에 그녀의 눈이 조금 커졌다.“무슨 뜻이에요?”“회의 자료가 많아서요.”“그럼 그렇지.”“다른 의미로 받아들인 건 아니죠?”“그건… 대표님이 판단하세요.”그의 입가에 조용한 웃음이 번졌다.말끝마다 닿는 여운이 이제는 두렵지 않았다.오후 회의가 끝난 뒤, 수연은 잠시 옥상 정원으로 올라갔다.바람이 적당히 불고, 햇빛은 살짝 노을빛을 띠기 시작했다.그녀는 벤치에 앉아 핸드폰을 꺼냈다.그러다 문득, 아래쪽에서 보이는 그림자 하나에 시선을 멈췄다.“역시 여기 있었네요.”강우혁이었다.그는 한 손에 작은 종이백을 들고 있었다.“이 시간에 대표님이 여기까지 올라오면 직원들 놀라요.”“오늘은 그냥 한 사람 만나러 왔어요.”그는 종이백을 그녀에게 내밀었다.“이게 뭐예요?”“점심도 못 먹었다고 해서요. 따뜻한 호빵.”그녀는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호빵이요?”“이 시간엔 밥보다 이게 낫죠.”그는 벤치에 앉으며 말했다.“너무 당연하게 나오네요.”“이젠 그럴 자격 있다고 생각해서요.”그
더 보기
이전
1
...
212223242526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