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앞에 경찰차가 도착했을 때, 싸늘한 새벽 공기에는 아직도 긴장감이 가시지 않고 있었다. 은주는 경찰의 보호 아래 가방을 넘겨주었다. 서류철과 USB, 그리고 복제 계정 카드까지. 그녀의 손끝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고, 두 눈은 불안에 잠식된 채였다.“선생님, 약속 지켰어요. 하지만… 전 이제 끝났습니다.”“은주 씨, 아직 끝난 게 아니에요.” 수연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이건 시작이에요. 잘못을 바로잡는 첫걸음.”은주는 고개를 저었다. “도혁 과장은… 그 사람은 쉽게 무너지지 않아요. 전 이미….”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경찰이 그녀를 데리고 떠나자, 현장은 다시 적막에 휩싸였다. 수연은 남겨진 서류와 USB를 품에 안은 채 오피스텔로 돌아왔다. 창문 밖으론 아침 햇살이 힘겹게 구름을 뚫고 들어왔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짙은 그림자에 휩싸여 있었다.“대표님, 지금은 휴식을 취하셔야 합니다.” 수연이 단호하게 말했다.“이 자료를 바로 확인해야 합니다.” 우혁은 창백한 얼굴에도 고집을 꺾지 않았다.“심장이 간신히 안정된 상태예요. 또 무리하면…”“차수연.” 그의 목소리가 단호하게 낮아졌다. “이 싸움은 나 혼자서도, 당신 혼자서도 끝낼 수 없습니다. 둘이 함께하지 않으면, 결국 우리는 무너집니다.”그 말에 수연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그는 언제나 가장 약한 순간에도 굽히지 않았다.그 강인함이 무모해 보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녀가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었다.두 사람은 함께 서류를 펼쳤다. 컴퓨터에 USB를 꽂자, 암호화된 파일들이 나열되었다. 다행히 은주가 비밀번호 힌트를 메모해 두었고, 수연이 몇 번의 시도 끝에 풀어냈다.화면에 뜬 첫 문서는 차트 변조 기록이었다. 접속 일시, 사용자 계정, 변경된 항목. 환자의 심전도 수치, 폐 기능 검사 결과, 혈액검사 수치가 교묘하게 바뀌어 있었다. 수연이 담당했던 환자와 정확히 일치했다.“이건…” 수연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처음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3-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