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병원 로비의 유리벽을 타고 내려왔다. 하지만 그 빛은 따뜻하지 않았다. 기자들 수십 명이 몰려든 로비는 마치 전장처럼 뜨거웠다. 카메라가 번쩍이고, 날카로운 질문들이 화살처럼 날아들었다.“차 교수, 어제 발표된 기사에 대해 입장이 없습니까?”“의료사고를 감추려 했다는 의혹, 사실입니까?”“병원은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 환자 보호자에게 사과할 의향은요?”말 한마디, 표정 하나가 기사 제목이 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수연은 그들의 시선에 정면으로 마주했다. 등 뒤로는 수많은 카메라 불빛이 터졌고, 앞에서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끊임없이 몰려왔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은 단단했다.“사과는 언제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실 없는 사과는 거짓입니다.”짧고 단호한 한마디에 기자들이 술렁였다.그때, 로비 한쪽에서 우혁이 앞으로 나왔다. 그는 손에 USB를 들고 있었고, 목소리는 침착했지만 분명하게 울렸다.“여러분이 알아야 할 건 기사가 아니라, 기록입니다. 지워지려던 로그, 변조된 차트, 그리고 환자가 직접 남긴 증언. 모든 것을 공개하겠습니다.”순간 카메라가 일제히 그에게 쏠렸다. 기자들의 눈빛이 욕망처럼 번쩍였고, 도혁의 눈썹이 미묘하게 떨렸다.USB가 노트북에 꽂히자 화면에 수많은 로그가 펼쳐졌다. 삭제 흔적과 복구된 기록, 환자의 차트가 변조된 시각과 IP.그것은 단순한 의혹이 아니라, 누군가 고의로 시스템을 조작했다는 결정적 증거였다.“여기 보십시오.”우혁이 마우스로 특정 구간을 가리켰다.“환자가 수술대에 오르기 전, 차 교수의 ID로 접근한 기록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상, 차 교수는 그 시간 수술실에 있었습니다. 이는 복제 카드가 사용됐다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접근한 단말은… 흉부외과 스테이션 내부.”회의실이 아닌 공개된 자리에서 처음으로 드러난 진실. 기자들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고, 카메라는 화면을 집요하게 잡아냈다.수연은 차분하게 입술을 열었다.“환자는 이미 이름을 남겼습니다. 제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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