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에 세워진 임시 진료소는 아침부터 북적였다.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들 사이로 긴장된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수연이 카페에서 지현과 마주쳤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고, 그 사실은 곧 의료팀 전체의 시선을 자극했다.진료소 안쪽에서 누군가가 낮게 속삭였다.“차수연? 설마 진짜야?”“벌써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 있었다고?”“하지만 기록에 남아 있잖아. 그 환자… 그녀가 실패해서 죽었다는.”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리자, 수연의 숨이 잠시 막혔다. 그 시선은 호기심과 경계, 그리고 은근한 조롱이 섞여 있었다.잠시 후, 지현이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다들 놀랐죠? 맞아요. 저 사람, 차수연이에요. 천재 의사라 불렸지만 결국 환자를 죽게 만든 그 이름.”공간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수연의 손끝이 차갑게 굳었다. 목이 바짝 말랐지만, 그녀는 이번에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억눌린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었지만, 동시에 기억 속에서 되살아나는 심장의 울림이 귓가에 겹쳤다.쿵… 쿵…살아나던 박동. 그것이 거짓된 기록을 짓눌렀다.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조용히 입을 열었다.“…그래, 나 차수연이야. 하지만 내가 어떤 의사였는지는, 기록 몇 장으로 규정할 수 없어.”순간, 주변의 웅성거림이 멎었다.지현의 미소가 삐딱하게 휘어졌다.“잘도 말하네. 네 손 때문에 가족을 잃은 사람도 있는데? 네가 천재라고 불릴 땐 좋았겠지. 하지만 결국은 실패한 의사잖아.”말끝이 날카롭게 베어 왔지만, 이번에도 수연은 흔들리지 않았다. 눈빛은 고통을 안고 있었지만, 동시에 결심이 서려 있었다.“그날의 진실은 내가 끝내 밝힐 거야. 누가 뭐라 해도.”그 순간, 문이 열리며 우혁이 들어왔다. 그의 눈빛은 차갑게 빛나며 곧장 지현에게 향했다.“말이 지나칩니다. 환자 가족의 아픔을 핑계로 동료를 몰아세우는 건 의사가 할 일이 아니죠.”지현은 비웃으며 팔짱을 꼈다.“강우혁, 당신이 뭔데 그녀를 두둔해? 사업가 주제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3-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