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응급실은 전쟁터와 다름없었다. 구급차 두 대가 동시에 도착하면서 의료진은 혼비백산했고, 간호사들의 긴급 호출음이 복도에 연이어 울려 퍼졌다. 수연은 흉부외과 의국에서 곧장 뛰어나왔다. 가운 끝자락이 허공에 흩날렸고, 그녀의 눈빛은 이미 냉철한 집중으로 가득 차 있었다.“심장 관통상 환자입니다! 혈압 떨어집니다!”들것 위의 젊은 남성이 의식을 잃은 채 끌려 들어왔다. 가슴 한쪽에 깊게 파인 상처에서 피가 쏟아지고 있었고, 순간순간 심전도가 끊어질 듯 흔들렸다.“수술실 준비하세요. 지금 당장.”수연의 목소리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녀가 손을 들어 직접 흉부압박을 이어가자, 주변 의료진의 동작도 빠르게 정리되었다.잠시 뒤, 수술실 안. 환자는 이미 마취에 들어갔고, 출혈은 계속되고 있었다. 메스가 건네지자 수연은 망설임 없이 절개를 시작했다. 절제된 동작이었지만 긴박함은 숨길 수 없었다. 그녀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출혈 부위 찾습니다. 흉골 벌려주세요.”간호사가 리트랙터를 준비하려는 순간, 박지현이 먼저 움직였다. 그녀는 능숙하게 도구를 받아 들었지만, 손동작은 어딘가 느렸다. 아주 미세했지만, 그 지연은 환자의 혈압이 더 떨어질 시간을 벌었다.“박 과장, 빠르게요!”수연이 단호하게 지적했으나, 지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태연하게 대꾸했다.“네, 교수님. 조금만 기다리세요. 조심해야 하니까요.”겉으로는 차분했지만, 그 미묘한 늦춤 속에는 알 수 없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 수연은 순간 이상함을 느꼈지만, 지금은 환자를 살리는 게 우선이었다.“심낭 절개합니다. 준비.”수연이 메스를 들어 심낭을 열자, 곧 심장이 시야에 드러났다. 맥박은 약했고, 출혈은 심각했다. 그녀는 곧장 클램프를 잡으며 출혈 부위를 찾았다.“지혈 클립 주세요!”도구가 넘어와야 할 순간, 지현은 일부러 다른 트레이를 집어들었다. 수연은 매서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봤다.“박 과장, 지금 장난합니까?!”그 짧은 순간의 지연 속에서 환자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