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다음 날 아침, 호텔 프런트에 내려갔을 때 현지 신문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커다란 1면 사진 속에 내 얼굴이 실려 있었다.“한국에서 온 새로운 목소리, 진심으로 무대를 울리다.”기사에서는 언어 장벽을 넘는 감정 전달을 강조했고, 몇몇 음악 평론가는 “올해 페스티벌의 가장 순수한 순간”이라고 평했다.휴대폰을 켜자 국내 기사들도 폭주하고 있었다.“남수정, 해외 무대 사로잡다”“한국 신예, 글로벌 뮤지션으로 급부상”나는 화면을 보며 실감이 나지 않아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그동안 수없이 무대에 선 가수들의 기사 속에 내 이름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그날 오후, 현지 방송국에서 긴급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통역을 사이에 두고 마이크 앞에 앉자, 기자가 물었다.“당신의 노래는 언어를 몰라도 감동을 줍니다. 비결이 무엇입니까?”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천천히 대답했다.“제가 가진 건 화려한 기교가 아니라, 제 이야기를 담은 목소리뿐이에요. 그게 닿았다면, 아마 진심 때문일 겁니다.”통역사가 말을 옮기자, 기자와 스태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인터뷰가 끝난 뒤, 제작진 중 한 명이 다가와 내 손을 꼭 잡았다.“노래가 가슴을 울렸습니다. 오늘 당신을 알게 된 게 행운이에요.”그 말이 낯설면서도 깊이 남았다.밤, 호텔 방으로 돌아와 창밖을 보았다. 낯선 도시의 불빛이 반짝였지만, 그 속에서 묘한 고독이 스며들었다. 한국에 있는 재운이 떠올랐다.영상 통화를 걸자, 그는 아직 사무실에 있었다. 눈 밑에 다크서클이 내려와 있었지만, 웃음을 지었다.“신문 봤어. 네가 여기까지 올 줄 알았다.”나는 화면을 보며 웃었지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옆에 있었으면 좋겠어. 무대 뒤에서 네 얼굴 못 본 게 제일 힘들었어.”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조용히 대답했다.“나도 그래. 근데 우리가 서로 멀리 있어도, 결국 같은 음악을 만들고 있잖아. 그게 버팀목이야.”통화가 끝난 뒤, 침대에 누웠지만 쉽게 잠들 수 없었다. 무대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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