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렴은 조금 더 길게 끌어가면 좋을 것 같아.”“여기서는 네 목소리만으로 충분해. 다른 악기는 빼자.”우리는 몇 번이나 충돌했지만, 곧 다시 합을 맞췄다. 그 과정 속에서 갈등과 사랑은 동시에 자라났다. 때로는 서로의 의견을 밀어붙이며 언성을 높였고, 때로는 같은 음에 감탄하며 눈빛이 마주쳤다.나는 점점 확신하게 됐다. 갈등이 우리를 멀어지게 하지 않고, 오히려 더 단단하게 묶어 주고 있다는 것을.그 사이, 서이란의 이름은 더 자주 뉴스에 등장했다. 그녀는 인터뷰를 통해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나는 불꽃으로 끝나지 않는다. 내 목소리는 세상을 삼킬 불길이다.”그녀의 복귀 무대를 앞둔 프로모션 영상이 공개되자, 붉은 조명 속에서 노래하는 그녀의 모습이 전 세계를 흔들었다. 팬들은 환호했고, 평론가들은 “그녀는 여전히 무대의 여왕”이라 치켜세웠다.나는 그 영상을 보며 기타를 꽉 움켜쥐었다. 두려움이 엄습했지만, 동시에 이상하게 마음속에서 불이 켜졌다. 불꽃에 맞서겠다는 게 아니라, 나의 울림을 더 깊게 보여줘야 한다는 결심이었다.밤, 옥탑방에서 재운과 마주 앉았다. 창밖으로 서울의 불빛이 반짝였지만, 우리의 대화는 고요했다.“네가 가는 길이 쉽지 않을 거야. 하지만 네가 지키려는 게 분명하다면… 난 끝까지 옆에 있을게.”그의 목소리는 단호했지만, 눈빛은 따뜻했다.나는 기타를 안고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알아. 세상이 원하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걸 해야 한다는 걸.”그리고 속으로 덧붙였다.“불꽃은 화려하지만, 결국 사라진다.하지만 울림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오래 남는다. 내가 해야 할 건 바로 그 울림이다.”그날 밤, 노트에 한 줄이 남겨졌다.“내 다음 무대는 나 자신에게 바치는 무대. 그것이 진심으로 가는 길이다.”나는 펜을 내려놓고 기타를 다시 들었다. 손끝에서 울린 선율이 방 안을 채웠다. 그리고 그 순간, 세상의 소음이 멀어지고, 오직 나의 길만이 선명하게 보였다.내가 손수 노트에 적은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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