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오후, 휴대폰에 긴급 알림이 쏟아졌다.“서이란 프로듀서, 긴급 기자회견 예고.”기사 제목이 화면을 뒤덮었다.손끝이 얼어붙었다.나는 회사 회의실로 불려갔고, 모니터에는 이미 생중계 화면이 뜨고 있었다.수십 개의 마이크 앞에 앉은 서이란.그녀는 단정한 블랙 수트를 입고, 고개를 숙였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오늘 제가 말씀드리려는 건, 한 신인 가수에 대한 진실입니다.”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눈빛은 서늘하게 빛났다.“대중은 그녀의 노래에 ‘진심’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그 무대 뒤에는 계산과 연출이 있었습니다.”순간, 기자들이 웅성거렸다.플래시가 연달아 터졌다.“첫 무대의 눈물? 각본이었고,최근 무대 사고조차 홍보를 위한 연출이었다는 증거가 있습니다.”모니터 속 서이란은 침착했다.그러나 그녀의 말은 칼날처럼 나를 베어냈다.심장이 쿵 내려앉고, 숨이 막혔다.재운이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노트북을 닫았다.“더 볼 필요 없습니다.”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지금 저 사람, 명백히 악의적인 조작을 하고 있습니다.우린 즉시 대응해야 합니다. 기자회견을 잡아서 반박 성명을 내죠.”나는 손끝이 부르르 떨렸다.“…근데, 사람들이 이미 믿고 있으면 어떡해요?”재운은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그래서 더 강하게 맞서야 합니다. 당신이 진짜라는 걸, 무대로, 말로, 모든 걸로 보여줘야 해요.그렇지 않으면, 저 사람 말이 곧 진실이 됩니다.”그의 목소리는 단호했지만, 나는 점점 더 두려워졌다.밤, 옥탑방. 창문을 열자 바람이 불어왔다.그러나 오늘은, 김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나는 방안을 두리번거리며 목소리를 높였다.“한…? 어디 있어요?”대답은 없었다. 심장이 쿵쿵 요동쳤다.나는 기타를 끌어안고 울음을 삼켰다.“제발… 제발 나타나줘요. 나 혼자 두지 말아요…”순간, 기타 줄이 저절로 팅~하고 울렸다.그리고 은빛의 허밍이 아주 희미하게 스며들었다.창가 쪽, 희미한 그림자가 천천히 떠올랐다.오늘의 김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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