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 방송국 앞.수십 대의 카메라와 팬들이 몰려 있었다.오늘 저녁, 지상파 방송에서 라는 특집이 생방송으로 편성되었다.타이틀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그 방송은 나를 겨냥하고 있었다.포털에는 이미 수많은 예고 기사가 떠 있었다.“남수정 귀신 동거설, 오늘 방송에서 진실 밝힌다”“서이란, 결정적 증거 공개 예고”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손끝이 얼어붙어, 기타 케이스를 제대로 쥘 수조차 없었다.방송국 대기실.나는 의자에 앉아 거울을 마주했다.분장사는 아무 말 없이 파우더를 바르고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문이 열리더니, 재운이 들어왔다.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지만, 눈빛은 단단히 결의에 차 있었다.“수정 씨,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오늘 저쪽이 무슨 걸 내놓든, 제가 막겠습니다.근거 없는 편집, 조작, 전부 밝혀낼 겁니다.”나는 속삭였다.“…근데, 만약 진짜 증거라면요? 사람들이 부정할 수 없는 걸 보여준다면….”재운은 단호히 내 손을 잡았다.“설령 그렇더라도, 전 당신을 믿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등을 돌려도, 전 돌지 않겠습니다.”그의 목소리는 책임을 넘어선 감정이었다.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그 순간, 공기 속에 은빛 허밍이 스며들었다.나는 반사적으로 창가를 돌아봤다.거기, 김한이 있었다.오늘의 그는 거의 투명했다.눈빛만이 마지막 불꽃처럼 빛나고 있었다.“…넌 이미 충분히 버텼어. 이제 조금만 더, 날 불러줘.”나는 눈물이 고였다.“근데… 당신은 점점 사라지고 있잖아요.”그는 힘겹게 웃었다.“사라지는 게 뭐 어때서. 난 네 노래 속에서 다시 태어나잖아. 그게 나한텐 기적이야.”그의 목소리는 바람 같았지만, 내 가슴에는 또렷했다.잠시 후, 방송이 시작됐다.화려한 오프닝이 끝나고, 스튜디오에 패널들이 앉아 있었다.가운데에는 서이란이 있었다.그녀는 단정한 미소를 지으며 카메라를 응시했다.“남수정이라는 가수. 대중은 그녀를 ‘순수한 신인’이라 불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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