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절에 들어서자, 바람이 무대를 스쳤다.마이크 스탠드가 미세하게 흔들릴 만큼 강한 바람이었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목소리는 바람에 섞여 흩어졌고, 동시에 다시 모여 울렸다.관객석에서 작은 탄성이 터졌다.노래에 흔들린 게 아니라, 거짓보다 강한 진짜를 처음 목격한 놀람이었다.후렴은 더욱 단순하게 썼다.화려한 비유나 장치 없이, 직설적인 문장으로.“나는 여기 있다. 빌린 목소리가 아니다이 길 위에, 내 발걸음으로 서 있다”관객들이 다시 술렁였다.어떤 이들은 눈을 감고 들었고, 어떤 이들은 휴대폰을 들어 영상을 찍었다.누군가는 나직하게 따라 불렀다.합창을 유도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레 여러 목소리가 섞여 들어왔다.노래가 끝났을 때, 광장은 묘한 정적에 잠겼다.이번엔 불신에서 비롯된 침묵이 아니었다.모두가 말 대신 감정을 삼킨 듯, 호흡 하나까지 고요했다.그리고 몇 초 뒤, 폭발적인 환호가 터져 나왔다.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고, 목청껏 소리 질렀다.객석 위 전광판에도 생방송 자막이 뜨고 있었다.“합성 폭로, 현장 무대에서 무너졌다.”“남수정, 새로운 곡으로 진실을 증명하다.”나는 기타를 안은 채 무릎을 꿇듯 앉아 숨을 몰아쉬었다.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지만, 이번엔 두려움이 아니라 벅찬 고동이었다.무대 뒤로 내려오자, 재운이 다가왔다.그의 눈가에는 희미하게 젖은 빛이 맺혀 있었다.“봤습니까? 세상이 직접 확인했어요. 당신은 빌린 목소리가 아니라, 온전히 당신 자신입니다.”나는 대답 대신 미소를 지었다.목구멍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지만, 눈빛만으로도 충분했다.그날 밤, 도시의 언론들은 일제히 헤드라인을 바꿨다.서이란의 폭로는 조작된 의혹으로 규정되었고, 내 이름은 진짜 목소리의 상징으로 떠올랐다.하지만 나는 알았다.이 싸움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걸.서이란은 아직 마지막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그림자는 여전히 뒤에 남아 있었다.나는 호텔 방에서 창밖 불빛을 바라보며, 쓴 가사 마지막 줄을 다시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