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도시의 새벽은 유난히도 긴장에 젖어 있었다.공연장 주변은 해가 뜨기도 전에 사람들로 가득 찼다.각국의 국기를 흔드는 팬들이 환호를 쏟아냈고, 그 사이사이에는 '허상 OUT', '진실을 밝혀라’라고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서로 다른 언어로 외치는 목소리들이 겹쳐지며 공기 자체가 웅웅 울렸다.백스테이지에 들어서자, 숨이 막힐 듯한 긴장이 밀려왔다.스태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다른 출연자들의 목소리가 어지럽게 섞였다.나는 기타를 꼭 쥔 채 한 구석에서 숨을 골랐다.재운이 다가와 짧게 말했다.“오늘은 변명이 아니라, 노래 하나로 끝내야 합니다.하지만 어떤 방해가 와도 당신은 흔들리지 않을 겁니다.”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은 이미 파도처럼 요동쳤다.무대에 오르는 순간, 눈앞이 빛으로 뒤덮였다.수만 명의 관객, 그리고 수억 명의 시선이 화면 너머에서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첫 소절을 내뱉자, 마이크를 통해 울리는 내 목소리가 공연장을 감싸 안았다.“이곳까지 온 건, 두려움 때문이 아니다 숨으려 했다면, 여기 서지도 않았다나는 살아 있다는 증거로 오늘도 노래한다”가사가 흘러나가자, 객석 앞줄에서 환호가 터졌다.뒤쪽에서는 여전히 의심의 목소리가 섞였지만, 그조차도 내 노래에 삼켜지는 듯했다.그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무대 양옆 스크린에 갑자기 영상이 띄워졌다.옥탑방 사진, 창가에 드리운 그림자, 서이란이 준비한 ‘증거’들이 실시간으로 송출되었다.관객석이 술렁이며 큰 파도처럼 요동쳤다.순간 목이 막히는 듯했지만, 나는 노래를 멈추지 않았다.“그림자가 있든 없든 내 목소리는 나의 것 빛을 빌린 게 아니라 내 심장에서 태어난 울림이다”내 가사와 서이란의 영상이 정면으로 충돌했다.화면은 그림자를 보여주고, 무대는 나의 목소리를 울렸다.관객들은 두 갈래로 갈라져 함성을 내질렀다.무대 뒤에서 서이란이 기자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그녀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 있었고, 손에는 또 다른 자료가 들려 있었다.“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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