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선 게 아니라, 그냥 흘러가는 걸 붙잡았을 뿐이에요.”그 순간 우리의 시선이 마주쳤고, 빗방울이 조명에 부딪히며 반짝였다.마치 짧은 순간, 세상에 우리 둘밖에 없는 듯 고요했다.공연 당일, 관객들은 비를 맞으며 입장했다.우비를 입은 채, 손에는 촛불을 들고 있었다.누군가가 제안한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불빛을 모아왔다.우산 아래서 흔들리는 작은 불빛들이 객석 전체를 은은하게 물들였다.나는 무대에 올라, 아무 장치 없이 마이크 하나와 기타만 들었다.“비가 내려도, 빛은 꺼지지 않는다. 이름이 무거워도, 나는 노래할 뿐이다”빗소리와 관객들의 숨소리가 뒤섞여, 무대는 거대한 합주가 되었다.이번엔 어떤 합창도, 장식도 필요하지 않았다.사람들은 눈을 감고, 각자의 리듬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곡이 끝났을 때, 관객들은 환호 대신 촛불을 더 높이 들었다.비에 젖은 불빛들이 떨리며 서로를 비췄다.나는 기타를 가슴에 안고 숨을 고르며 그 장면을 눈에 담았다.무대 뒤로 내려오자, 재운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아무 말 없이 젖은 수건을 건네며 내 손을 감싸 쥐었다.“고생했어요. 오늘은 정말…”그의 목소리가 살짝 흔들렸다. 나는 수건을 받으며 웃었다.“…정말?”그는 한참을 말없이 나를 바라보다가, 결국 조용히 덧붙였다.“…당신 목소리에 내가 계속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순간 심장이 크게 뛰었다.나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빗방울이 흘러내리는 창밖만 바라봤다.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서 이미 답은 알고 있었다.비가 멎은 도시는 금세 새로운 얼굴을 드러냈다.길가에는 젖은 돌길이 반짝였고, 가로등 불빛이 물웅덩이에 길게 드리워졌다.다음 공연까지 이틀간 휴식이 주어졌고, 투어팀은 잠시 자유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나는 숙소 근처의 작은 골목길을 거닐다가, 현지 시장으로 들어섰다.향신료 냄새, 굽는 고기, 낯선 언어의 흥정이 공기 속을 가득 채웠다.수많은 소리들이 얽혀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그 속에서 한 가지 선율이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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