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소. 물빛.”이도가 천우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크고 보드라우면서도 힘찬 열기가 느껴지는 손이었다.국왕과의 악수라니. 황홀함에 눈앞이 다 어질어질할 지경이었다.“화, 황송합니다. 전하!”“정말로 고맙소. 온 조선 땅의 백성이 물빛에게 빚을 지게 되었소.”“과찬이십니다. 전하! 저는 그저 옳다고 믿는 바를 위해 싸울 뿐입니다.”“시원시원하시군. 역시 물을 다루는 미르다운 언행이오.”이도가 기껍다는 듯한 미소와 함께 허허- 웃어보였다.“아, 이포교. 자네도.”이도의 눈이 이포교에게로 돌아갔다.방심하고 있던 이포교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조아렸다.“네, 네…… 전하?”“미르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된 외부인은 조선 땅에서 오직 자네 하나다. 그러니 이포교 자네는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으로서, 힘껏 과인을 도우라. 알겠느냐?”“부, 분부대로 따르겠나이다. 전하!”이포교가 다시 한 번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도는 그런 이포교를 내려다보더니 가만히 주저앉아 이포교의 어깨를 붙잡고 일으켰다.“일어나라. 지금은 이야기를 들어야 할 때이지, 과인에게 굴종할 때가 아니다.”“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자, 그럼 이제 대충 전후사정 파악은 끝난 듯싶구나. 네가 지금까지 여기 와서 들은 얘기를 종합해보면 어떤 결론이 나올 성 싶으냐?”“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전하?”이포교가 덜덜 떨면서도 힘주어 물어왔다.“어떤 결론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이포교 자네는 조선 땅에 미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최초의 외부인이다. 그런 자네가 듣기에 이번 사태를 어찌 해결해야 할 것 같은지 그 의견을 묻고 있는 것이다.”“…… 외람되오나 한 말씀 올려도 되겠나이까?”“말해봐라.”이도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이포교는 옆에 서 있던 천우의 눈치를 한번 슥- 살피고선 천천히 입을 열었다.“전하께서 말씀하신대로, 조선 땅에는 붉빛미르와 물빛미르 두 미르가 있습니다. 붉빛미르는 적을 없애는 불의 용이요, 물빛미르는 백성을
Last Updated : 2026-05-1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