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가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땅의 사람들이 더 이상 미르가 필요 없음을 천지신명께 증명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점진적으로, 순차적으로, 그리고 파괴적으로 그 작업은 행해지고 있지요. 착실하게.”“그게 무슨……”“사람들도 애초부터 우리를 노리고 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들이 벌이는 일이 우연찮게도 미르를 몰아내는데 일조하고 있을 뿐이지요.”“무슨 일입니까, 그게? 정확히 말 좀 해주시오!” 천우가 답답한 심정에 목소리를 크게 냈다. 엄청난 고함소리였다.미르의 그것과도 같았다. 산 전체가 우르릉- 울리는 듯했다. 나뭇잎 우수수 흩날리던 소리가 끓어올랐다가 다시 잠잠해졌다. “제 짐작에는.” 어리가 진동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다 말했다.천우의, 미르의 면모를 보아서 그런 것일까? 얼굴에 은근한 미소와 어려 있었다. “사람들 더 이상 미르의 권능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붉빛미르에게는 더 이상 무찌를 적이 없고. 물빛미르에게는……”“돌보아야 할 것이 없다?”“물빛미르는 올바른 곳에 물과 비를 내려 농사지을 땅을 융성케 하고, 풍성한 소출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용. 즉, 이 땅의 천문(天文)으로 하여금 사람들에게 이로울 수 있게 보조해주는 것이지요. 비와 물에 젖은 땅에서 자라난 곡식으로 모두가 먹고 사니까.”&l
Last Updated : 2026-05-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