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 아씨, 부인께서 정원으로 가서 손님들을 맞이하라 하셨습니다.”풍씨 어멈이 무표정한 얼굴로 강유영에게 말했다.‘앙큼한 계집 같으니라고!’방금 전, 한씨는 이미 사람을 한 번 보냈는데 강유영이 초대를 거절한 것이다. 이에 한씨는 어쩔 수 없이 풍씨 어멈에게 직접 다녀오라고 명했다.“알겠어요.”강유영은 눈을 내리깔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녀는 오늘 진국공부에서 매화 연회를 연다는 사실을 알고 있긴 했지만,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지 않아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그래서 한씨가 처음 사람을 보냈을 때, 완곡히 거절한 것이었는데, 한씨가 풍씨 어멈까지 보낼 줄은 예상치 못했다.그동안 강유영은 이 집안에서 사람들에게 투명인간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예전에는 연회가 열려도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참석하지 않았고, 한씨 역시 그녀가 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그런데 오늘 한씨는 그녀에게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었다.다른 의도가 있는 것일까?그동안 조원철에게 배운 것도 많고 서책을 통해 여러 사례를 접했던 강유영은 한씨의 이례적인 태도에 문득 경계심이 생겼다.“부인께서 사람을 보내 청하신 것은 아씨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함입니다. 눈치껏 행동하셔야지 어찌 이 늙은이를 두 번 걸음하게 만드십니까?”풍씨 어멈은 곱지 않게 입을 삐죽이며 그녀의 뒤를 따랐고, 말투에도 자연스럽게 불경함이 묻어났다.지난 수년간 늘 이런 태도였다. 풍씨 어멈의 눈에 강유영은 진국공부에서 신임을 받는 하인들보다도 못한 존재였다. 그러니 제 마음대로 지껄여대는 것이다.“제가 어멈을 오시라 한 게 아닙니다. 어머니의 분부이신데, 불만이 있으시다면 어머니께 말씀드리지 그러셨습니까.”강유영은 고개를 돌려 반박했다.한씨가 자신을 해치려는 건 아닐까 머릿속이 복잡하던 차에, 풍씨 어멈의 타박까지 귀에 들리자 저도 모르게 받아치고 만 것이다.“어찌 감히 제게….”풍씨 어멈은 눈을 부릅뜨고 그녀를 노려보았으나, 말문이 막혔다.‘감히 내게 말대답을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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